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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 대한 생각 - 월스트리트가 가장 신뢰한 하워드 막스의 20가지 투자 철학
하워드 막스 지음, 김경미 옮김 / 비즈니스맵 / 2012년 9월
평점 :
투자에 대한 생각 The Most Important Thing in 2011
- 지은이: 하워드 막스 Howard Marks
- 옮긴이: 김경미
- 비즈니스맵 / 2012-09 / 297쪽 / \15,000
투자와 관련된 책 중에서 2~3년에 한번쯤은 다시 읽게 되는 책이 꽤 됩니다. 저의 (붕어 수준의)기억력으로는 매년 읽어도 새롭겠지만^^ 그래도 되새김을 위한 최소한의 기간이 그 정도인데요. 이 책은 앞으로 몇 년 동안 1년에 한번씩은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읽기에 어렵지는 않지만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경험이 필요한 책으로 느꼈는데, 이는 과거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벌어졌던 많은 일을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으며 몰랐던 사례와 사건들에 대해 알아나간다면 저자가 들려주는 귀한 교훈들은 한 단계 발전한 투자자가 되는데, 큰도움이 되는 책임에 틀림 없습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을 쓴 목적과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씀을 서술했는데, 책 읽는 내내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에는 주로 나의 투자철학이 담겨있다. 이 철학은 내 삶의 신조이자, 내 투자 인생에서 종교와 다름없다. 그것은 나를 계속해서 발전시켜주는 지침이었기에, 나는 이를 전적으로 신뢰한다. 확신하건대, 내가 여러분에게 전하는 메시지들은 가장 오래 남을 것이며, 미래에도 여전히 가치 있을 것이다.
우선 투자 행위가 발생하는 시장 환경에 대해, 다음은 투자자에 대해, 투자 성공이나 실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설명했다. 마지막 장에서는 앞에서 설명한 서로 다른 개념들을 취합해 하나로 요약했다.
그리고, 책을 읽다 보면 묘한 위축감을 느끼게 되는데, 그런 제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이 저자는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 미리 용기를 주시네요.
내가 가진 정도의 철학은 조금만 깨어있는 정신으로 인생을 살면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와 관련된 책에 대해 독후감을 꽤 썼지만 늘 하게 되는 생각은 독후감을 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책에서 다시 읽고 싶었던 글을 따로 옮겨 정리하는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책은 책 문장 하나하나 모두를 읽고 또 읽어야 할 보물의 집합소라 말할 것도 없는데요. 그래서 책을 읽을 때마다 밑줄을 긋는 문장이 늘어났는데 그 중에서 순전히 저의 편견에 맞춰진 글을 옮겼습니다. 이제부터 시작~
3장과 4장에서 가치, 가치투자 그리고 성장투자에 대한 저자의 명쾌한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가장 오래되고 가장 단순한 투자 규칙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싸게 사서 비싸게 팔라!
투자에서 확실히 성공하려면, 가장 먼저 내재가치의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정확한 내재가치 평가 없이 투자자로서 지속적인 성공을 희망하는 것은 말 그대로 희망일 뿐이다.
기본적 분석 과정에 충실하지 않은 모멘텀 투자와 같은 단순한 투자 방식을 제외하면, 우리에게는 기본적 분석에 속하는 두 가지 투자전략이 남는다. 가치투자와 성장투자가 그것이다. 가치투자자의 목적은 증권 가격이 현재의 내재가치보다 쌀 때 사는 것이고, 성장투자자의 목적은 미래에 가치가 빠르게 상승할 증권을 찾는 데 있다.
가치투자자들에겐 자산이란 일시적인 개념이 아니다. 자신이 혹은 타인이 그것에서 투자할 만한 매력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자산은 확인 가능한 내재가치를 지닌 유형의 존재로, 그들을 내재가치보다 싼 가격에 살 수 있을 때라야 매입을 고려한다. 따라서 그들에게 현명한 투자는 내재가치 평가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때의 평가는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가치투자자들의 첫 번째 목적은 기업의 현재가치를 수량화하여 증권을 매우 싸게 살 수 있을 때 매입하는 것이다. 가치투자자들은 주식의 현재가치가 현재 가격에 비해 높다는 확신에서 주식을 매수한다. 즉, 내재가치가 미래에 크게 성장할 것 같지 않아도 매수한다.
