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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그 사람
웬디 미첼.아나 와튼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10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1127/pimg_7884981892058611.jpg)
사람은 누구나 늙어 갑니다. 이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이나 부양해야 하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 무게감으로 버티면서 살아갑니다. 누구나 소중한 가족이 있고, 가족이 없더라도, 책임져야 할 대상이나 절대적인 존재는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이며, 이를 통해 삶의 힘듦이나 실패나 실수를 견디게 됩니다. 물론 이를 무조건 긍정적으로 보라, 즐겨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워낙 상대적인 관점이며,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알 지 못하는 것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말하는 주제 또한 매우 무겁고, 사회적인 문제로 볼 수도 있습니다. 바로 늙으면서 찾아오는 질병,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들고 주변인들이 지치는 치매입니다. 내가 될 수도 있고, 내가 사랑하는 부모나 모든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당장은 멀게만 느껴지지만, 우리가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저자는 매우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여전히 치매에 대한 완벽한 치료법이 없고, 어쩌면 정신적인 신념이나 가치에 대한 믿음의 반복, 이를 통해 조금 더 호전되길 바라는 마음이 더 강하게 작용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늙을 수 있다는 사실, 나와 관계된 사람, 가족이 이런 고통을 겪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매우 중요한 문제를 심오하게 물어보고 있습니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입니다. 누군가에게 잊혀진다는 것을 상상하지 않고, 항상 행복하며 인정받길 원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것들이 무너지는 순간,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고, 심지어 가장 사랑하는 사이, 가까운 사이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이어지는 당사자들의 극단적인 선택, 매우 우울한 결정이며, 이를 개인의 책임으로 치부하기에는 매우 잔인한 판단입니다.
책에서 말하는 치매에 대한 단상, 그리고 누군가에 대한 믿음이나 그리움, 왜 이렇게 됐을까 하는 회의적인 반응도 들겠지만, 치매에 대해 매우 사실적으로, 그리며 이를 받아들이는 주변인들은 어떤 반응과 행동을 해야 하는지, 저자는 매우 솔직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의 일은 아니지만, 누구나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를 통해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성장할 수 있는 요소, 극복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 등을 진지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알던 그 사람, 바쁜 일상에 치이는 우리의 삶이지만, 한 번 쯤은 관심을 갖고, 진지하게 바라봐야 할 문제로 보입니다. 접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