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독고독락
이필원 지음, 예란 그림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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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반해본 경험이 있나요?

만약 그렇다면 어느 순간 무엇이 당신의 마음을 흔들었나요?

누군가가 좋아질 때, 우린 아주 사소한 것에 마음이 간다. 또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것이 더 특별해보이기도 한다.

소녀는 죽어가는 해바라기 앞에서 "다시 살아."하고 말을 건네는 부반장의 모습이 여운처럼 마음에 남는다. 그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니 알아채지 못했던 부반장의 정겨운 미소, 따스한 마음, 다정한 목소리들은 그날 이후 소녀의 마음속에 파장을 일으킨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일은 정말 기적같은 일이다. 어떤 이는 그런 경험을 평생의 운이라 여기고, 어떤 이는 그런 일은 다시 없을 복이라고 한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상대방도 나를 똑같이 아니 그 이상 좋아해주고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은 정말이지 세상이 너무나 아름다운 나의 우주로 변신한 것만 같다.

소녀는 그렇게 부반장을 향한 마음의 꽃을 피운다.

그리고 연애가 시작되었다.

41p.

그러나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연애였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그걸 알기에 둘은 헤어진다. 마음이 가는 데로 살아야 행복할텐데 소녀와 부반장은 마음의 방향을 이제 그만 접기로 한다.

다행히, 마냥 슬픈 것만은 아닌 작품이다.

소녀는 부반장을 좋아했던 그 마음을 선물처럼 간직했고, 평생의 운을 다 써버렸다는 표현으로 아름답게 남겼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부반장을 만나러 간 놀이터에서 발견한다. 막 뛰어오다가 우뚝 멈쳐 선 사람, 그러다가 다시 걸어오는 그 얼굴.

조금씩 새어 나오던 웃음이 커져간다.

연애의 방식이나 연애관을 다 떠나서, 참 아름답게 표현한 소설이다.

그리고 '찐우정'이란 관점에서 그들의 추억을 바라봐도 좋을 것 같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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