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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에 관한 모든 것
파스칼 보니파스 지음, 정상필 옮김 / 레디셋고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0809/pimg_7884981891469262.jpg)
역사를 공부하거나 국제관계를 전공, 외교적인 문제나 사회적인 문제, 국가간의 무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설명을 하려 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지정학입니다. 지정학적인 위치가 이래서 이렇다.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한계가 있다, 제약이 많다 등으로 설명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나 위치를 말할 때도 항상 나오는 말이 지정학적인 위치입니다.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은 지정학의 모든 것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벗어나 전 세계의 지정학적인 위치를 말하면서 근현대사의 굴곡의 역사와 사건들을 조명하고 등장하는 인물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역사 책에서 더 쉽게 찾고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냉전입니다. 소련과 미국의 패권 다툼과 이들 나라를 위시해서 연합 전선으로 형성되는 국가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최근에는 신냉전이라고 표현되면서 중국과 미국의 패권 싸움으로 말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 말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미국 중심의 안보 질서에 편승되어 있기도 하며, 경제적인 이익이나 교류를 생각할 때 중국도 버릴 수 없는 카드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냉전이라는 말은 우리와 먼 얘기가 아니라 피부로 느끼고 체감할 수 있는 근거리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우리는 분단의 아픔을 겪었고 지금도 남과 북으로 대치되어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 국가의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습니다. 냉전을 언급한 이유는 저자가 냉전으로 시작되는 국제관계와 질서를 언급하면서 국제정치학이나 외교학 수준에 버금가는 자세한 사실들과 사건들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냉전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특히 심화되었고 유럽도 우리와 비슷한 아픔을 경험한 국가가 등장합니다. 바로 독일입니다. 동독과 서독으로 갈라져 고통의 세월을 경험했고 이를 극복하여 통일을 이루면서 지금의 독일로 거듭나게 된 것입니다.
아시아에서는 남한과 북한이 좋은 예가 될 수 있고 인도차이나 방면의 베트남도 같은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념과 정치적인 해석, 강대국들의 질서 논리에 약소국들은 피해를 입었고 지금도 많은 아픔과 경험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국익과 힘에 의해 국제 외교는 흘러가고 있으며 오늘 날에도 유효하고 있습니다. 이런 피해와 경험을 받는 나라들은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자원이 많은 국가가 될 수도 있고, 위치가 좋아서 견제에 용이하거나 명분상 반드시 지켜야 하는 위치에 있으면 거의 대부분이 겪게되는 수순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중요한 카테고리가 바로 데탕트로 통하는 화해의 제스처입니다. 냉전의 시기를 거치고 개방과 국제화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세계는 각 국가들 간의 교류가 활발해졌고 상대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정책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패권국과 선진국, 경제대국을 필두로 개발도상국과 중진국, 후진국 할 거 없이 모두가 동참하였고 이념 대결의 종식을 맞이하게 됩니다. 데탕트에서도 지정학적인 위치는 중요하게 부각됩니다. 가령 주요 해협이나 무역의 길을 거치고 있는 국가들은 이익을 보고 있고 중개무역이나 교류의 장으로 부각되어 많은 투자를 지원받거나 발전을 거듭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시기도 시간이 지나면서 국익으로 대결 구도가 생겨나기 시작됩니다. 개방과 개혁은 풍요와 물질적인 성장, 국민들의 수준을 끌어 올렸지만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경쟁으로 인해, 승자와 패자의 갈등, 자본주의의 폐해가 드러나면서 보호무역과 다각적 연합 전선, 지리적 이점이나 가까운 거리의 국가들 간의 조약과 연합체가 활발하게 등장하며 관세나 비관세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공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의 경우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아에 속하지만 경제적인 교류를 위해 아세안에 가입되어 있고 TPP에도 가입되어 있습니다.
지정학적인 위치로 주목받기도 하지만 분단의 냉엄한 현실에서 좌절을 보거나 더 크게 성장할 기회를 놓치기도 합니다. 이처럼 지정학적인 위치는 우리에게 많은 이점도 주지만 성장에 제약을 거는 모순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가 이런 위치적인 요인에서도 설명되고 근거가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 책은 유럽과 아시아, 북중미, 남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까지 모든 부분을 지정학적 위치가 주는 이점과 단점, 그 동안에 있었던 사건들의 이유와 결과까지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념의 등장과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대립, 그로 인해 생겼던 전쟁과 군비경쟁까지 근대사를 총괄하는 책으로 보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역사와 경제, 문화와 사회, 모든 분야를 알기 위해서도 반드시 인지해야 하는 부분, 지정학. 이 책을 통해 공부하며 도움받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작가가 상세하고 사실을 기반한 구성으로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연관지어 생각하면 더 큰 얻음을 느끼고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위치가 왜 중요한지도 직간접적으로 알게되어 좋았고 주변국들의 이해와 야심이 왜 계속터지고 갈등을 빚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