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교토의 1만 년 - 교토를 통해 본 한일 관계사
정재정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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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를 알아보고 이해하는데 유용한 책입니다. 일본과 우리는 얽히고 설켜있는 이웃나라입니다. 특히나 역사적으로 매우 심한 악감정을 가지고 있고, 역사를 제외한다면 양국 간의 교류와 협력은 무난하며 우호적인 모습도 많습니다. 다만 역사가 개입되는 순간, 서로의 입장이 너무나 다르고 서로에 대한 이해나 들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 갈등의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이 책에서도 이런 점을 말하고 있지만 특이한 점은 서울과 교토라는 도시를 설정하여 시대 순으로 어떤 일이 일어났고, 어떤 인물들이 등장했는지, 자세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일본의 수도가 도쿄지만 예전에는 교토가 수도의 역할을 했고 일본의 흥망을 함께한 도시입니다.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자주 가는 곳으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우리의 서울과 교토 사이에 어떤 교류와 거래가 있었는가, 대충 짐작을 가실 겁니다. 한 나라의 수도는 엄청난 역할을 합니다. 자체적인 상징성도 대단하며 모든 문화와 사회, 민간, 자본 등 각 분야의 교류 중심지 역할을 하며 시대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당대의 의식이나 수준을 잘 반영하기도 합니다. 


일본은 메이지유신이라는 근대화 산업의 성공으로 빠르게 성장했고 이는 곧 주변 국가들에 대한 침략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 당시에도 교토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와 중국, 동남아 국가들을 지배하고 억압했던 일본의 역사적인 기록이나 많은 증거물들이 여러 곳에 남아있고, 일본 제국주의라는 역사적인 과정을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들이 근대화와 산업화, 일왕 중심으로 모든 것이 군부에 의해 재편되면서 전쟁을 이용했고, 오늘 날까지 많은 주변국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습니다. 물론 반성하는 일본인도 많지만 극우 세력을 등에 엎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이라는 선진국, 경제 대국이라는 브랜드에 큰 이미지 손상이며 아시아에서 고립되는 외교책이 아닐까 싶어서 답답한 마음도 생깁니다. 일본의 흥망성쇠를 함께 한 도시가 바로 교토입니다. 그들의 부활과 혁신, 패망과 재건 등의 과정을 모두 거쳤고 일본인들의 자부심과 자존심으로 대변되는 곳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전의 시대로 거슬러 가보면 신문물을 받기 위해 일본은 엄청난 노력을 합니다. 우리를 통한 중국에서 들어오는 우수한 문화와 문물을 접하며 자신들도 함께 하기를 갈구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이 조선통신사에 대한 그들의 예우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유일한 통로와도 같았던 우리와의 외교를 통해 그들도 배우려고 노력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와는 다른, 섬나라 특성의 근성과 생활상도 있었지만 그들은 외래 문물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이며 우리보다 배타적이 않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도 그랬고 고려시대와 삼국시대를 보더라도 일본의 행동은 항상 그랬습니다. 그들도 중국과 비슷한 특징이 있는데, 바로 통일을 이룬 왕조 국가가 등장하면 항상 자신들의 이익과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 대륙 정벌을 원했다는 것입니다. 각자의 막부로 나뉘어져 있을 때는 내전으로 불리는 통일 전쟁으로 정신이 없었지만 힘이 하나로 뭉치는 순간 그 화살을 우리에게 많이 겨냥했다는 겁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에게는 많은 것을 바랐습니다. 여의치 않을 경우 무력과 침략, 약탈을 통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하였고 대부분이 항상 사절단을 보내 우리에게 통신사나 그와 유사한 것을 파견해 주길 바랐습니다. 어찌 보면 뻔뻔한 부분이 너무 많고 우리는 전쟁이나 피해를 막기 위해 때로는 유화책과 강경책을 병행했지만 거의 대부분이 유화책과 회유책이였습니다. 이런 역사적 사실과 교류의 증거가 그들의 교토와 우리의 서울이라는 키워드로 묶여서 책에서는 한일 관계를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일본이 협력과 교류가 많았다는 것이 어느 한 시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꾸준히 계속되었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도 많습니다. 얼마 전, 일왕이 직접 언급한 내용도 그렇습니다. 자신이 백제의 후손이라고 밝힌 것도 그렇고, 한일 간에는 자의든 타의든 서로가 왕래를 하면서 닮은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두 나라는 묘하게 많이 닮아있습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증오와 상처가 컸는지, 다름을 주장하고 서로를 무시하거나 격멸하지만 이해는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일본에 대해 그렇게 느끼는 것은 침략의 역사와 피지배의 역사가 있어서 그렇다고 하지만 일본이 주장하는 것은 그냥 자국 국민들을 달래기용이나 면피용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항상 우리의 모든 것을 시샘하거나 질투하였고, 우리가 그들보다 조금이라도 뛰어나거나 우수하다면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그리고 그 대상이 물적자원이든 인적자원이든 가리지 않고 약탈을 했습니다. 그들의 역사가 메이지유신 이전에 정말 별볼 일 없다는 것은 역사를 조금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항상 말했던 금수의 나라가 일본이였고 미개한 나라가 일본이였지만, 근대화에 대한 개방과 개항이 너무나도 늦어서 지금은 위치가 바꼈지만 그 격차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일 관계를 볼 때,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고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면 볼수록 일본이라는 나라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그런 나라입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따라하는 느낌이 강하며 그들 고유의 것이라고 볼 만한 것들도 거의 없습니다. 물론 남들의 좋은 것을 모방하여 그들 만의 것으로 창조하는 능력은 인정하지만 그렇게 고평가를 하기에는 무리가 많이 따릅니다. 이 책에서는 한일 관계의 기원과 과정, 서로 다른 입장 차이를 보이는 이유까지 많은 내용을 정확하게 담고 있습니다.  


모든 시기의 내용을 보더라도 일본이라는 나라는 정말 정이 갈 수 없는 나라입니다. 우리에게 이익이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민폐와 피해만 줬던 나라입니다. 요즘 일본을 찬양하거나 미화하는 분들이 많아서 기가 찰 노릇입니다. 이런 책을 제대로 읽고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제대로 된 역사관을 확립하시길 바랍니다. 그들을 감정적으로 보는 것은 무모하지만 그렇다고 미화하거나 찬양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습니다. 서울과 교토라는 설정으로 한일 관계를 서술하고 있지만 본질의 내용은 우리와 일본의 관계를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나라가 일본인 만큼 이 책을 통해서 많은 것을 제대로 알고 배워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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