가치투자자에게 투자의 시작은 가격이어야 한다. 너무 비싸게 매입하고도 나쁜 투자는 아닐 만큼 좋은 자산은 없으며, 충분히 싸게 매입하고도 좋은 투자가 아닐 만큼 나쁜 자산은 없다.
어쩔 수 없이 매도하는 사람에게서 매수하는 것은 최고의 상황이지만, 반대로 어쩔 수 없이 매도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다. 그러므로 최악의 시기에도 상황을 잘 정리하여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기 자본과 강한 의지력이 필요하다.
성장투자는 가치투자의 인내심과 모멘텀 투자의 성급함 사이 어디쯤엔가 자리한 투자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성장투자의 목적은 장밋빛 미래를 가진 기업을 찾는 것이다. 기업이 가진 현재의 특성보다는 잠재력을 더 중요시한다.
성장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는 이유는 가치가 미래에 빠르게 성장하여 상당히 높게 평가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즉 주식의 현재가치가 현재 가격에 비해 낮더라도 매수한다.
선택의 문제는 가치와 성장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가치와 미래가치 사이에 있는 것이다. 성장투자는 미래에 실현될 수도 있고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는 기업의 실적에 투자하는 것인 반면, 가치투자는 기업의 현재가치 분석을 토대로 투자하는 것이다.
가치투자를 고수하는 투자자는 미래에 대한 추측을 피하게 되고, 성장투자는 미래에 대한 추측만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으면 참으로 간단하겠지만, 이는 상당한 과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기업의 현재가치를 규명하려면 그 기업의 미래에 관한 견해가 필요하고, 결과적으로 예측 가능한 거시경제 환경,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 과학기술의 발전 등을 고려해야 한다. 내재가치만큼 지불한 안전한 투자일지라도 기업의 자산이 적자를 내는 운용이나 잘못된 인수를 통해 낭비된다면 실패를 면치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도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다음과 같이 표현해도 무방할 것 같다.
“성장투자는 미래와 관련 있는 것이고, 가치투자는 현재 고려할 사항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미래와의 관계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리스크
- 저자는 투자는 미래를 상대하는 것이고 우리는 미래에 대해 확실히 알지 못하므로 리스크를 피할 수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리스크에 확실하게 대처하지 않는다면 장기간 성공하지 못하므로 투자자가 할 일은 첫째 리스크를 이해하고 다음은 리스크가 높을 때를 인지하고 최종적으로 리스크를 제어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리스크는 복잡하고 중요한 문제라면서 3개 장에 걸쳐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해서 설명했습니다.
리스크에는 많은 종류가 있지만 변동성은 그 중에서 가장 리스크와 거리가 멀다. 이론에 의하면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큰 투자일수록 더 많은 수익을 요구한다. 그러나 시장이 투자비용을 정하는 방식이 변동성이 큰 투자일수록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라면, 그런 변동성-수익 관계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데 나는 아직 그런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
나는 투자자들이 변동성에 대한 우려보다는 자본금 손실에 대한 걱정이나, 수익률이 너무 낮아서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돈을 잃을지 모르니 좀 더 큰 상승 잠재력이 필요해”가 “가격 변동이 있을지도 모르니 좀 더 큰 상승 잠재력이 필요해”보다 훨씬 더 말이 된다. 따라서 리스크는 절대적으로 돈을 잃을 가능성이라고 확신한다.
시장이 호황일 때 최고의 성과는 종종 가장 큰 리스크를 감수한 이들에게 돌아간다. 그렇다면 이들은 호황기에 시장에 참가하여 베타를 늘렸기 때문에 현명한 것인가, 아니면 단지 선천적으로 공격적인 유형이었는데 상황의 도움을 받은 것뿐인가? 나심 탈렙은 이런 사람들을 <운 좋은 바보>라고 부르는데, 단기적으로는 숙련된 투자자와 운 좋은 바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최악의 경우란 어쩌면 과거에 우리가 본 것 중에서 최악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일이란 앞으로 더 나빠질 수 있는 것이다.
경기가 침체되면 리스크가 증가하고, 호경기가 되면 리스크가 감소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사실은 이렇다. 호황일 때는금융불균형이 커지면서 리스크가 증가하고, 불황일 때 그 모습을 드러낼 뿐이다.
