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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기도 관상
김보록 지음 / 생활성서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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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매일 묵주기도 5단을 봉헌합니다.

새벽에 일어나 개인기도 시간에 성경을 읽고, 묵주기도를 바칩니다.

과중한 업무와 그밖에 과중한 일들로 새벽 시간에 일어나지 못하면, 출근하면서 바칩니다.

평일에는 거의 빼먹은 적이 없고, 휴일에는 가끔 빼먹을 때도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그럴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음을 고백합니다.

 

묵주기도의 지향은 조금씩 추가하다 보니, 꽤 많아졌습니다.

지향을 바치는 시간만 최소 3분 이상은 될 정도니까요.

참 희한한 것은, 묵주기도를 바치는 동안 잡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하면 할수록 더욱 잡생각이 납니다.

평소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까지 떠오를 때는, 기도 중에 내심 놀라기도 합니다.

기도 중에 떠오른 잡생각까지 기도에 일부라는 말씀이, 그나마 죄책감을 덜게 합니다.

 

묵주기도는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을 중심으로 바치는 기도입니다.

기도문이 너무 익숙하다 보니, 잡생각이 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봤습니다.

몸에 익숙한 동작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집니다.

기도문을 외우는 것도, 의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 기간 의문을 가지고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묵주기도의 묵상은 주님의 기도성모송을 되풀이 하면서 각 단 신비의 장면을 상상하여 바라보고 자신이 그 장면 안으로 들어가, 신비의 내용에 대해서 예수님과 성모님과 자유로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그 신비를 자신에게 적응시키고 성찰하며 예수님과 성모님께 자신의 심정을 표현하고 소감을 말씀드린다.-묵주기도의 묵상에서 관상에로 p8

 

묵주기도의 잡생각에 대한 문제를, <묵주기도 관상>을 통해서 풀게 되었습니다.

기도문을 되풀이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장면 안으로 들어가, 신비의 내용의 묵상하는 것이 묵주기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비의 내용을 묵상할 때,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장면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특히, 고통의 신비를 묵상할 때는, 가슴이 찡해지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책의 전반은 묵주기도에 대한 전반적인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각 신비의 단에는, 어떤 부분을 묵상해야 할지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신비의 각 장면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책에서 안내해주는 장면을 따라가면 도움이 됩니다.

이번을 계기로 묵주기도에 푹 빠질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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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 수업 - 가장 담대한 나를 만드는 12가지 원칙
한재우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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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위기를 맞이하는 태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이미 일어난 일과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를 일로 불안해하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그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태도 수업>,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고 제안한다.

부제 가장 담대한 나를 만드는 12가지 원칙이 그 방법이다.

위기를 대하는 12가지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

각각의 태도에 대한 설명과 함께, 실천하는 방법까지 제안한다.

프롤로그에서 언급한, 마지막 내용이 제안의 이유를 설명한다.

 

당신에게 벌어진 일은 결코 당신의 미래를 결정하지 않는다.

그 일을 대하는 당신의 태도가 당신의 미래를 결정한다.” (p13)

 

 

두려움

 

두려움에서 언급하는, 두뇌를 3층으로 나누는 설명이, 다른 태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두뇌를 3층짜리 통제실로 비유하고, 그에 따른 설명을 요약하면 이렇다.

1층은 뇌간으로,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작용을 담당한다.

2층은 변연계, 감정을 담당한다. 3층은 대뇌피질, 이성을 담당한다.

1층은 묵묵하게 자기 일을 해나가지만, 2층과 3층은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한다.

 

감정과 이성이 주도권을 잡는 과정에서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고, 이겨내기도 하는 것이다.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얼마나 빠르게 벗어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공이 깊은 사람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빠르게 벗어나는 사람이라 한다.

 

위기 속에서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판단이 가능한 상태로 돌아오는 것이 먼저다. 이런 전환을 빨리할 수 있는 사람이 곧 위기에 강한 사람이며, 힘든 상황 속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리더다. 두려움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위기를 통제한다.” (p38)

 

혐오

 

타인에게 표출되는 공격성이, ‘너 때문이야하고 비난할 타깃과 결합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혐오다.” (p41)

 

혐오는 위기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라 위기가 낳은 폐해일 뿐이다. 고비의 국면에 누군가를 혐오하는 마음이 올라오거든, 감정에 사로잡히는 대신 이를 기억하라. 혐오는 문제 해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p52)

 

외로움

 

고독은 의도한 혼자이고, 외로움은 의도하지 않은 혼자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많다.

