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행 : 김남천 단편전집 1 한국문학을 권하다 35
김남천 지음 / 애플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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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에서 가장 아픈 시기, 거의 대다수의 모두가 고통받았던 일제강점기, 암울했던 현실, 끝이 보이지 않던 식민지배의 시기, 이 시기 사람들은 어떻게 버티면서 살았을지, 감히 유추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모든 과정이나 흐름을 고려할 때, 봄은 오는 법이다. 이 책은 1930년대, 열악하고 우울했던 시기에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문학 그 이상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지금은 너무 역사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고, 쉽게 공감하기 어렵지만, 반드시 알아야 하는 우리의 슬픈 시기이다.


친일이냐, 반일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가 사라진 국민의 고통, 이루 말할 수 없는 비극이다. 남녀노소,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가 탄압을 받았고, 새로운 사회와 미래에 대한 작은 희망을 품고, 견디며 또 견디기를 반복했다. 무장투쟁이나 항일정신을 강요하는 것도 아니며, 글을 비롯한 예술적 표현을 통해 우회적 비판, 혹은 직접적인 비난을 통해 국민의 정신, 독립에 대한 염원을 빌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행동이며, 용기있는 결단이다. 신분이나 계급은 무의미하며, 행하는 행동만이 가치있는 길임을 알게 된다.

또한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서민적인 모습, 서민들의 애환을 주로 다루고 있는 점이다. 누구나 왜 저항하지 않았냐, 침묵했던 자들은 무엇을 했냐 등의 비아냥이나 무시하는 평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이 다르듯, 실제 그 시기를 겪었다면, 그렇게 쉽게 말하지 못할 것이다. 각자가 살아가야 하며, 살아 남기 위한 투쟁의 연속이며,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상, 지금의 가치관과 비교해서, 평가하거나 잣대를 들이대선 안된다. 그들과 공감하며, 하나의 역사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상당히 리얼리즘이 잘 드러나 있고, 이를 통해 죽은 시대로 알았던 당시의 분위기를 생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끝없는 저항과 항거의 정신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고, 누구나 나서진 못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인물들이 투쟁했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된다. 물론 순응하거나 수긍하며 일제에 동조하거나, 개인의 사욕을 위해 민족을 배신한 인물들도 존재한다. 이를 절대적으로 구분해야 하며, 평가에 있어서도 매우 냉정한 기준이 필요해 보인다. 소년행을 통해, 1930년대 분위기와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며, 우리가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하는지, 되짚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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