조선족 재발견 - 자랑스러운 또 다른 한민족의 역사
한주 지음 / 유아이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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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우리에게 낯설게 혹은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이름입니다. 예전에는 우리 동포라는 믿음이 강했고, 무조건 챙겨줘야 하는 대상, 허물없이 지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날 조선족은 냉정하게 봤을 때,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더 강합니다. 아무래도 범죄와 관련된 뉴스나 영화 및 대중매체에서 드러나는 그들의 현실과 모습을 보면서 우리와는 이미 너무 멀어진 민족으로 보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틀렸다고 볼 수 없고, 솔직한 현실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단면에 지나지 않습니다. 역사적으로 우리와 같은 민족이며 문화, 사회, 관습 등 닮은 부분이 더 많습니다. 최근에는 조선족 혐오, 조선족 추방 등 부정적인 글들이 쏟아지고 있고, 저도 수긍하며 이대로 둬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강해졌습니다. 아무리 같은 민족이고 뿌리라고 하더라도, 격리된 세월, 멀어진 시간이 오래되어서 서로가 추구하는 것이 다르며, 이질감이 높아졌습니다. 한편에서는 조선족을 지칭하여 한국말하는 중국인이다. 중국인들과 똑같이 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과 최근의 모습을 보면서 여러 감정이 교차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같은 민족이지만, 힘이 없는 나라를 원망해야 하며 잃어버린 조국과 시간을 후회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불과 수십 년전만 하더라도, 그들은 우리에게 호의적이었고 우리의 발전상과 세계적인 역량과 위치를 보면서 뿌듯해했지만, 그랬던 세대들이 물러나고 자라온 후손들은 철저하게 중국식 사고와 교육을 받으면서 우리를 질투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돈을 벌기위해 우리나라 오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모습만 보였습니다.


남 북으로 갈라진 현실, 그 위쪽에 또 다시 국경으로 갈라져 있는 조선족들의 거주지역, 역사적인 해석이나 진실을 숨기고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격리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조선족 문제입니다. 하지만 조선족 문제는 녹록치 않습니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50개가 넘는 민족으로 이뤄진 연합국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족의 자치를 인정한다? 중국의 몰락을 상질할 것이며, 철저하게 반대하며 세뇌 교육을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하나로 규합이 불가능한 입장에서 조선족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이어질지 의문이며, 힘이 없는 현실과 잃어버린 역사의 순간을 바라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또한 한번 잃어버린 영토를 회복하기는 정말 요원한 희망과도 같습니다. 중국이 지금 동북 3성을 비롯한 조선족 자치구에 투자하고 있는 규모나 중요도만 놓고 보더라도, 이같은 문제를 강하게 경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현실적으로 너무 암담하지만, 그래도 조선족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는 풀고, 여론이 안좋지만 관계 개선이나 인식 전환을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이 책은 이런 점을 강조하며 역사가 주요 이슈로 떠오른 요즘의 시대상을 반영하여 저자가 서술한 것입니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어쩌면 가장 버려진 부분이 조선족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역사와 현실의 갭은 상당히 크고,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이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일방적인 포용과 배려가 아닌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 변화를 해야 합니다. 아니 뗀 굴뚝에 연기 날까라는 속담처럼 그들이 우리를 좋게 봤다면, 그들만의 이익과 이기심만 부리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여론과 교류를 통해서 발전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역사가 관심을 받고, 재조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부분을 언급한 저자의 용기와 노력에 큰 감명을 받았지만, 앞으로 극복해야 할 난관에 더 커 보입니다. 함께 했던 전우애 시절, 독립운동의 성과, 격동의 20세기 한반도 정세, 이념의 잣대와 힘의 논리에 갈라지고 찢겨진 모든 가치와 민족의 희미함,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생각나며 아프지만, 곧 좋은 날이 올 것이란 믿음은 변치 않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조선족을 제대로 이해하며, 그들의 입장을 들여다 보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역사가 부각되는 시점에서 한 번은 짚고 넘어 가야 할 문제라고 판단됩니다.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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