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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상속
허진희 지음 / 오리지널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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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영의 상속>은 <독고솜에게 반하면>의 저자이자, 여러 하이틴/청소년 성장 소설을 써온 허진희 작가의 신작이다.
이 책에 관심이 간 이유도 바로 저자 때문이었다. 특히 청소년 로맨스 장르로 잘 알려진 작가라 이번 작품이 성인 독자를 겨냥한 소설이라는 점이 더 흥미로웠다.

책은 짧지만 임팩트 있고 단숨에 읽힌다. 주인공 오영은 연애를 삶의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 여성으로, 어느 날 이모의 저택에 초대된다. 그곳은 오영이 누구보다 사랑하는 공간이다. 그렇기에 그녀에게는 감히 ‘내 것’이라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장소이다. 그런데 그녀의 이모는 뜻밖의 제안을 한다. 앞으로 저택을 찾는 모든 손님이 오영 자신을 좋아하게 된다면, 그 저택을 물려주겠다는 것. 연애에 관심도, 경험도 없는 주인공이기에 이 제안은 더욱 묘하게 다가온다.

이후 저택을 찾은 손님들은 하나같이 오영에게 호감을 보인다. 인물들의 감정 변화가 다소 갑작스럽고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마치 주인공인 그녀에게 알 수 없는 매력이 깃들어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야기가 드러내는 진짜 반전은 오영의 사랑이나 (그녀가 시도하는) 유혹이 아니라, 이모가 오영에게 물려주려 했던 상속(사랑)에 있었다. 협박 메시지로 시작되는 본격적인 미스터리는 독자로 하여금 협박범의 정체와 그 동기를 추리하게 만든다. 그리고 결말에서 드러나는 비밀은 결국 우리에게 사랑이란 무엇인지 묻게 한다.

#서평 #영의상속 #독고솜에게반하면 #허진희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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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보지 말 것 - 미니어처 왕국 훔쳐보기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 그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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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열어보지 말 것>의 작가 쓰네카와 고타로는 <야시>와 <금색기계> 두 작품으로 이미 한국에서도 유명한 작가이다. 작가의 전작들이 장르소설을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큰 인기를 얻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일까? 읽기 전부터 더욱 관심이 갔다.



책 리뷰에 앞서 이 책의 아름다운 표지와 속지에 대해 말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책의 표지 디자인과 구성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이 책은 표지 디자인과 내지 디자인 모두 인상 깊었다. 가독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속지 컬러와 글씨체가 달라지는 연출이 특히 좋았다. 출판사의 섬세한 편집 덕분에 책이 더욱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책의 첫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은 폭우가 내리던 날 우연히 상자를 줍는다. 그리고 마법 상자 안에서 발견한 세계를 모형 세계라고 칭하며 관찰한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시작된 관찰자와 관찰당하는 자의 관계는 책의 전반에 걸쳐 독자와 등장인물이라는 새로운 관계로 정립된다. 관찰자에만 머물렀던 주인공이 직접 이야기에 개입하면서 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워지는데, 안타깝게도 독자는 책에 직접 개입할 수는 없지만, 쌍방향 대화가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몰입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처음에 <열어보지 말 것>의 특이한 설정과 배경에 약간 의아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놀랍게도 이 책은 설정에 관한 의구심을 그만큼 더 흥미롭고 궁금해지는 스토리로 몰아낸다. 또한 마법적이고 환상적이며 동시에 SF적인 요소가 있는 모험 소설로서 우리가 미처 꿈꾸지 못했을 법한 화려한 상상력을 동원한다. 허구의 이야기가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그 이야기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과 맞닿아있는 부분을 발견한다는 것일 테다. 특히 이 책에서 보여주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둘러싼 환상적인 시간 개념은 우리가 믿는 세계의 진실을 돌아보게 만든다.


#서평 #열어보지말것 #서평단 #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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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게무의 여름 - 제73회 소학관 아동출판문화상 수상작, 제71회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수상작 다산어린이문학
모가미 잇페이 지음, 마메 이케다 그림, 고향옥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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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푸르고 쨍한 색감의 표지가 지금의 계절과 잘 어우러지고,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수상한 화제작이라는 말에 궁금증은 증폭된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 이 책은 표지부터 내용까지 어른들에게는 되돌아갈 수 없는 어린 시절의 여름방학 추억을 떠오르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마 아이들에게는 없던 추억마저 만들어 줄 그런 동화이다.




