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 쟁탈의 한국사 - 한민족의 역사를 움직인 여섯 가지 쟁점들
김종성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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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간의 패권다툼은 치열합니다. 오늘 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렇고, 과거에도 그랬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정세가 예사롭지 않으며, 주변국들의 패권을 향한 힘의 견제가 팽창중입니다. 가까운 중국과 일본을 봐도 그렇고, 북한과 러시아, 미국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늘 그랬듯이 패권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불안한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 역사 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도 있고, 반면교사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기존의 역사 서술과는 다른, 패권이라는 주제를 선정하여 역사 속의 사건들과 인물들을 비교하면서 오늘 날의 시각으로 적고 있습니다. 한국사라는 틀 안에서도 역사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폭 넓은 시각과 새로운 관점으로 서술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우리 고대사에서부터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가야 하는 방향과 비전, 역사 속에서 아쉬웠던 부분과 지금도 논쟁을 벌이고 있는 왕조 국가들의 영역과 역사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고조선을 시작으로 등장하는 우리의 역사, 그리고 왕국들 삼국시대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며, 역사적인 사료나 유물도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적인 사실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새로운 관점이 눈길을 끕니다. 고조선,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에 대해서는 상세한 기록을 찾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 왕조 국가로 발전하지 못하고 연맹 국가로 남았던 고조선과 부여의 후예들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여와 발해에 대해서는 역사적인 사료가 너무도 부족하고, 여기서 역사적인 논쟁이 가장 심하게 부딪칩니다. 


그래서 창작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신화적인 존재로 부각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엄연한 우리의 역사이며, 우리가 지켜야 하는 역사입니다. 특히 고조선의 위치나 부여의 존속 여부, 발해의 흥망과정, 발해의 부흥운동까지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서 대대적인 조사나 발굴도 쉽지 않고, 대중적으로 알리려고 해도 한계가 많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조사와 접근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패권을 지향했던 국가들은 어디일까? 고구려와 백제를 대표적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고구려는 민족의 방파제 역할을 하였고, 중국의 통일왕조 맞서는 등의 민족의 기백을 보여줬습니다.


또한 해상강국으로 불리면서 중국과 일본에 많은 영향을 미쳤던 사라진 왕조, 백제도 주목해야 합니다. 해상권을 장악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했고, 백제만의 역사를 확실하게 다진 국가입니다. 고구려와 백제는 부여의 후예라는 점에서 우리가 자랑스러워 해야 하는 역사입니다. 신라에 비해서 높은 지지나 평가를 받는 것도 자주적인 성격이 강했고, 패권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맞서면서 항쟁했던 역사라서 그렇습니다. 우리 고대사의 전성기이며, 중국의 여러 왕조들도 무시하지 못했으며, 일본은 아예 우리 발 밑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려가 새롭게 통일을 하고 등장하는 시점에서 정세는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분열의 중국이 사라지며 계속해서 통일왕조가 등장하였고, 일본도 본격적으로 발전을 하기 시작합니다. 여전히 고려는 이런 정세 속에서 균형과 견제의 역할을 하였고, 상업도 포기하지 않고 국가의 힘과 역량을 집중하며 하나의 균형점으로 유지하게 됩니다. 하지만 고려 말의 혼란기와 새로운 조선이 등장하면서 우리 역사는 보수적, 폐쇄적, 힘의 논리에 굴복하는 역사로 바뀌게 됩니다. 물론 특정 인물이나 사건 때문이라고 단정지을수 없지만, 아쉬운 역사가 시작되게 됩니다. 


그리고 근현대사를 거치면서 오늘 날의 한국으로 거치게 되고, 우리는 화려했고 강했던 고대 왕조국가들을 그리워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의 잘못으로 자책하기에도 애매하고, 주변국들이 잘했다고 일반화하기에도 애매합니다. 하지만 중국의 분열, 일본의 침체기는 우리에게 기회였고 우리만의 강인함과 대내외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의 팽창은 우리에게 재앙과 아픔을 가져다 줬고, 주변의 눈치를 보는 나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한국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계사적인 관점으로 봐도 비슷합니다.


모든 국가들이 흥망성쇠가 있고, 패권으로 인해서 성장하는 국가와 몰락하는 국가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역사를 배우는 이유를 확실하게 알아야 합니다. 실패한 역사, 몰락한 국가를 바라보면서 그들의 과정을 우리는 배우면서, 되풀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위정자들이 잘한다고 해서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일반인들이 힘을 모은다고 잘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에는 내부의 결속과 단합이며, 균형과 견제를 이용하면서 우리만의 힘을 키워야 합니다. 국익과 국력 앞에서 굴복하는 순간, 나라는 위기에 빠지며 주변 국가들에게 먹히고 맙니다. 자연의 이치와도 같은 이런 순리를 잊지 말고, 우리가 지켜야 하는 가치입니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 또한 단순한 이해와 암기가 아닌, 오늘 날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입니다. 지식을 뽐내기 위한 수단도 아니며,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알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오래된 역사일수록 주장과 논리가 다르게 형성되며, 어느 누가 맞다고 확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성장을 하게 됩니다. 정리, 체계화된 우리 역사를 우리가 스스로가 만들어 가야 합니다. 어렵다는 인식으로 외면할 것이 아니라, 많은 주제와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며 끊임없이 연구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역사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패권쟁탈의 키워드를 통해서 우리 역사를 새롭게 생각해보며, 오늘 날의 문제와 주변국들과의 관계까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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