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인문학

집을 위한 인문학 - 집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노은주.임형남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11월

갈수록 심해지는 부동산 거품논란, 혹은 내집 마련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지면서, 집을 다르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개인이 갖고 있는 자본이나 재산의 유무, 정도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집의 유형과 종류도 다르며, 돈을 떠나서 새로운 방식으로 집을 접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젊은 층의 경우에는 임대주택이나 집을 공유하거나 빌리는 방식으로 현실과 타협하고 있고, 기성 세대의 경우에는 자연적인 조건이나 친환경 집짓기나 만들기를 통해, 개인이 바라는 집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책도 이런 흐름과 트렌드를 반영해, 달라지는 집에 대한 인식이나 접근법을 조명하며, 결국 단순히 살아가는 공간이나 집에 대한 일차원적인 생각이 아닌, 집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사람의 가치나 삶의 의미, 혹은 개인이 느끼는 취향이나 행복, 집을 새롭게 바라보며 활용하는 공간의 미를 강조하며, 대중들에게 새로운 대안이나 방법에 대해서도, 괜찮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은 나뉘지만, 집을 기존의 방식으로 바라보지 않고, 다르게 접근하고 있는 점은 색다르게 다가온다.

무조건 자연이 좋다, 사람 많은 곳을 피해, 나만의 공간과 여유를 찾고 싶은 사람들, 혹은 잃어버린 건강이나 스트레스를 날리며,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사람들, 심지어 가족들과 모두 새로운 곳에 집을 짓거나, 인테리어를 직접 꾸미며 잊고 있었던 가치를 되살리는 사람들까지, 우리가 살아가는 의미가 무엇이며, 왜 그렇게 열심히 살면서 집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지, 약간은 허무한 감정도 들며, 비움을 통해 느끼는 새로운 접근법은 채움의 미학을 느끼게 하는 묘한 감정이 생긴다.

개인의 절대적인 공간, 무조건 쉬면서 새로운 것을 채우는 공간, 혹은 생각을 비우거나 채우는 연습을 통해, 나를 성찰하거나 타인에게 조금 더 너그러운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집의 가치와 의미, 너무 많은 의미부여나 주관적인 해석으로 말할 수 있지만, 이 책은 집을 통해 배우는 인문학, 인간학적 의미나 가치가 무엇인지, 누구나 쉽게 공감하며, 이미지로 접하며, 바로 흡입할 수 있는 구성으로 소개되고 있다. 책을 통해 만나는 집에 대한 기존의 생각, 혹은 책을 읽고 달라진 새로운 관점의 전환, 어떤 선택을 하든, 책이 주는 느낌은 괜찮게 다가올 것이다. 접해 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