- 앤드류 크로켓, JP모건 사장
리스크 관리에 대한 보상은 후하지도 않고 그나마도 경기가 좋을 때는 절대로 주어지지 않는다. 리스크가 숨어 있어서 잘 안 보이기 때문이다. 리스크(즉 손실 가능성)는 식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손실이며, 손실은 대체로 리스크가 부정적인 상황과 충돌했을 때만 발생한다.
장기적인 투자 성공으로 가는 길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리스크 제어에 있다. 전체 투자 이력을 통틀어 대부분 투자자들의 성과는 성공사례가 얼마나 대단했느냐 보다는, 실패사례가 얼마나 되고 그 사례들이 얼마나 나빴는지에 의해 결정된다. 리스크를 능숙하게 제어하는 것은 탁월한 투자자임을 보여주는 징표다.
8장은 2007년~2008년 금융위기에 대한 얘기를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풍부한 간접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주기는 자기교정(self-correcting)적이며, 주기의 전환이 꼭 외부 사건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주기가 영원히 계속되지 않고 스스로 전환하는 것은 추세가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공은 그 자체로 실패의 씨앗을 품고 있으며, 실패는그 자체로 성공의 씨앗을 품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가끔씩 상승추세 또는 하락추세가 오랫동안, 또는 극단적으로 지속되면 사람들은 <이번엔 달라>라고 말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지정학, 금융기관, 과학기술, 또는 오랜 원칙을 쓸모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린 행동의 변화를 예로 든다. 또한 최근의 추세를 추정하여 투자 결정을 한다. 그러고 나면 오랜 원칙이 여전히 적용된다는 것이 입증되고, 주기는 다시 시작된다. 나무는 하늘 높이로 자라지 않으며 대부분의 현상에는 주기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 예측할 수는 없지만 대비할 수는 있다.
투자 시장의 특성
시장 상황이 좋고 가격이 오르면, 투자자들은 신중함 따위는 잊고 매입을 서두른다. 그러다 혼란의 시기가 도래하여 자산이 저가 매입 대상이 되면,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감수할 의지를 잃고 매각을 서두른다. 이러한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현자가 시작한 일을 바보가 마지막에 뛰어들어 마무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초강세장의 후반기에 사람들은 호황이 끝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기꺼이 주가를 지불한다는 것이다.
- 경기의 바닥은 밀물 또한 있다는 것을 모두가 잊을 때 찾아온다. 그때를 위해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부정적 영향과 맞서라
탐욕과 낙관주의가 한데 어우러지면, 사람들은 높은 리스크 없이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희망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유행하는 주식에 비싼 가격을 지불하며, 혹시 가치가 조금이라도 더 상승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주식을 보유하는 행동을 계속하게 만든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두가 알게 될 것이다. 자신들의 기대가 비현실적이었고, 리스크가 무시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몇 년이 채 안 되어 똑같거나 유사한 상황이 다시 발생하면, 이를 겪어보지 못한 종종 젊고 늘 확신에 차 있는 세대가 이 상황을 금융계와 더 크게는 경제계에서 대단히 혁신적인 발견인 양 환호한다. 투자만큼 역사를 반영하는 분야도 없을 것이다. 과거의 경험은 그저 기억의 일부가 되어, 현재의 불가사의를 평가할 통찰력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나 의지하는 원초적 수단으로 평가절하된다.
-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금융 도취의 짧은역사 1990]
테크놀로지, 전자상거래, 통신주에 대한 전반적 과열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이들 기업의 잠재력에서 생겨남은 물론이다. 이런 추세가 우리에게 익숙한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거나, 불과 몇 년 전의 세상과 너무나도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음을 나 역시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문제는 어떤 주식들이 승자가 될 것인 지와 그 주식들이 오늘날 정말로 그만한 가치가 있느냐를 규정하는 데 있다.
테크주, 인터넷주, 통신주들이 너무 비싸고, 곧 하락할 것이라 말하는 것은 화물열차 앞을 가로막고 서 있는 것에 비교할 수 있겠다. 하지만 나는 이 정도는 말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주식들이 호황의 혜택을 받았으므로 회의적인 관점에서 분석해야 한다.
