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이종필 교수의 특강이 있었다. 그 강연의 핵심이 이 책의 제1장에 담겨있다.작가이신 이종필 교수가 말하는 한국형 천재. 곧 잘 외우고, 계산 잘하는 사람이다. 그래야 우등생이 되고 대학도 잘 간다. 이런 천재. 물론 유용하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해도 암기력과 이해력과 산술력은 있으면 땡큐다. 그러나 작가의 우려는 '지나침'에 있다.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경쟁구도 속에 있다보니 딱 거기서 멈춘거다. 잘 외운 지식으로 공유하고 성장하고 적용하고 소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개인의 성장 중심이다. 뛰어난 계산능력을 갖추어도 기계같은 차가운 마음이라면 세계를 위험에 빠뜨릴 기술만 만들어낼지도 모른다.과학 수업에서 제일 먼저 강조해야 하는 건 아무것도 믿지 말라는 거다. 교과서도 믿지 말고, 논문도 믿지 말 것! 스스로 의문을 갖고 탐구하며 밝혀내려는 노력이 곧 과학의 그발전을 위한 기본자세인 것이다.또한 혼자만 잘하는 시대는 끝났다. 아우를 줄 알고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끄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다. 개인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되 동료와 협력할 수 있는 자세. 참 많이 들어본 말이지만 다시금 우리의 발걸음이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지 되짚어보게하는 울림이 있다.지식의 전달과 습득이 아니라 지혜의 공유와 체화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34p.)한국교육에 대한 진단이자 제언이다. 그렇다면 지혜를 쌓고 공유할 줄 알고, 우리 삶 속에 스며들게 하려면 어떤 교육이 이뤄져야 할까? 작가는 이 질문에 대해 독자들과 함께 고민하고 대화하며 찾아갈 의지를 보인다. 그 역시 20세기에 고등교육을 끝내고 21세기의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 자문하면서 말이다.인문학 열풍이 불면서 세상 어느 학문과도 연결되지 않은 인문학이 없음은 자타가 인정하는 사회다. 과학 역시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는 책들이 수없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과학은 왜 인문학과 닿아 있을까?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과학은 역사역사상 가장 훌륭한 지식 창출 플랫폼이다.(55p.)수많은 과학자들이 순수자연과학에서 출발해서 얼마나 다양한 학문과 기술을 만들어냈는가. 인간의 삶에 필요에 따라 발견하고 발전시켜 온 과학이 인문학적 태도나 관점 없이는 절대로 삶에 녹아들어오기 힘든 법이다.이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우리의 태도가 과학적일 때 우리는 삶에 더 가까이 갈 수 있고, 서로의 분야를 융합해서 다양한 삶의 구석구석에 산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반해본 경험이 있나요?
만약 그렇다면 어느 순간 무엇이 당신의 마음을 흔들었나요?
누군가가 좋아질 때, 우린 아주 사소한 것에 마음이 간다. 또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것이 더 특별해보이기도 한다.
소녀는 죽어가는 해바라기 앞에서 "다시 살아."하고 말을 건네는 부반장의 모습이 여운처럼 마음에 남는다. 그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니 알아채지 못했던 부반장의 정겨운 미소, 따스한 마음, 다정한 목소리들은 그날 이후 소녀의 마음속에 파장을 일으킨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일은 정말 기적같은 일이다. 어떤 이는 그런 경험을 평생의 운이라 여기고, 어떤 이는 그런 일은 다시 없을 복이라고 한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상대방도 나를 똑같이 아니 그 이상 좋아해주고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은 정말이지 세상이 너무나 아름다운 나의 우주로 변신한 것만 같다.
소녀는 그렇게 부반장을 향한 마음의 꽃을 피운다.
그리고 연애가 시작되었다.41p.
그리고 연애가 시작되었다.
41p.
그러나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연애였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그걸 알기에 둘은 헤어진다. 마음이 가는 데로 살아야 행복할텐데 소녀와 부반장은 마음의 방향을 이제 그만 접기로 한다.
다행히, 마냥 슬픈 것만은 아닌 작품이다.
소녀는 부반장을 좋아했던 그 마음을 선물처럼 간직했고, 평생의 운을 다 써버렸다는 표현으로 아름답게 남겼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부반장을 만나러 간 놀이터에서 발견한다. 막 뛰어오다가 우뚝 멈쳐 선 사람, 그러다가 다시 걸어오는 그 얼굴.
조금씩 새어 나오던 웃음이 커져간다.
연애의 방식이나 연애관을 다 떠나서, 참 아름답게 표현한 소설이다.
그리고 '찐우정'이란 관점에서 그들의 추억을 바라봐도 좋을 것 같은 작품이다.
그들은 지칠 대로 지쳤다.
운석이 떨어지면서 지구는 대혼란에 빠지고, 등장인물들은 피난을 갔다가 겨우 다시 집으로 돌아온 상태였다.
지구상에는 약6,500만년 전 멕시코 유카탄 반도 북부에서 운석 충돌의 흔적이 발견된 이후 계속해서 운석 충돌설은 유효하다. 그러기에 이를 소재로 한 소설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21일 4시간 15분 남았습니다.15p.
21일 4시간 15분 남았습니다.
15p.
5분마다 지구 최후의 날을 카운트다운하는 라디오 방송에 귀를 기울이고 있기에는 생사를 가르는 식량난이 극심하다.
만약, 지구가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면 어떤 일이 생길지 생각해보면 이 작품 안에서의 사건과 갈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수십억 짜리 집 한채도 생수 한 트럭으로 교환할 수 있는 세상, 순수한 우정을 짖밟고 식수를 탈취하는 세상, 멸망의 순간이 다가오는데도 가족과 힘께하는 시간보다 부를 축적하려는 인간성이 난무하는 세상..
과연 이런 순간 우리는 어떤 삶을 선택할까?
짧지만 강렬한 마무리를 담은 소설을 차마 덮을 수 없을만큼 마음이 먹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