그것을 고통스럽게 느끼고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자신을 풍요롭게 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저자는 몰입으로 그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탁월한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보는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유배 기간이나 홀로 있는 시간에 많은 업적을 남긴 위인들이 있다.

외로움을 거부해야 할 것이 아니라, 발돋움할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

 

성찰

 

위기는 맞이하는 계기는 주로 외부 요소에 있다고 한다.

안정적인 현실이 흔들릴 때, 위기를 느끼는 것이다.

문제를 협소하게 바라보다 수많은 가능성과 기회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경계선이라 여긴 것들이 실제 경계선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계선을 경솔하게 단정 짓지 말고, 직접 부딪쳐서 확인하는 태도가 더 커다란 나를 만나게 해준다고 강조한다.

 

경험 하나하나에 호불호의 딱지를 붙이기보다는 평가를 뒤로 미뤄두고 거기에 온전히 임할 때, 삶이 점점 풍요로워지고 자신에 대해 몰랐던 점을 발견할 수 있다.” (p82)

 

기회

 

위기는, 존재의 유한함과 미약함을 처절하게 가르쳐주고, 능력의 한계와 원하는 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본질적 가치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에 대한 열정이 본질적 가치이다.

본질적 가치는, 어려움을 정면으로 부딪칠 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역할을 하게 만든다.

 

책임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은 힘이 강하다. 사고의 초점이 나의 능력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이유에 맞추어져 있어 애초에 내 능력 범위 내의 일인지를 계산하지 않기 때문이다.” (p110)

 

진정으로 큰 힘은 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 즉 책임감에서 나온다고 한다.

책임은 보이는 책임과 보이지 않는 책임이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직책에 따른 책임이 보이는 책임이다.

보이지 않는 책임은,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책임이나,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로서의 책임이라고 표현한다. 마음에서 나오는 책임인 것이다.

세상이 원하는 리더십은, 보이지 않는 책임에서 나온다고 한다.

저자는, 리더의 자리는 보이지 않는 책임까지 다하는 자에게 주어진다고 강조한다.

 

회복력

 

주어진 현실을 직시하고 확실히 받아들일 마음의 자세가 된 사람들만이 넘어져도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p132)

 

회복력의 첫 번째 요소인 현실 직시는,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흔들리지 않는 긍정적 태도가 더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p133)

 

어떤 고통에도 의미는 있다. 어떤 심각한 고난이라 할지라도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는 것은 가능하다.” (p136)

 

변화

 

본능적인 위험 회피 우선 성향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가중치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이 이미 손에 쥔 것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p149)

 

환경은 지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는 변화하지 않으려는 사람을, 변화의 중심으로 끌고 왔다.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저자도, 이런 환경에서,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을 변화시키는 가장 확실한 요령은, 작은 변화를 거듭하는 것이라 제안한다.

두뇌의 저항을 피하면서 습관을 형성하는 방법이라, 매우 강력하다고 한다.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다.

108계단을 올라갈 때, 목표를 108계단으로 삼으면 시작 전부터 주눅이 든다.

내 앞에 있는 한 계단을 목표로 삼고, 한 걸음씩 떼야 어렵지 않게 108계단을 오를 수 있다.

 

“‘아주 작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아주 작은 행동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물어보라.” (p159)

 

체력

 

운동이 육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막연하게 알고 있어서 명확하게 알고 싶었는데, 그에 이유를 알게 되었다.

 

운동을 하면 도파민의 수치가 올라간다. 도파민은 의욕을 높이고 쾌감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성공하고 싶은 느낌, 목표를 이루고 싶은 느낌도 도파민에서 오는 신호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뇌에 저장되는 도파민의 양이 많아질 뿐만 아니라 도파민을 생성하는 경로 자체가 성장한다.” (p170)

 

감사

 

세상을 바꾸는 일보다 힘들고 어려운 것이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p189)

 

이 어려운 것을 해내는 힘이, 감사라고 저자는 말한다.