- 버블닷컴 /2000-01-03 메모
-> 1990년대 말부터 2000년초까지 벌어졌던 IT버블은 워낙 강렬했습니다. 2008년의 금융위기와는 많이 다른 형태였는데, 버블은 모습을 바꿔가며 수시로 등장해서 대다수 순진한 사람들의 재산을 몇 안 되는 얍삽한 투기꾼의 주머니로 몰아 주곤 합니다.
역발상 투자
다른 이들이 업무를 수행할 때 신중함이 덜 할수록, 우리는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
- 워런 버핏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을 똑같이 하는 것은, 그들의 행동과 당신의 행동으로 어느 정도 부풀려진 변동성에 당신을 노출시키는 것이다. 절박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수의 일원이 되는 것은 확실히 달가운 일은 아니지만, 그 상황을 피하려면 흔치 않은 기술, 통찰력, 자제심이 필요하다.
- 현실주의자의 신념
궁극적으로 가장 수익성 있는 투자 행동은 역발상투자가에 대한 정의에서 알 수 있다. 즉 모두가 팔 때(따라서 가격은 하락) 당신은 매수하고 있거나, 모두가 살 때(따라서 가격은 상승) 당신은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외로운 싸움을 하는 당신은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그러면 당신과 반대로 <모두>에 속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편할것이라고 어떤 근거로 말할 수 있는가? 그것은 다만 모두가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훌륭한 투자에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음을 알 수 있다.
1.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거나, 평가하지 못하는 가치를 보는 것
2. 그리고 그 가치가 실현되도록 하는 것
- 첫 번째 요소로부터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은 훌륭한 투자는 직관력 있고, 관습이나 인습으로부터 자유롭고, 또는 행동이 빠른 투자자들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성공적인 투자자들은 고독한 길을 오랫동안 혼자 걷는다고들 말한다.
무엇이 문제인지는 확실해졌다. 다수의 사람들의 고점에서 낙관적이고, 저점에서 비관적인 것이 문제다. 따라서 이런 상황을 유리하게 이용하려면 우리는 고점일 때 만연한 낙관론에 회의적이고, 저점일 때 만연한 비관론에 회의적이 되어야 한다.
- 시금석
내가 직접 봐온 최고의 투자자들에게는 확실히 공통적인 요소가 있다. 그들은 대체로 도전적이고, 마음이 불편한 것을 감수하는 역발상투자가들이다. 경험이 많은 역발상투자가들은 조직에 속하지 않는 데서 위안을 삼기도 한다.
가능한 한 조심성과 기술을 가지고 폭락 중인 주식을 사는 것은 역발상투자가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내재가치의 개념이 매우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두가 팔고 있을 때 역으로 살 수 있는 가치를 볼 줄 아는 견해가 우리에게 있다면, 그리고 그 견해가 옳기만 하다면, 최소한의 리스크로 최고의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저가 매수 대상을 찾아라
현명한 포트폴리오 구축 프로세스는 가장 좋은 종목을 매입하기 위해 그보다 못한 종목을 매도하고, 최악의 종목은 피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이 프로세스를 구성하는 주요소로는,
1. 잠재적인 투자 대상 목록
2. 목록에 있는 투자 대상의 내재가치 평가
3. 내재가치와 비교해서 가격이 어떠한지 판단하는 것
4. 각각에 포함된 리스크와 리스크를 포함했을 때 전체적인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 등
가능성 있는 후보를 골라낸 후 다음 단계는, 그 안에서 투자대상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잠재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이나, 비용 대비 가치가 가장 높은 것을 골라야 한다. 이는 [증권 분석] 편집자인 시드 코틀(Sid Cottle)이 <투자는 상대적인 선택의 훈련>이라는 얘기를 내게 하면서 함께 했던 말이다. 나는 이 말을 35년 동안 명심하고 있다.
시디의 이 간결한 표현은 두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1. 투자 프로세스는 정밀하고 훈련되어야 한다.
2. 반드시 비교해야 한다.
-> 프로세스 구성 요소 중 4항은 너무 어려운 조건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시드 코틀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에 대해 추가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어려운지라 저자와의 격차를 느끼게 되었는데, 다음 번 읽기를 통해 이해의 간격이 좁혀졌으면 합니다. 다만 앞의 3개 항만으로도 <현명한 포트폴리오> 구축에는 부족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격이 하락하거나 상승하거나, 따라서 장래 수익이 높거나 낮거나 상관없이 우리는 최고의 투자 대상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시장을 바꿀 수 없는 이상 시장에 참가하고 싶다면, 존재하는 모든 가능성 중에서 최고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상대적 결정이다.
