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살해사건
백금남 지음 / 마음서재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적으로 왕실이 존재하는 국가는 많습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자신들의 왕실을 하늘의 후손이라고 주장하며, 주변국들의 비판이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국가가 있습니다. 바로 일본입니다. 역사적으로 봐도, 일본은 항상 주변국, 섬나라라는 인식이 강했고, 문명에서 중심이 아니였지만, 활발한 해상활동을 바탕으로 서구문명을 빠르게 도입하며, 근대화에 성공한 국가입니다. 일본사를 평가할 때, 근대화를 기점으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며, 우리와의 관계도 달라지게 됩니다. 조선의 멸망, 일본의 군국주의화, 제국주의 노선, 대륙침략은 이런 사상적 기반을 바탕으로 가능했습니다.


이 책이 주목하고 있는 시기, 메이지유신 시대입니다. 기존에도 일본에는 일왕이 있었지만, 상징적인 존재가 강했고, 우리와의 교역이나 교류에 있어서,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근대화의 과정에서 일본은 군부가 득세하기 시작했고, 일왕은 형식적인 존재에서 엄청난 사상적 기반, 국민을 결속하는 정치화의 도구로 전락하게 됩니다.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이용했고, 지금도 이런 사상이 일본사회를 지배하고 있고, 극우나 우익들이 설치게 되는 하나의 빌미로 전락하게 됩니다. 일왕에서 천왕으로 넘어가는 단계, 결국에는 민족주의가 작용했고, 국수주의를 바탕으로 한 무력침략, 모든 시민의 군인화 과정에서 이뤄지게 된 것입니다.


이는 우리에겐 국권피탈의 비극의 역사를 만들었고,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이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에 희생양이 되고 맙니다. 물론 그들의 입장에선 엄청난 영웅이며, 역사적으로 그 시대를 그리워 할 수 있지만, 그들이 행했던 식민국가들에 대한 만행이나 수탈은 절대 잊혀질 수 없는 가치입니다. 하나의 인물이 교체하며, 모든 정치와 사회, 국가의 구조가 뒤바뀐 사건, 책이 주는 핵심적인 언급입니다. 역사에 만약이라는 가정은 무의미하지만, 근대화 과정에서 이런 변화가 없었더라면, 우리의 근현대사는 달라졌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을지, 쉽게 예측하기 힘들 겁니다.


신이 되고자 했던 인간의 욕망, 이를 부추기며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나 정쟁에 이용하기 위한 정치화, 내부의 결속을 다지며,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륙침략을 일으켰고, 그들의 무모한 질주는 엄청난 속도로 뻗어가게 됩니다. 한일관계의 관점이나 역사적 관점으로 봐도,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도 많고, 역사인식이나 왜곡에 대한 반응도도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잘못된 역사에 대한 인정과 반성, 공식적인 사과를 통한, 새로운 관계형성이 중요해 보입니다. 저자가 말미에 언급하는 한일관계와 한일 근현대사 과정, 사실에 기반을 둔 소설적 기법, 역사소설이 주는 새로운 관점론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천황이냐, 일왕이냐의 문제가 아닌, 인물변화가 가져다 준 엄청난 나비효과, 이 책을 통해 접해 보시기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