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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와 이순신
정호영 지음 / 하다(HadA) / 2019년 2월
평점 :
사극이나 드라마, 영화에도 자주 소개되는 인물이다. 바로 광해군에 대한 이미지, 혹은 역사적 재평가가 그렇다. 최근에도 광해를 주제로 하는 드라마가 방영되었고, 시대가 변하면서 폭군의 이미지가 아닌, 매우 실용적인 외교노선을 펼친, 성군이자 실리주의자로 재조명받고 있다. 그리고 이순신 장군은 더이상 논할 거리가 없을 만큼,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이다. 하지만 두 인물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을 읽고, 오늘 날의 문제와 비교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교훈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함께 생각하는 자세,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목적이기 때문이다.
책에서 소개되는 광해군과 이순신이 활동했던 시기, 어지러운 국제정세와 임진왜란으로 인해, 백성들의 삶은 피폐했고, 나라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자, 혼란만 가중되고 있었다. 물론 바다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막았고, 다양한 의병활동이나 외교적 노력은 광해군이 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선조에 대한 이미지, 자신의 권력이나 명분에만 사로잡혀, 백성을 버린 임금이였고, 이는 명나라와 일본 사이에서 조선이 명분을 잃고, 전쟁의 나락으로 빠지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그만큼 지도자의 역할은 절대적이며 중요했지만, 선조의 선택은 무능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양반을 위시한 기득권자들이 피난과 도주를 일삼으며 나라를 버릴 때, 백성들과 충신들은 나라를 지키려 했고, 길어졌던 전란의 상황 만큼이나 모든 것은 엉망이였다. 책에서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과 사건을 고려할 때, 조선왕조가 망하지 않은게 신기할 따름이며, 일각에서는 조선왕조 자체가 임진왜란과 함께 망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만큼 이 시대의 정세나 상황 자체가 매우 모순적이며, 어떻게 왕조가 이어질 수 있었는지, 강한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광해는 개혁군주, 그 이상의 가치를 구현하려 했던 왕이며, 이순신 장군의 경우에는 결점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장군이자 충신이였다.
자신을 희생해 구국의 영웅이 되었고, 광해군도 전후복구나 혼란을 수습하며, 백성들이 겪은 고통을 잘 알았기에, 안정적으로 통치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를 시기하는 신하들의 반발이나 당쟁에 휘말려, 결말은 씁쓸했지만, 적어도 전쟁을 막기 위한 그의 노력과 전후수습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력에는 우리가 제대로 된 평가를 내려야 할 것이다. 광해와 이순신을 통해, 암울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올바른 역사적 평가와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해 보인다. 지금의 국제정세도 이와 비슷한 모습이 많고, 불안한 측면도 강하다.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교훈과 메시지가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