인내심
언제나 최고의 결과만 나오는 일이란 세상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즉 저가 매수를 기다리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 되는 경우가 많다.
투자 대상을 뒤쫓는 것보다, 투자 대상이 당신 눈앞에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어떤 자신을 매입해야겠다고 처음부터 정해 놓지 말고, 매도자가 팔아야겠다고 한 것에서 자산을 고른다면 더 싸게 살 수 있다. 투자에서 기회주의자는 자산이 싼 값에 제공되기 때문에 매수한다. 자산이 싸지 않을 때 하는 매수에는 특별한 것이 전혀 없다.
시장 상황을 인식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투자 성공에 있어 필수적이다. 반면 투자 실패를 불러올 수 있는 행동으로는 3가지를 들 수 있는데, 가장 현명하지 못한 행동들이다.
1. 시장 상황을 인식하지 않고 행동하는 것
2.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행동하는 것
3. 그 상황을 우리가 어느 정도는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것
과거는 과거일 뿐 되돌릴 수 없다. 그리고 그 과거가 우리를 지금의 상황에 처하도록 만들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주어진 상황을 고려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결정을 하는 것이다.
- 투자의 본질
확실한 매입 기회는 자산 보유자가 어쩔 수 없이 팔게 되었을 때 생기고, 그런 위기 상황에서는 드물게 최고의 매입 기회들이 대거 나타난다.
위기가 진행되는 동안 중요한 것은, 매각을 하게 만드는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서, 매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그러한 기준을 충족시키려면 가치에 대한 확고한 신뢰, 레버리지를 거의 또는 전혀 이용하지 않는 것,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자본, 강한 배짱 등이 투자자에게 필요하다. 역투자가다운 태도와 튼튼한 재무상태표가 기반이 되는 인내심 있는 기회주의자는 위기 상황에서도 놀라운 수익을 낼 수 있다.
내가 아는 단 한 가지는 내가 모른다는 것!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의 예측자가 있다. 모르는 사람들과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다.
-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무엇인가를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우리를 두렵게 만든다. 하지만 그보다 더 두려운 것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자신이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 의해 세상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 아모스 트버스키
금전적 손실을 입는 사람들에는 두 부류가 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과, 모든 것을 아는 사람들이다.
- 헨리 코프먼
몰라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 마크 트웨인
알 수 없는 미래에 투자하는 것은 가능성이 낮은 일이지만, 미래를 알기 어려운 상황에서 마치 미래를 아는 것처럼 투자하는 것은 미친 짓이나 다름없다.
지금 위치는?
-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어도,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저자는 시장 주기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면서 이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답은 없지만 시장 주기에 대처하는 세 가지 투자법이 있다고 하는데요.
첫째,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기보다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노력을 두 배로 늘림으로써 최대한 예측치를 높이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만족할 만큼 입증된 게 없다고 합니다.
둘째, 미래를 알 수 없음을 인정하고 주기를 무시하는 방법입니다. 즉 우량주에 투자해서 계속 보유하는 방법으로 저자는 장기 보유 전략(buy-and-hold approach)이라고 합니다.
-> 올해 출간된 하워드 막스의 책, [투자와 마켓사이클의 법칙 Mastering the Market Cycle]을 읽으면서 제가 반박하며 제시했던 해결책과 가깝습니다. 굳이 어려운 방법이 아니더라도 싼 주식을 사서 제 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보유하는 방법은 시장을 이길 수 있는 단순한 투자법입니다.
셋째, 저자가 생각하는 가장 옳은 방법으로 각각의 주기에서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서 있는 자리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 주기를 예측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대략 파악하고서 대응하자는 뜻으로 보이는데, 저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방법입니다.
행운
나는 안다 유파의 행동은 미래는 하나이며, 그 미래를 알 수 있고 정복할 수 있다는 견해를 기반으로 한다. 반면 내가 속한 나는 모른다 유파는 확률분포의 측면에서 미래의 사건을 생각한다. 이것이 큰 차이점이다. 후자의 경우 우리는 하나의 결과가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그 외에도 다른 많은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해 다른 결과들이 우리가 예상하는 결과보다 일어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생각할 것이다.