<주게무의 여름>에서 네 명의 소년은 여름방학을 최고의 방학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진다. 네 명의 소년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열한 살의 여름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보낸다. 근육 위축증을 앓고 있는 소년 가쓰오와 친구들은 아마 내년에는 도전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도전들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친구들은 가쓰오를 소외시키거나 그의 한계를 규정 짓지 않고 친구로서 그와 함께한다. 이 책은 진정한 친구와 장애, 그리고 순간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책은 장애를 겪고 있는 소년을 등장시키지만, 장애나 그것에 뒤따라올 슬픔보다는 순간의 행복과 성취, 오늘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이야기한다. 뜨거운 여름날 소년들의 우정을 보며 우리는 추억을 여행하고, 오늘을 기억하고, 순간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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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나는 북유럽 동화 - 노르웨이부터 아이슬란드까지 신비롭고 환상적인 북유럽 동화 32편 드디어 시리즈 6
페테르 크리스텐 아스비에른센 지음, 카이 닐센 그림,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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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오늘은 현대지성의 드디어 만나는 시리즈의 [드디어 만나는 북유럽 동화]를 읽어봤습니다. 이 책은 노르웨이부터 아이슬란드까지 신비롭고 환상적인 북유럽 동화 32편이 담겨있습니다. 현대지성의 시그니처라고 할만한 아름다운 일러스트 삽화가 동화의 중간중간 배치되어 있고 보는 맛을 더해줍니다.



북유럽 동화를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이 동화들이 우리가 아는 익숙한 플롯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서 동시에 동화라고 하기엔 약간 현실적이고 냉소적이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이 책에 수록된 동화들은 우리가 들어봤을 법한 동화의 플롯을 따라갑니다. 그러나 이야기는 중반부, 후반부에 이를수록 우리가 들어보지 못한, 마치 우리가 알고 있던 동화에 후속 이야기를 더한 것처럼 새로운 전개로 흘러갑니다. 왕자를 되찾기 위한 공주의 여정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동화가 주는 교훈과 의미는 비슷하기 때문에 이 한 끗 차이가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북유럽 동화라고 생각하니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 동화는, 특히 이런류의 동화는 어린아이들은 물론이고 성인들에게도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에 담긴 현실적인 냉소가 책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 시니컬함은 아이들보다는 어른에게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럼에도 우리가 기대하는 옛날 서양 동화의 공식을 따르기 때문에 만족스럽습니다.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공주와 왕자가 등장하고 이성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마법과도 같은 일들이 펼쳐지는 것이 그렇습니다.

전반적으로 예쁜 일러스트 그림들과 익숙한 이야기임에도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드라마 같은 스토리가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배경과 어우러져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동화나 어린이 책, 청소년 소설을 좋아하는 성인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만합니다. 사실 다른 국가의 동화도 아닌 북유럽의 동화를, 누가 언제 읽어볼 기회가 있을까요? 이 책은 그 희귀하고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평 #현대지성 #북유럽동화 #드디어만나는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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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이야기들
발터 벤야민 지음, 파울 클레 그림, 김정아 옮김 / 엘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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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발터 벤야민은 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철학자다. 그의 대표작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이며, 나 역시 그가 제시한 여러 개념 중 '아우라'에 대해서만 알고 있었다. 아우라란 예술작품이 원본으로서 가지는 고유한 존재감이나 권위를 뜻하는데, 벤야민은 기술적 복제의 발달이 이 아우라를 소멸시킨다고 보았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이처럼 벤야민의 개념 하나만을 안다고 해서 그의 책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번에 읽은 책은 벤야민의 픽션을 모았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소설이라기보다는 에세이, 수필, 경험담, 서평, 꿈의 기록에 더 가까웠다. 특히 서평의 경우에는 비평문에 가까울 정도로 분석적인 글쓰기가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벤야민이라는 인물의 다면적 사유 세계를 보여준다.



출판사 서평에서도 언급되었듯, 이 책은 벤야민이 문학적 글쓰기와 비평적 글쓰기 사이의 경계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음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수록된 단편들은 때로는 결말 없이 끝나거나, 독자가 유추조차 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마무리되곤 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완결된 이야기의 모음이라기보다는, 발터 벤야민의 단상과 아이디어가 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사유의 스케치북에 가깝다.

하지만 어려운 만큼, 이 책은 분명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큰 감흥을 받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발터 벤야민의 논픽션을 이처럼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어디에 있을까? 그의 다양한 글쓰기 방식을 한데 모은 책은 드물기 때문에, 벤야민을 더 깊이 공부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라면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형식의 경계를 허무는 이 독특한 구성은 벤야민 특유의 사유 방식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그의 세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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