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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현대지성 클래식 72
투퀴디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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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내게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익숙하지 않은 책이었다.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는 오래전부터 이름을 들어온 작품이었지만,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초면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신화를 바탕으로 한 서정적인 작품들보다 역사적 사실을 최대한 기록하려 한 이 책을 먼저 읽는 편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지성의 다른 책들이 그러하듯, 이 책 역시 명화와 함께 그림에 대한 해설이 수록되어 있다. 책의 앞부분에서 이러한 명화들을 먼저 감상하며 읽기를 시작하는 과정은, 앞으로 펼쳐질 방대한 역사를 미리 맛보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시대적 분위기와 역사적 맥락에 대한 감각을 아름다운 명화를 통해 독자에게 먼저 건네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본격적으로 이 방대하고 어려운 책을 읽기 위해서 나는 박문재 역자의 해설을 먼저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해설에서 역자는 책을 이해하기 위해 두 가지 전제 지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첫째는 고대 헬라스의 지리와 도시국가들에 대한 이해이며, 둘째는 페르시아 전쟁 전후부터 펠로폰네소스 전쟁 발발에 이르기까지의 정치외교적 정세다. 이러한 배경지식이 있어야만 비로소 책의 흐름을 제대로 따라갈 수 있다. 다만 책 곳곳에 자세한 각주와 지도 자료가 포함되어 있어 사전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시간을 들여 천천히 읽어볼 만한 책이기도 하다.


그렇게 읽어본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고대의 전쟁을 다뤘지만, 그 안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선택과 오만, 공포와 계산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책이었다. 투키디데스가 기록한 것은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거나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신화가 아니라, 권력과 이해관계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반복적으로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가에 대한 냉정한 관찰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어렵고 방대함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들여 읽을 가치가 있다. 신화가 아닌 역사로 인간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트로이아 전쟁 이후, 신과 인간이 뒤엉켜 역사를 움직이던 신화의 시대는 서서히 막을 내린다. 더 이상 신의 계시가 세계를 설명하지 못하고, 영웅의 혈통이 미래를 보증하지 않던 순간, 역사는 인간의 선택과 욕망, 두려움과 계산에 의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투키디데스는 바로 그 전환점을 기록한 최초의 역사가다. 그는 전쟁을 영웅담으로 꾸미지도, 신의 뜻으로 포장하지도 않았다. 대신 인간이 왜 싸우고, 왜 오판하며, 어떻게 공동체를 파괴하는지를 끝까지 추적했다. 그에게 역사는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라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인간 본성의 실험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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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상속
허진희 지음 / 오리지널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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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영의 상속>은 <독고솜에게 반하면>의 저자이자, 여러 하이틴/청소년 성장 소설을 써온 허진희 작가의 신작이다.
이 책에 관심이 간 이유도 바로 저자 때문이었다. 특히 청소년 로맨스 장르로 잘 알려진 작가라 이번 작품이 성인 독자를 겨냥한 소설이라는 점이 더 흥미로웠다.

책은 짧지만 임팩트 있고 단숨에 읽힌다. 주인공 오영은 연애를 삶의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 여성으로, 어느 날 이모의 저택에 초대된다. 그곳은 오영이 누구보다 사랑하는 공간이다. 그렇기에 그녀에게는 감히 ‘내 것’이라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장소이다. 그런데 그녀의 이모는 뜻밖의 제안을 한다. 앞으로 저택을 찾는 모든 손님이 오영 자신을 좋아하게 된다면, 그 저택을 물려주겠다는 것. 연애에 관심도, 경험도 없는 주인공이기에 이 제안은 더욱 묘하게 다가온다.

이후 저택을 찾은 손님들은 하나같이 오영에게 호감을 보인다. 인물들의 감정 변화가 다소 갑작스럽고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마치 주인공인 그녀에게 알 수 없는 매력이 깃들어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야기가 드러내는 진짜 반전은 오영의 사랑이나 (그녀가 시도하는) 유혹이 아니라, 이모가 오영에게 물려주려 했던 상속(사랑)에 있었다. 협박 메시지로 시작되는 본격적인 미스터리는 독자로 하여금 협박범의 정체와 그 동기를 추리하게 만든다. 그리고 결말에서 드러나는 비밀은 결국 우리에게 사랑이란 무엇인지 묻게 한다.

#서평 #영의상속 #독고솜에게반하면 #허진희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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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보지 말 것 - 미니어처 왕국 훔쳐보기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 그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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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열어보지 말 것>의 작가 쓰네카와 고타로는 <야시>와 <금색기계> 두 작품으로 이미 한국에서도 유명한 작가이다. 작가의 전작들이 장르소설을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큰 인기를 얻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일까? 읽기 전부터 더욱 관심이 갔다.



