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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가까운 일본 ㅣ 이만큼 가까운 시리즈
강태웅 지음 / 창비 / 2016년 7월
평점 :
우리와는 역사적으로 원수의 나라, 경제적으로 배울 점이 많은 나라, 문화적으로 교류가 활발한 나라, 같은 이념과 시장경제 원리를 공유하는 나라, 사회적으로 영향을 긴밀하게 주고 받는 나라 등 관계를 정리하거나 정의할 때 수식어가 많은 국가. 바로 일본입니다. 이 책은 일본에 대한 모든 정보를 한 권의 책으로 풀어냈습니다. 지식을 목적으로 하든 여행을 목적으로 하든 반드시 알아야 하는 필수 정보와 설명까지 자세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일본. 역사적으로 좋은 감정보다는 악감정이 많은 나라입니다. 그들의 오만함과 이기심은 우리에게로 총, 칼을 뻗었고 우리는 임진왜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많은 수탈과 피해를 당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여전히 역사적인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심지어 왜곡을 하면서 우리의 인내심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더불어 우리의 모든 것을 말할 때, 항상 등장하는 국가이며 지금도 가까운 듯 멀게만 느껴지는 국가도 일본입니다.
책에서는 역사, 지리, 정치, 경제, 생활, 문화, 한일관계를 언급하면서 일본에 대해 이해하기 쉽도록 돕고 있습니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섬나라 기질을 다분히 지니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들은 우익이 정권을 잡고 있고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킨 전적도 가지고 있습니다. 의원내각제로 구성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 일당 독재로 봐도 무방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우리에게 콤플렉스와 열등감을 심하게 가지고 있고 그들이 우리보다 뛰어나다고 자만하며 스스로를 고평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메이지유신 이후 근대화와 산업화에 빠르게 성공하여 지금의 경제대국 위치를 구가하고 있지, 역사적으로 그들은 철저하게 문명권에서 소외를 받았고 우리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발전은 요원했습니다. 우리의 백제와 고려, 조선이 말해주고 있고 그들의 기록물인 일본서기에도 이를 뒷받침하는 사료가 많습니다. 지리적으로 태평양에 위치하여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불안한 지형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이 산업화, 근대화에 있어서는 이점을 보기도 했습니다. 서구로부터 빠르게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근대 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정치와 경제는 오만함과 자신감이 적절히 섞여있는 모습입니다. 일왕이라는 상징적인 존재가 여전히 건재하고 정부를 구성하는 인물들도 자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성향이 더 강합니다. 항상 우리와 중국에 대해서는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고 쏟아내고 있고 세계를 상대로도 항상 국익을 위해 큰 목소리를 내고 인정받으려고 부단히 애쓰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비겁하거나 당당하지 못한 모습도 지니고 있어서 양면성이 확실하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신보다 강하거나 잘난 상대에게는 비굴할 정도로 굽히고 들어가지만 그들의 집념은 대단합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발견과 그것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사활을 걸고 배우려 하거나 모방하여 자신들만의 것으로 만드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곤 합니다. 이같은 치밀함과 노력이 지금의 일본을 있게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일본인에 대한 이해도 중요합니다. 일본인들은 동적이라기보단 정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자신의 속내를 감추며 겉으로 웃으면서 대하는 무서운 특징을 보입니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평가가 거의 일치하며 이는 오랜 역사와 지형적 특징으로 일본만이 가지게 된 성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섬나라 기질이라고 하며 시마구니 곤조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확실히 통이 큰 중국과 목소리가 큰 우리와 비교하면 차이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만큼 예절과 예의에 대해 의식하는 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고 남들의 시선을 은근히, 그리고 많이 신경씁니다. 하지만 자신들에게 피해를준다고 판단되거나 이익에 방해되거나 침해된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비는 습성도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우익이라는 정치적인 집단과 혐한, 혐중 등 다양한 국민적 국민 표출로 터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양심있는 학자와 지식인, 선량한 시민들도 다수 존재하고 있기에, 섵부른 판단이나 일반화는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특징을 알았다면 우리와의 관계를 생각해야 합니다. 한일관계는 때로는 가까웠다가 멀어지기도 하며 이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역사적인 문제나 영토 문제로 인한 갈등이 대다수입니다.
독도 문제와 역사교과서, 위안부 문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때로는 스포츠 경기나 정치인들의 발언, 연예인들의 발언과 돌발 행동으로 사소함이 발단되어 갈등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논외로 하거나 배제한다면 대부분이 교류가 활발하며 서로가 이와 잇몸처럼 함께 하기를 희망하는 분위기입니다. 아무래도 북한이 건재하고 중국의 패권주의가 계속해서 일어나는 시점에 우리와의 대결보다는 교류와 협력을 통해 공생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 보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든든한 뒷배로 볼 수 있는 미국이 존재하고, 미국은 한일 간의 갈등보다는 협력을 원하기에 전쟁이나 교류를 끊는 극단적인 모습으로 갈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정치적, 경제적, 역사적 등 집단이 하는 이권이나 이익을 벗어나면 우리와 일본인들은 서로가 잘 융합되어 존중하는 모습도 잘 보여줍니다. 동일본 지진 당시 우리 국민들이 보인 성의나 일본인들도 이를 감사하게 여기는 모습 등 민간 교류는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적 가치를 보더라도 서로가 여행도 자주 왕래하며 호감도 가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음식 문화와 유교적 예절 문화도 한 몫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같은 움직임은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중국의 패권주의 노선과 팽창으로 인해 더 그럴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잊지 못할 상처와 수모를 안긴 나라가 일본인 것도 사실이며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교훈을 준 나라도 일본입니다. 하지만 일본을 냉정하게 바라보며 이해하는 태도가 더 중요합니다. 하나의 잣대에 잡혀, 더 큰 가치를 보지 못하면 발전은 없고 오히려 도태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이라는 나라를 이해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며 이를 통해 한일관계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배울 점도 많고 경제의 흐름과 발전상도 너무나 닮아있는 나라가 일본입니다. 우리의 국민성이 일본인들의 저력과 국민성보다 부족함이 많은 것도 사실이며 서로가 견제를 하지만 이로운 경쟁, 협력을 통해 함께 발전하는 모습도 많이 보이는 만큼, 분별해서 바라보며 생각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그들이 걸어온 근대화 과정이나 발전상은 우리에게 교훈을 주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일본이라는 나라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