방어적인 투자
- 2007년 저자는 투자경력 35년째였는데, 의외로 (많은 투자자들의)투자 경력들이 짧더라는 데 놀랐다고 합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사라진 이유는 홈런을 치는데 실패해서가 아니라 삼진을 많이 당해 경기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이라면서 투자란 (삼진을 많이 당할 수밖에 없는)홈런을 많이 치는 게 아니라 안타를 많이 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세상에는 나이 든 투자자도 있고 대담한 투자자도 있지만, 나이 들고 대담한 투자자는 없다.
-> 대단한 말은 아니지만 워낙 뜨끔한 말씀이라 굵은 글씨로 옮겼습니다. 원래 대담하지도 않았지만 이제는 더 더욱 대담하지 않은 나이 든 투자자, 숙향^^
신중한 사람들은 실수를 하는 일도, 훌륭한 시를 쓸 일도 드물다.
- 이 말은 두 가지 관점으로 볼 수 있으며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신중함은 우리를 실수로부터 멀어지도록 해주지만, 대단한 성과로부터도 멀어지게 할 수 있다.
나는 리스크를 제어하면 장기적으로 뛰어난 실적을 낼 수 있는 탄탄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심스럽게 투자하고, 좋은 가치와 상당한 안전마진을 고수하며, 자신이 모르는 것과 제어할 수 없는 것을 늘 의식하는 것은 내가 아는 최고의 투자자들이 가진 특징이다.
- 최고의 투자자가 되기를 망설이지 마라
불리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을 확실히 하는 것과 유리한 환경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은 양립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 두 가지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함정
금융위기는 대체로 이전에는 한 번도 일어난 적 없었던 사건들이 이를 견디지 못하도록 설계된 리스크가 크고 부채가 많은 구조와 충돌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가령 모기지 파생상품은 주택가격이 전국적으로 하락한 적이 이전에는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현대 통계상에서는 없다), 앞으로도 그럴 리 없다는 것을 전제로 설계되고 등급이 평가되었다. 그러나 이런 예상 때문에 우리는 직격탄을 맞았고,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설계된 구조들은 사장되었다.
서문에서 <앞에서 설명한 서로 다른 개념들을 취합해 하나로 요약했다>는 마지막 20장입니다.
성공적인 투자, 또는 성공적인 투자 경력을 위한 최고의 기반은 <가치>다. 즉 당신이 매입을 고려하는 자산이 가치가 있는지 잘 알아야 한다.
가치에 대한 견해는 확고한 사실적, 분석적 기반을 바탕으로 해야 하며 흔들림 없이 견지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언제 매매할지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 가치에 대한 확실한 이해만이 모두가 끝없이 오르기만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고평가된 자산으로 차익 실현을 할 수 있는 자제심과, 매일 시세가 하락하는 위기에서도 자산을 보유한 채<물타기>를 할 수 있는 배짱을 갖게 될 것이다.
가격과 가치 사이의 관계는 투자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입하는 것이 수익을 창출하는 가장 신뢰할 만한 방법이다.
최고의 투자자는 자신의 목표가 저가 매입 기회를 찾는 것이지, 좋은 자산을 찾는 것이 아님을 절대로 잊지 않는다.
가격이 가치 이하일 때 매입하는 것은 수익 가능성 창출뿐만 아니라, 리스크를 제한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고성장에 대한 비용을 따로 지불하지 않고, 한창 상승 추세를 타느라 과열된 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것도 리스크를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이다.
군중심리는 시계추처럼 규칙적인 패턴으로 움직인다. 낙관하다 비관하고, 곧잘 믿다가 이내 의심하고, 기회를 놓칠 것을 두려워하다 돈을 잃을것 을 두려워하고, 따라서 매입을 열망하던 상황이 매각이 다급한 상황으로 바뀐다. 이들 군중이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이유가 바로 이 시계추의 움직임에 있다. 그러므로 이들의 일부가 되는 것은, 결국 실패의 공식에 스스로를 대입하는 것밖에 안 된다. 반면, 극단적인 상황에서 2차적 사고를 하면 손실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되고, 결국 성공에 이르게 된다.
