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지도자를 원하는가
차이잉원 지음, 박진영 옮김 / MBC C&I(MBC프로덕션)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또 하나의 중국, 하지만 중국이 아니라고 부정하는 나라 대만. 대만의 총통 차이잉원에 대한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 대만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알 수 있고, 차이잉원의 정치적 가치관과 대만 사회의 현재와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습니다. 우리와 대만은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지금은 대만은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한류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곳도 대만이며 한국을 싫어한다면서도 우리의 모든 것을 모방하려고 하고, 우리를 따라잡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하는 나라가 바로 대만입니다.


사실 대만과 우리나라는 가까웠습니다. 우리가 중국과 수교를 하기 전까지는 같은 자유진영의 일원으로서 모든 정치적인 협조과 미래를 같이했습니다. 한국, 일본, 대만으로 이어지는 라인은 미국에게도 중요성있게 인식되었고, 우리와 대만의 관계와는 별도로 여전히 미국의 입장에서 대만은 버릴 수 없는 나라입니다. 중국의 해양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이는 더욱 부각될 것입니다. 우리와 대만은 미국의 지원과 원조 아래서 크게 발전할 수 있었고, 안정된 안보를 바탕으로 경제 성장을 이룩한 역사도 비슷합니다.


그들은 과거 국민당 장제스가 세운 나라이며, 한 때 대륙을 장악했지만 공산당의 거센 반격과 국민의 민심을 잃는 바람에 대륙에서 섬으로 쫓겨나게 된 것입니다. 여전히 후회하고 있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새로운 시대에는 보다 적극적이며 자신들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일단 대만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우리는 자세하게 알 필요가 있습니다. 대만은 역사적으로 청나라와 스페인, 네덜란드, 일본, 미국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열강들의 간섭을 많이 받은 나라입니다.


근대에 이르러서는 일본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곳입니다. 군국주의 시절 일본은 대동아공영이라는 명분아래, 아시아 곳곳을 침략하였고 확실한 힘의 우위를 보여줬습니다. 대만도 일본의 지배를 받았고 일본 문화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와 다르게 대만은 일본에 절대적으로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계몽과 근대화에 일본이 큰 공헌을 했다고 믿고 있으며, 여전히 경제강국으로 세계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일본을 동경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우리나라에게는 열등감과 피해의식이 있습니다. 모두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세계 최악의 빈민국이였지만, 엄청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하면서 세계적인 국가로 발전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그들은 큰 충격을 받았고, 한 때는 자신들의 영향력에 있었던 나라가 잘나가니 배가 아파서 여전히 혐한이라는 감정으로 우리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정부와 정치인이 그렇고, 기업들도 우리의 기업들에게 이런 감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언론과 대중매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인지, 대만의 국민들도 한국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며 늘 그들은 배신을 당했다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의 국교 단절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혼란기 속에서도 대만은 꾸준히 성장하였고, 중국이라는 큰 산에 막혀서 세계적인 입지는 미비하지만 여전히 아시아에서 만큼은 자신들의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습니다. 옆에 있는 중국 덕분일 수도 있고, 일본과 미국에는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자세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국가의 새로운 총통 차이잉원이 등장했습니다. 대만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며, 많은 부분에서 민생과 경제, 안보, 국방에 이르기까지 자주적인 노선을 주장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자신들은 중국과는 다르다를 강하게 어필하고 있고, 모든 분야에서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못지않게 부정부패가 심했던 대만 사회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고, 이는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차이잉원의 정치적인 역량은 조금더 두고 볼 일이지만, 그녀의 생애를 보면 대단한 인물임은 틀림없습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와도 자주 비교되곤 하며, 밑바닥에서부터 정치적인 입지를 탄탄히 다지면서 성장한 인물입니다. 국제 정세를 읽는 눈이 비상하고 대만을 위한 정치적인 행보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 미국, 그리고 성장한 한국, 연합으로 자신들의 권익을 주장하는 아세안 연합 국가들 사이에서 대만은 새로운 시대에 맞춰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역량과 성장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기존의 대만 정치인들과는 다른 색깔인 차이잉원을 열렬하게 지지하고 있습니다.


여성이라는 점이 부각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그녀가 주장하는 공약과 실천은 대만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파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우리와 비슷한 사회구조, 기업 문제,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 대만 국민들의 삶의 질, 복지, 청년 실업문제에 대해 현실감있게 수정안을 내세우고 있고, 기존의 중국이나 대만의 정치인들과는 확실히 다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감정보다는 이성에 중점을 두고, 실리적인 외교와 정책, 자주적인 노선을 주장하는 것만 봐도, 달라지고 있는 대만을 우리는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차이잉원이라는 정치인을 위주로 풀어내고 있지만 대만이라는 나라를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상대적으로 미국이나 일본, 중국, 북한, 러시아에 비해서 너무나도 모르고 있고, 그저 관광 국가의 이미지, 작은 섬나라라는 인식이 강한 곳이 대만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우리와 닮아 있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대만을 바라보면서 우리의 편견과 오류를 짚어줄 것이며, 국제 정세와 관계 속에서 대만과의 새로운 입지 구축이나 관계 개선의 필요성도 말해줄 것 같습니다.

더불어, 지도자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어떤지, 비교하면서 분석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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