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잔잔했다. 해안을 찰싹찰싹 때릴 뿐이었다. 마리아는 청바지를 입은 채 바닷물이 무릎까지 찰 때까지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녀는 잠시 멈추어 서더니, 세 번에 걸쳐 카슈비아 말로 뭔가를 외치며, 양팔을 커다란 그릇처럼 만들어 내밀었다. 그러자 넙치가, 납작하게 생긴, 몇천 살은 먹었음직한, 시커멓고 거죽에 돌기가 돋은 예의 그 주름투성이 넙치가, 아니, 이제 더 이상 나의 넙치가 아닌 그녀의 넙치가 아주 새로운 넙치인 양 바다로부터 풀쩍 그녀의 품을 향해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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