심리적인 영향력이 결코 과소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탐욕, 공포, 불신의 유예, 순응, 시기심, 자아, 굴복은 모든 인간 본성의 일부이며, 특히 극단적인 상황에서나 군중 사이에 이런 심리가 작용하면 이들은 그에 따라 행동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신중한 투자자도 느끼게 될 것이다. 우리 누구도 이런 투자자 심리로부터 면역성이 있거나 단절될 수 있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런 심리를 느끼게 되더라도 굴복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그것이 어떤 심리인지 있는 그대로를 인식하고, 그 심리에 저항해야 한다. 이성으로 감정을 극복해야 한다.
대부분의 추세는 강세든 약세든, 결국 도를 지나치게 되어 이를 빨리 눈치챈 사람들에게는 이익을 주지만, 마지막에 동참하는 사람들에게는 불이익을 준다. 그런 이유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투자 격언은, <현자가 시작한 일을 바보가 마지막에 뛰어들어 마무리한다>이다. 과열된 상황에 저항할 수 있는 흔치 않은 능력은 성공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특징이다.
과열된 시장 상황이 언제 식을지, 반대로 하락세가 언제 오를지를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리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는 모르더라도, 우리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는 알아야 한다.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통해 시장이 현재 주기의 어디쯤 와 있는지를 추측할 수 있다. 다른 투자자들이 태평할 때 우리는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그들이 패닉 상태에 있을 때 우리는 긍정적으로 변해야 한다.
확실한 가치, 가치에 비해 낮은 가격, 비관적인 군중심리를 기반으로 매입하면 최고의 결과를 얻을 것이다. 그렇지만상황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되기까지 오랫동안 불리할 수도 있다. 가격이 너무 싸다는 것이 <곧> 오른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두 번째 격언이 바로 이와 관련 있다. 즉 <시대를 너무 앞서 나가면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판단이 옳았음이 입증될 때까지 충분히 오랫동안 포지션을 유지하려면 인내심과 배짱이 필요하다.
공격적 투자는 잘되면, 특히 경기가 좋을 때 짜릿한 결과를 낼 수 있지만, 방어적 투자만큼 신뢰할 수 있는 수익을 내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손실 발생률이 낮고 손실의 정도 또한 낮아야 가장 뛰어난 투자기록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하락 종목만 피한다면 상승 종목은 알아서 잘할 것>이라는 오크트리의 모토는 수년간 제 역할을 잘해주었다. 심각한 손실을 낼 가능성이 없는 종목만으로 분산투자하는 포트폴리오는 투자 성공을 위해 더없이 좋은 출발점이다.
리스크 제어는 방어 투자의 핵심으로, 방어적인 투자자들은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잘못된 일을 하지 않는 것에 큰 비중을 둔다.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남는 능력을 확실히 하는 것과, 강세장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문제이므로 투자자들은 그 두 가지를 놓고 어떤 식으로 균형을 이룰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방어적인 투자자는 물론 전자에 비중을 둔다.
안전마진은 방어 투자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미래가 바라는 대로만 된다면야 대부분의 투자가 성공적일 것이지만, 미래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라도 성과가 웬만하려면 안전마진이 필요하다. 투자자는 이론보다는 현실에서 지속적인 유형의 가치를 고집함으로써 안전마진을 획득할 수 있다. 즉 가격이 가치 이하일 때만 매입하거나, 레버리지를 피하거나, 분산투자하는 것이다. 이런 요소들에 치중하다 보면 호황일 때 수익이 제한될 수도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피해를 입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 또한 극대화될 것이다. 안전마진은 당신에게 버틸 수 있는 힘을 주고, 저점의 상황들을 헤쳐나갈 수 있게 해 준다.
리스크 제어와 안전마진은 포트폴리오에 항상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보이지 않는 자산>임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투자시점은 대부분의 시기에 상황이 좋은 편이지만, 방어의 가치가 명백해지는 시기는 불황일 때뿐이다. 따라서 상황이 좋을 때 방어적인 투자자는 자신의 수익이 비록 최대치보다 낮더라도, 리스크 보호책이 가동 중인 상태에서 달성되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설사 그럴 필요가 없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가장 훌륭한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무장하고 있는 요소 중에 하나는, 거시적 미래라는 관점에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우리가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투자자는 산업, 기업, 증권등 <알 수 있는 것들>을 앎으로써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초점을 좁힐수록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것을 알 수 있는 가능성은 커진다.