 

감사란, 이미 방 안에 있는 좋은 것들에 새삼 주의력을 기울이는 일이다. 감사할 때 우리의 멘탈은 긍정적으로 바뀌고, 어려움을 헤쳐 기적을 창조할 준비를 갖춘다.” (p192)

 

위기가 닥쳤을 때, 감사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 저자는 이렇게 설명해준다.

 

위기 속에서도 감사해야 한다. 아니, 한창 어렵고 힘든 상황에 놓여 있을수록 더욱 힘을 내어 감사해야 한다. 시련이 좋은 일이어서가 아니다. 감사해야 할 때 비로소, 불안과 좌절을 헤쳐나갈 힘이 우리 안에서 솟아나기 때문이다.” (p201)

 

시간

 

시간을 이야기할 때, 현재를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를 나타내는 단어 ‘Present’가 선물이라는 의미가 있는 이유일 것이다.

일상의 충만함을 채우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두 손 모아 기도를 하듯이 지금 이 순간에 모든 주의력을 기울이는 일, 이것이 바로 일상에서 특별한 순간을 만드는 방법이자 평범한 일상을 충만함으로 채우는 방법이다.” (p210)

 

위기 속에서 배움을 얻기 위해서는, 고통을 회피하지 말고 그 순간에 온전히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사랑

 

플라톤의 <향연>에서, 소크라테스의 말을 빌려, 사랑을 이렇게 설명한다.

 

사랑이란 결국 좋은 것을 자기 자신 속에 영원히 간직하려는 행위이다.”(p224)

 

저자는, 이 책에 담긴 모든 말을 위기를 사랑하라.”로 응축한다고 하면서 이렇게 정리한다.

12가지의 구슬을 하나의 줄로 엮어서, 완성품을 만든 느낌이 든다.

 

위기 안에서 좋은 것을 발견하여 자신 안에 간직하라. 눈앞에 내리막이 닥쳤을 때 올라오는 두려움과 혐오, 외로움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것에 휩쓸리지 말라. 그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는 자세를 가다듬고 기회를 포착하는 눈을 가지고 세상이 요구하는 리더십에 응답하라. 위기가 삶을 흔들어 놓더라도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에 집중라하. 그리고 위기라 할지라도 충만함과 감사함으로 시간을 채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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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없는 여행 - 떠나지 않고도 여행할 수 있기 위하여
마고캐런 지음 / 가지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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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없는 여행>

#1
여행은 가는 장소와 만나는 사람 자체가 깨달음이다.
익숙한 공간이나 사람이 아니어서 그럴 수 있다. 내가 다른 생각과 마음을 가져서 그럴 수도 있다. 새로운 경험은, 자고 있던 솔직한 나를 깨워 일으켜 세운다. 여행에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이나 모습을 보게 된다는 사람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죽은 자를 위한 도시, 인도의 ‘바라나시’에서 죽음에 관한 생각을 접는다.
진짜 죽음의 모습이, 살고 싶게 만드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것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보다 낫겠지….’
하지만 막연함의 실체를 만나게 될 때는 생각이 달라진다. 어쩌면 막연한 동경이 일어날 때, 직접 실체를 만나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죽음을 보고 죽음의 생각을 접었던 것처럼.

#2
생각이 좋은 것은, 내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준다는 것이다.
몸은 그곳에 갈 수 없어도 생각은 갈 수 있다. 저자는, 생각에 따라, 지하철 2호선에서도 베를린의 거리를 느꼈다고 말한다. 미팅을 위해 사람을 만나서 커피를 마시는 것도 여행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여행하는 마음으로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모습에서, 여행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된다.

#3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은, 공간이나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음악도 있다.
한동안 70~9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음악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음악을 들으면, 내 생각은 그 시절로 돌아간다. 음악에 담긴 사연이 있으면, 그 사연 속으로 돌아간다. 입꼬리가 오르기도 하고, 실소하기도 한다. 신기한 것은, 그때는 죽을 만큼 피하고 싶은 순간이었지만, 지금은 재미있는 순간으로 기억된다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도 비슷한 것 같다.
죽을 만큼 고생하고 상처를 받아도, 시간이 지나면 미소를 짓게 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아니, 그럴 수 없는 사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된다.

