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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과 21세기 - 영실평원의 독사들
김상태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1년 7월
평점 :
현대사회는 자본주의, 자유주의, 민주주의 사회로 정의할 수 있다. 누구나 보편적으로 믿거나 인정하는 이념이자 사상, 경제논리 등으로 해석할 수 있고 우리는 이러한 세상에서 어떤 가치를 갖고 살아가야 하는지, 또는 미래가치를 생각할 때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해야 하는지, 제법 고민하게 되는 주제이다. 하지만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분야가 존재하며 이는 거의 모든 분야의 가치를 훼손하거나 혹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바로 역사학이 그것이며 역사를 알아야 과거를 통해 현재를 생각하며, 더 나은 미래를 그려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저자도 이런 부분에 대한 아쉬움과 제대로 된 역사인식을 위해 대중적인 관점에서 잘 모르는 고조선에 대해 언급하며 현실문제와의 대입, 고조선 논란이 야기한 역사전쟁, 왜곡 등의 현상이 무엇인지 이에 대해 진지한 자세로 진단하고 있다. 역사는 사학자나 전문가들의 영역이 아닌 우리 모두의 관심사이자 현실에서도 통용될 수 있다는 가치판단이 필요한 분야이다. 물론 학문적인 노력이나 이론적인 과정에 대한 배움을 통해 더 나은 역사적 사고를 가질 수 있지만, 최근 우리 사회는 역사, 그 자체적인 평가나 해석보다는 정치나 사상, 이념, 진영논리 등에 악용되며 오염되거나 훼손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뿌리라고 볼 수 있는 고조선에 대해 알아야 하며, 상대적으로 사료가 부족해 여전히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고 있는 한국고대사, 혹은 고대사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올바른 역사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 책에서도 진보사학계의 주장, 재야사학계의 주장을 비교하며 고조선의 강역, 혹은 세력권 문제에 대한 언급과 시대를 풍미했던 사학자들은 어떤 주장을 펼쳤는지, 이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또한 고조선의 역사는 우리의 정체성과 현재의 관점에서도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일 것이다.
중국과 일본은 없는 역사도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시키려 하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축소하거나 왜곡하는 모습이 강하며 너무 현실논리, 경제논리 등을 앞세워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를 우리 스스로가 훼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고대사의 경우에는 미로와도 같은 점이 존재하지만 계속해서 수정되거나 변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 저자가 말하는 고조선에 대한 언급, 예전보다 높아진 대중들의 고대사에 대한 관심, 그리고 이어지는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과 올바른 역사적 사고를 갖기 위한 노력, 이 책은 이런 유의미한 가치를 잘 담아내고 있고 고조선사를 통해 무엇을 제대로 알고 배워야 하는지, 일정한 명분도 잘 제공하고 있다. <고조선과 21세기> 어울리지 않는 두 시대라고 볼 수 있지만 책을 통해 배우며 새로운 관점에서도 판단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