경제 예측과 투자관리 두 가지 측면에서 대개 정확한 예측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는 해도, 동일 인물이 두 번 그렇게 하는 일은 드물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장 성공적인 투자자들은 <대체로 정확한> 예측을 하는데, 이 경우가 나머지보다 훨씬 낫다.
투자를 공식화할 수 있다는 말은 이 책이든 다른 어디에서든 절대로 하지 않는다. 내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 중에 하나는, 일정하고 기계적인 투자 전략보다는 직관적이고 유연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책을 시작하면서 저자는 이런 말을 합니다. 7년 후에 출간된 [하워드 막스, 투자와 마켓사이클의 법칙 Mastering the Market Cycle]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저자는 우라가미 구니오의 [주식시장 흐름 읽는 법] 혹은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계란 모형의 순환이론]에 가까워 보입니다. 가깝게는 투자란 봄에 씨앗을 뿌려놓고서 추수할 가을을 기다린다는 사와카미 아쓰토를 연상시키는데요.
그러나 지표상으로 싼 주식 순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만으로도 시장보다 월등하게 높은 수익률을 올릴수 있다는 투자법은 많은 투자 대가들에 의해 증명되었습니다. 대표적인 분이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 Little Book that Still Beats the Market in 2006]의 저자인 조엘 그린블라트가 있고 PER, PBR, PCR 및 배당수익률 등 각종 투자지표를 이용해서 저평가된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시장을 이기더라는 (역사적)사실을 보여준 데이비드 드레먼 등이 있습니다.
가치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은 보기에 따라 퀀트투자, 즉 저자가 말하는 기계적인 투자 전략을 사용했다고 할 수 있는데, 그의 투자법을 추종한 제자들을 포함해서 이들 모두는 시장보다 월등하게 높은 수익률을 보여줬습니다.
주절주절 말이 많은 것은 하워드 막스의 말씀은 모두 지당하고 시장이 침체되었을 때 매수하고 시장이 과열되었을 때 매도하는 전략 역시 좋은 투자법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문제는)그가 주장하는 투자법이 결코 쉬워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긴 그는 책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그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나의 목표는 투자를 단순화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내가 가장 확실히 하고 싶은 것은 <투자가 얼마나 복잡한 것인가>를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다. 투자를 단순한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은 그 말을 믿을 수도 있는 사람들에게 대단히 큰 피해를 끼친다. 나는 투자와 관련된 수익, 리스크, 프로세스에 대해 보편적인 사고를 견지한다.
워런 버핏은 투자를 단순하지만 다만 (실행에 있어)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런 간결한 정의가 얼마나 무거운지는 투자 과정이 길면 길수록 그만큼 자주 만나는 어려운 상황을 겪으면서 깨닫게 됩니다. 몇 번 고비를 잘 버텨 넘기고 나면 (저자의 표현처럼)성공한 투자자가 되겠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 않습니다. (아마)하워드 막스는 실행의 어려움을 감안해서 버핏의 말씀에 대해서까지 경고한 것은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저는 제 경험을 밑천으로 단순한 투자법으로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투자가 얼마나 복잡한 것인가>를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겠다는, 저자의 무거운 말씀을 너무 부담스러워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훌륭한 책에(조심스레)딴지를 거는 것으로 마무리 합니다.
사족: 진작에 읽고서 옮겨둔 글이 꽤 많았습니다. 지난 주에 독후감을 썼던 저자의 [하워드 막스, 투자와 마켓사이클의 법칙 Mastering the Market Cycle]을 읽은 다음, 붕어 기억력을 탓하며 이 책을 다시 읽었고 당연히 더 많은 밑줄을 긋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책에서 좋았던 글을 옮기는 게 거의 다인 저의 독후감 쓰는 방식으로 인해 지나치게 길어졌습니다.
들어 낼 목적으로 몇 번 읽었으나 (애초 책을 읽으면서 밑줄친 글의 반도 옮기지 않았기에)한 두 문장 빼내는데 그쳤습니다. 중복되는 문장 몇 개도 워낙 중요하다 싶어 그냥 두었습니다. 제가 독후감을 쓰는 이유가 나중에 이 책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과 느꼈던 점을 파악하는데 목적이 있으므로 이 정도로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알맹이 없는 긴 글 읽으시느라 짜증이 나서 중도에 포기하신 분은 다행이지만 행여 사족까지 보시게 된 분께는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