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

이우왕자 1 - 조선의 마지막 왕자
차은라 지음 / 끌레마 / 2017년 1월

작년 여름 한 영화가 흥행몰이에 성공했습니다. 바로 덕혜옹주, 배우 손예진씨가 열연을 펼쳤고, 기대 이상의 반응과 관심을 이끌어내며 우리 역사에 대한 새로운 재조명을 이뤘습니다. 특히 영화에서 시작된 관심은 이런 책으로도 전달되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잘 모르는 인물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조선의 왕족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며, 그 중에서도 이우 왕자라는 인물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당시의 시대상과 왕족들의 생각이나 편견에 대해서 반대의 해석과 놀라움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이우 왕자를 읽으면서 별다른 문제는 없었습니다. 영화를 미리 접했던 입장에서 이 분이 생각보다 양심있었고, 자신의 처지와 조국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시대를 꿰뚫어 보는 안목이 뛰어났다는 점입니다. 일제에 기생하여 호위호식했던 다른 친일파들과는 다른 험지를 택했고, 이런 바른 가치관과 판단은 후대에 재조명받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또한 왕족들에 대한 일제의 부역이나 나를 망하게 한 원흉 등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약간은 희석시킬 수 있는 좋은 작용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저지른 무능이나 시대를 오판한 판단에 대해서 면죄부를 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겪은 뼈아픈 역사의 이면에서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고, 우리가 역사를 제대로 배워야 하는 이유와 일본의 본색과 그들이 추구하는 철저하고 교묘한 전략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삶 자체가 시대상과 너무나 대비되어 안타까운 장면도 많았습니다. 겉으로는 일본제국에 모든 충성을 쏟아야했고, 항상 밀정과도 같은 역할을 자처하며, 독립운동을 후원하는 장면에서는 정말 대단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한 이우 왕자를 통해서 잊혀진 독립운동, 양심있었던 시대적 인물, 부끄러움을 알았던 사람들에 대한 발굴과 연구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누구나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이 독립운동입니다. 하지만 막상 현실로 닥치면 어떤 혼란과 가치 판단의 갈등이 일어날지, 너무나 아득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 책은 소설 자체의 의미보다는 역사적인 관점에서 크게 다가왔습니다. 저자의 노력과 수고가 보였고, 이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메시지와 인물을 부각시키면서 새로운 관점에서 보는 연습도 필요하다고 말하는듯 싶었습니다. 조선 왕족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대세를 이루지만, 모두가 그랬던 것은 아니며, 이우 왕자처럼 멋지게 살다간 왕족들도 있었다는 걸,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당시의 암울했던 현실, 일제의 미친듯한 침략 야욕과 수탈의 시기에서 낮과 밤이 다른, 겉과 속이 다른 이중 생활을 했다는 점, 왕족이라는 자부심을 잃지 않았다는 점, 왕족이라는 대의명분에 매몰되어 쓸데없는 시기나 호기를 부리지 않은 점 등 이우 왕자의 면면을 보다보면 놀랍다는 반응이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또한 자신이 느꼈을 공허함, 답답함을 어떻게 견디면서 조국을 위해서 일생을 바쳤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만감이 교차하겠지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우 왕자,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