#4
음식에 대한 기억 또한 사람에 따라 다르다.
어떤 계기로 좋아하는 음식이 생기기도 하고, 다시는 보기도 싫은 음식이 생기기도 하다.
음식을 보고 떠오르는 사람이나 장소 그리고 시간이 있다. 음식과 마주할 때 그 시간으로 돌아가 그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인도에서는 끼니마다 장을 봐서 식사한다고 한다. 최근에 집에서 밥을 자주 먹게 되는 상황에 비추어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매일 그렇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은 먹지 않는 닭고기로 음식을 만들어 손님을 대접했다는 이야기는, 참 의미 있게 다가온다. 그래서 저자는 그 음식을 잊지 못하는 것 같다. 아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음식 이상의 마음을 담은 선물이기 때문이다.

#5
똑같은 물건이라도, 그 물건에 대한 사연이 있다면 특별한 물건이 된다.
흔한 연필 한 자루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준 연필은, 연필 이상의 가치를 품게 된다. 저자는, 여행하면서 주워온 돌을 모은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그냥 흔해 빠진 돌멩이일 뿐이지만, 저자는, 돌을 주웠던 장소로 데려다주는, 타임머신 같은 의미가 있다. 어떤 사람은 여행할 때, 그 나라의 흙을 가져온다고 한다. 여행의 흔적을 주로,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기는 것 이외에, 각자가 가지고 있는 여행 기록법이 있는 것 같다. 여행할 때, 이런 목적을 가지는 것도 여행을 즐기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6
여행은 자신에 의지로 하는 것이다.
하지만 책을 덮는 순간, 저자는 여행한 것이 아니라 여행을 하게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의지도 있었지만, 떠날 수밖에 없는 마음이 그녀를 떠밀었다는 생각이 든다. 떠나지 않으면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진짜 떠나야 할 여행을 찾았다는 것이다. 외부로만 돌았던 모습에서, 이제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여행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저자는 돌고 돌아 자신에게 돌아온 것이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서, 자신과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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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에게 하늘 나라를 묻다 - 예수님의 비유에서 삶의 답을 찾다
전원 지음 / 생활성서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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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성서 주간을 맞이하면서, 복음을 조금 더 깊이 묵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복음을 읽고 묵상한 내용을 글로 쓰는 것이었습니다.

신부님들이 매일 복음 묵상 글을 쓰시는 것처럼, 해보자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2년이 다 돼가고 있습니다.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는, 매일 쓰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무슨 내용을 써야 할지 떠오르지 않는 날에는, 가슴이 답답해 미칠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그렇게 꾸역꾸역(?) 쓰다 보니, 이제는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매일 아침, 복음을 읽고 묵상하고 글을 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 시간은, 온전히 하느님과 만나고 대화하면서, 그분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는 시간이 됩니다.

마음에 새긴 것을 실천하는 것이 어렵지만, 조금씩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겨자씨에게 하늘 나라를 묻다>는 복음 묵상을 조금 더 깊이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저의 얕은 묵상을 부끄럽게 느끼기도 했고, 큰 깨달음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삼기도 했습니다. 가장 크게 얻은 것은, 하느님께서 얼마나 나를 사랑하시는지, 다시 한번 가슴으로 깨닫게 된 것입니다. 모든 내용을 다 열거하기는 어렵고, 그중 몇 가지만 의미를 되새겨봤습니다.

 

#1

밀 가운데 가라지를 덧뿌리고 간 원수가 있습니다.

가라지를 덜어낼지 종들이 묻자, 주인은 그냥 두라고 합니다. 가라지를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주인은, 수확 때가 되면 일꾼들에게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겠다고 합니다. (마태 13,24-30 참조)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면서 가장 힘든 것은, 사랑할 수 없는 사람 아니, 용서하기 힘든 사람까지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 보고 말면 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살아가야 하고, 그 안에서 용서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마음과 해야 하는 마음에 갈등이 생기면, 마음이 불편합니다.

한편으로는 죄를 짓는 것 같은 마음마저 들기도 합니다. 하느님 아버지처럼 완전한 사람이 되라고 하신 말씀에 대해 노력하지 못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우리를 위로합니다.