책 리뷰에 앞서 이 책의 아름다운 표지와 속지에 대해 말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책의 표지 디자인과 구성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이 책은 표지 디자인과 내지 디자인 모두 인상 깊었다. 가독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속지 컬러와 글씨체가 달라지는 연출이 특히 좋았다. 출판사의 섬세한 편집 덕분에 책이 더욱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책의 첫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은 폭우가 내리던 날 우연히 상자를 줍는다. 그리고 마법 상자 안에서 발견한 세계를 모형 세계라고 칭하며 관찰한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시작된 관찰자와 관찰당하는 자의 관계는 책의 전반에 걸쳐 독자와 등장인물이라는 새로운 관계로 정립된다. 관찰자에만 머물렀던 주인공이 직접 이야기에 개입하면서 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워지는데, 안타깝게도 독자는 책에 직접 개입할 수는 없지만, 쌍방향 대화가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몰입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처음에 <열어보지 말 것>의 특이한 설정과 배경에 약간 의아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놀랍게도 이 책은 설정에 관한 의구심을 그만큼 더 흥미롭고 궁금해지는 스토리로 몰아낸다. 또한 마법적이고 환상적이며 동시에 SF적인 요소가 있는 모험 소설로서 우리가 미처 꿈꾸지 못했을 법한 화려한 상상력을 동원한다. 허구의 이야기가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그 이야기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과 맞닿아있는 부분을 발견한다는 것일 테다. 특히 이 책에서 보여주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둘러싼 환상적인 시간 개념은 우리가 믿는 세계의 진실을 돌아보게 만든다.


#서평 #열어보지말것 #서평단 #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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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게무의 여름 - 제73회 소학관 아동출판문화상 수상작, 제71회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수상작 다산어린이문학
모가미 잇페이 지음, 마메 이케다 그림, 고향옥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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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푸르고 쨍한 색감의 표지가 지금의 계절과 잘 어우러지고,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수상한 화제작이라는 말에 궁금증은 증폭된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 이 책은 표지부터 내용까지 어른들에게는 되돌아갈 수 없는 어린 시절의 여름방학 추억을 떠오르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마 아이들에게는 없던 추억마저 만들어 줄 그런 동화이다.




<주게무의 여름>에서 네 명의 소년은 여름방학을 최고의 방학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진다. 네 명의 소년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열한 살의 여름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보낸다. 근육 위축증을 앓고 있는 소년 가쓰오와 친구들은 아마 내년에는 도전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도전들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친구들은 가쓰오를 소외시키거나 그의 한계를 규정 짓지 않고 친구로서 그와 함께한다. 이 책은 진정한 친구와 장애, 그리고 순간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책은 장애를 겪고 있는 소년을 등장시키지만, 장애나 그것에 뒤따라올 슬픔보다는 순간의 행복과 성취, 오늘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이야기한다. 뜨거운 여름날 소년들의 우정을 보며 우리는 추억을 여행하고, 오늘을 기억하고, 순간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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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나는 북유럽 동화 - 노르웨이부터 아이슬란드까지 신비롭고 환상적인 북유럽 동화 32편 드디어 시리즈 6
페테르 크리스텐 아스비에른센 지음, 카이 닐센 그림,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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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오늘은 현대지성의 드디어 만나는 시리즈의 [드디어 만나는 북유럽 동화]를 읽어봤습니다. 이 책은 노르웨이부터 아이슬란드까지 신비롭고 환상적인 북유럽 동화 32편이 담겨있습니다. 현대지성의 시그니처라고 할만한 아름다운 일러스트 삽화가 동화의 중간중간 배치되어 있고 보는 맛을 더해줍니다.



북유럽 동화를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이 동화들이 우리가 아는 익숙한 플롯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서 동시에 동화라고 하기엔 약간 현실적이고 냉소적이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이 책에 수록된 동화들은 우리가 들어봤을 법한 동화의 플롯을 따라갑니다. 그러나 이야기는 중반부, 후반부에 이를수록 우리가 들어보지 못한, 마치 우리가 알고 있던 동화에 후속 이야기를 더한 것처럼 새로운 전개로 흘러갑니다. 왕자를 되찾기 위한 공주의 여정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동화가 주는 교훈과 의미는 비슷하기 때문에 이 한 끗 차이가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북유럽 동화라고 생각하니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 동화는, 특히 이런류의 동화는 어린아이들은 물론이고 성인들에게도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에 담긴 현실적인 냉소가 책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 시니컬함은 아이들보다는 어른에게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럼에도 우리가 기대하는 옛날 서양 동화의 공식을 따르기 때문에 만족스럽습니다.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공주와 왕자가 등장하고 이성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마법과도 같은 일들이 펼쳐지는 것이 그렇습니다.

전반적으로 예쁜 일러스트 그림들과 익숙한 이야기임에도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드라마 같은 스토리가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배경과 어우러져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동화나 어린이 책, 청소년 소설을 좋아하는 성인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만합니다. 사실 다른 국가의 동화도 아닌 북유럽의 동화를, 누가 언제 읽어볼 기회가 있을까요? 이 책은 그 희귀하고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평 #현대지성 #북유럽동화 #드디어만나는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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