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월스트리트로 간 경제학자 - 피터 번스타인의 55년 투자 리포트
피터 L. 번스타인 지음, 이건 옮김 / 비즈니스맵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월 스트리트로 간 경제학자 Economist on Wall Street in 1970, 2008
- 지은이: 피터 번스타인 Peter L. Bernstein
- 옮긴이: 이 건
- 출판사: 비즈니스맵 /319 쪽 / \15,000
저자는 경제학을 공부하고 대학에서 경제학을 강의한 경제학자이면서 투자전문가로서도 성공한 매우 드문 분 중의 한 분입니다. 2009 년 91 세의 나이로 별세하였는데, ‘시장을 뒤흔든 100 명의 거인들’의 저자인 켄 피셔가 지금 책을 쓴다면 마땅히 케인즈의 옆자리를 차지했을 분이라는 것이 책을 읽고 난 다음 제가 받은 느낌입니다.
책을 읽기 전까지 제 짧은 견문으로는 알지 못했습니다만 저자인 피터 번스타인은 존 템플턴, 워렌 버핏, 존 네프 등도 수상한 바 있는, 미 투자관리연구협회에서 수여하는 최고투자가상의 1997 년 수상자라고 하니, 실력은 충분히 검증되었다고 하겠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1955 년에서 1970 년 동안 사보 등에 게재한 논문을 기초로 하였고 논문 발표 후 실제 벌어진 상황을 추가하면서 당초의 예측이 얼마나 정확했는지 또는 잘못되었는지를 기술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를 통해 저자는 미래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며, 남의 의견에 의지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고민과 노력이 투자에서 성공하는 길이라고 합니다.
경제학자답게 저자는 거시 경제에 대해 자주 또한 많은 지면을 할애하였습니다. 투자에 있어 경제보다는 업종, 업종보다는 개별 기업에 집중하는 저로선 시야를 넓힌다는 점에서 일독할 가치가 있었습니다.
첫 장 ‘우선순위와 선택의 경제’란 제목은 시작부터 주눅이 들게 만들었지만, 의외로 내용은 평이한 표현이라…… 쉽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현 정권 들어 한 동안, 우리나라를 달궜던 감세냐 정부지출이냐 하는 것인데, 저자는 정부지출이 더 나은 정책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둘 다 했죠. 정확하게는 한다고 했다가 일부는(법인세율 인하 등) 재정적자가 너무 심해서 보류했습니다. 미국의 1970 년도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저자는 7 장 ‘경제철학과 이상’편에서 그의 주관을 더욱 세세히 강조합니다.
저자는 약세장의 장점은 빨리 끝난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장점은 초기 몇 개월이 최악의 기간이라 손실의 대부분이 일찌감치 발생한다는데, 결국 그만큼 약세장에 대처하기가 힘들다는 뜻이 될 것 같습니다.
상식화 되어있으면서 저 역시 동의하는 이론인, 주식보유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헷지 기능이 있다는 것에 대해, 저자는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또한 재정적자, 저 금리 등으로 돈이 많이 풀리면 인플레이션이 온다는 이론 역시 역사적으로 볼 때,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저자는 통계자료로써 이를 증명합니다.
저자는 결론을 내립니다. “인플레이션은 기업의 수익력에 불길한 조짐이므로 주식을 매입해서는 안 된다. 항상 파멸의 시작을 알리는 투기과열보다는 물가안정 속에서 꾸준히 진행되는 느린 성장이 훨씬 낫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저자는 각종 경제현상을 설명하면서 이런 현상이 주식시장에 반영되는 모습과 대처 방법을 알려주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했고 금에 대한 투자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몇 년의 상황을 보면 저자의 실수로 보입니다^^
2008 년도에 개정판이 나왔다고 하지만, 책의 내용은 초판이 나온 1970 년까지의 사건과 이에 따른 저자의 생각과 예측입니다. 저자는 개정판 서론에서 이 책을 쓸 때와 많은 세월이 지나 다시 봤을 때의 소감을 피력했는데, 결론적으로 저자는 별로 더 손 볼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세상의 이치는 시대가 바뀐다고 해서 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일까요?
‘존스 씨를 만나보셨나요?’편에서 저자가 ‘가장 대담한 도박꾼’에 대해 내린 정의가 재미있습니다. 도박꾼에 대한 그의 생각을 옮기면서 이만 줄입니다.
‘가장 대담한 도박꾼은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외면하는 사람이다. 아니면 이런 가능성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대책을 전혀 세우지 않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잃을 것만 있을 뿐 얻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