 

우리가 영적으로 성장해 간다는 것은 밀밭의 가라지를 뽑아내듯 그야말로 흠도 티도 없는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그림자를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화해 하느님 안에서 한 인간으로서의 전인성(wholeness)을 회복해 가는 것을 말합니다.” p45

 

후반부에 가서, 이 복음에 대한 다른 묵상 내용이 나옵니다.

가라지를 일찌감치 뽑아버리지 않고 마지막 추수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려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밀과 가라지의 구분이 어려운 모호성(ambiguity)’과 밀과 엮여 있는 관계성(connectedness)’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예수님께서는 가라지의 비유를 통해 악과의 분리가 아닌 공존을 말씀하십니다. p165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존중해 주십니다.

그로 인해, 세상에 악()이 존재하고 끔찍한 범죄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미리 막으실 수 있으실 텐데, 왜 그런 것까지 허락하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이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인 진실인지 깨닫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섣불리 판단하는 것을 자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악과의 공존을 통해, 진리를 추구할 수 있도록 자유의지를 주신, 하느님의 뜻을 찾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겠습니다.

 

#2

일상에서의 깨달음을 이야기할 때, 원효대사의 유명한 일화를 자주 언급합니다.

유학을 떠난 원효대사는 날이 어두워지고 비가 오는데 머물 곳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그때 동굴을 발견하고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심한 갈증으로 잠에서 깨어났는데, 바가지에 물이 담겨있는 것을 발견하고 단숨에 마셔버립니다. 날이 밝아 눈을 떴는데, 동굴인지 알았던 곳은 무너진 무덤이었습니다. 바가지인 줄 알았던 것은, 해골이었습니다. 원효대사는 역한 느낌이 들어 바로 구토를 합니다. 그 순간 원효대사는 모든 것이 자신의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알지 못했을 때는 맛있게 마신 물이, 해골에 담긴 물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역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학을 포기하고 본국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우리가 멀리서 찾으려고 하는 이상(理想), 가까이에 있거나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저자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느꼈던 행복이, 우리가 일상(日常)에서 마주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현대 신학자 카를 라너는 단조롭게만 여겨지는 우리 삶의 일상은 하느님의 은혜가 숨어 있는 곳이라 했습니다. 우리가 보고 듣고 걷고 일하며 살아가는 일상은 영원한 불가사의무언의 신비를 담고 있는 곳으로 실재의 숨은 깊이를 드러내는 곳이라고 했습니다.

매일매일 허둥대며 바쁘게 반복되는 일상이 생의 에너지를 소모해 가는 무의미한 장소가 아니라 하느님의 신비가 깊게 숨겨져 있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p63

 

일상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것이야말로, 살아가는 참 기쁨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3

냉담자가 성당에 다시 나오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는 죄가 커서 성당에 못 나가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에게 들려주면 좋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카렐 차페크의 소설 <최후의 심판>입니다.

무차별하게 사람을 죽인 쿠글러라는 사람이 죽게 되어 하늘에서 최후의 심판을 받습니다.

재판관들은 지상에서 재판관으로 일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범죄자의 죄를 밝혀 줄 증인으로 신()을 소환합니다. 재판관들은 살인자에게 종신 지옥형을 선고합니다. 범죄자는 신에게, 왜 당신이 심판하지 않고 인간이 심판하게 하냐고 따져 묻습니다. 신은 모든 것을 알기 때문에, 심판을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죄를 지은 사람이라기도, 그 사람의 모든 사정을 알면 이해가 되고, 가슴이 아프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죄에 대해 심판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모든 것을 아시는 하느님이시기에, 설령 인간은 인간을 판단하고 심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하느님은 하실 수 없으십니다. p118

 

하느님 앞에서 당당할 수는 없지만, 설령 죄를 지었다고 해도 하느님 앞에 나와야 하는 이유입니다. 모든 것을 아시기 때문에, 죄를 지을 수밖에 없었던 인간의 나약함에 가슴 아파하십니다. 더 가슴 아프지 않으시게 어떤 경우라도 하느님 앞에 나가는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2년 정도 복음 묵상을 하면서 신기하다고 생각한 것이 있습니다.

같은 복음을 읽더라도, 묵상하는 내용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반복되는 복음이라도, 꾸준히 묵상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복음 내용은 같을지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내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조금씩 성숙해지고, 하느님께 나아가려는 노력을 봉헌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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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됩니다 - 마더 테레사에서 세인트 테레사로, 성인聖人 추대 기념 묵상집
마더 데레사 지음, 앤서니 스턴 엮음, 이해인 옮김 / 판미동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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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종교를 가진 사람만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종교가 있더라도,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끼리만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생각을 바로잡아주는 내용이 책의 초판 서문에 나옵니다.

이 책을 엮은 앤서니 스턴은, 마더 데레사(이때는 성인품에 오르시기 전)의 책을 인용하여 이렇게 설명합니다.

 

마더 데레사는 단순한 작은 길이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그리스도교 신자가 아닌 사람들은 예수이라는 말로 바꾸어서 기도해도 좋다고 권유했습니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의 일상생활에서 좀 더 초월적인 힘이 있는 어떤 큰 존재를 가리키는 데 적당한 말이 있다면, 그것이 뭐든지 상관할 것 없이 을 그 단어로 바꾸어 사용해도 좋습니다.

 

기도를 자주 하지 않았다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특정한 공간이 있어야 하고 많은 시간을 내야 하며, 오랜 시간 무릎을 꿇고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도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고, 오랜 시간 하지 않아도 됩니다.

특정한 기도문을 외워서 하지 않아도 됩니다.

종교가 없는 사람도 충분히 할 수 있고, 필요한 시간입니다.

기도는, 내 마음을 온전히 이야기하면서, 기대어 쉴 수 있는 시간입니다.

더 나은 내가 되고, 그런 내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책에서는, 이런 기도에 대한 세인트 데레사 수녀님의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수녀님이 말씀하시는 기도에 대한 핵심 단어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연결, 사랑, 침묵, 성실, 겸손, 봉헌, 거룩.

핵심 단어를 연결해서 기도에 대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도란,

침묵 속에서 하느님과의 연결을 통해 사랑을 느끼는 것입니다.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는 겸손한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이웃에게 성실히 봉사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통해, 거룩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를 기도로 초대하는 말씀으로 기도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천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책에 대한 이런저런 의견보다, 수녀님의 말씀 몇 가지를 소개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는 생각에 옮겨봅니다.

 

p51

현대적으로 잘 꾸며진 방에서 우리는

스위치 하나만으로도 전등을 켭니다.

그러나 전류를 내보내는

가장 중요한 발전소와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

결코 빛이 존재할 수 없을 것입니다.

믿음과 기도는 하느님과 연결되어 있는 전선이며

이것이 있어야만 사랑의 일도 가능합니다.

 

p76

하느님과 홀로 있기 위해, 그분에게 여쭙고,

그분의 말씀을 듣기 위해,

들은 것을 마음속에 깊이 새기기 위해,

우리에겐 침묵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새로워지기 위해, 변화되기 위해서라도

우리에겐 그분과 홀로 있는

침묵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침묵은 우리가 새로운 시야로

삶을 바라보게 해 줍니다.

침묵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충만해져서

모든 것을 기쁨으로 행하게 됩니다.

 

p90

꼭 성당 안이나 기도실에 있지 않더라도

여러분은 어느 시간, 어느 장소에서나

기도할 수 있습니다.

 

p110

기도에 성실함을 다하십시오.

당신은 기도를 하고 있습니까?

당신은 기도하는 법을 알고 있습니까?

당신은 기도하기를 좋아합니까?

 

성실함이란 바로 겸손을 뜻합니다.

굴욕을 받아들임으로써만

우리는 겸손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p135

우리가 죄를 짓고 무언가를 잘못했을 때에도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을 합시다.

그분께 겸손되게 아룁시다.

 

저는 이런 실수를 범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잘못조차 당신께 봉헌하렵니다.

 

p171

이웃에게 행하는 조그만 애덕의 가치를

소홀히 여기지 마십시오.

우리가 많은 일을 함으로 해서

주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지니고

그 일을 했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이웃을 잘 안다함은

사랑한다는 것이며

또한 자신의 개인적인 봉사를

포함한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p193

거룩하게 되십시오.

우리 모두는 거룩하게 될 능력이 있으며

그 비결은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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