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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의뢰: 너만 아는 비밀 ㅣ 창비교육 성장소설 14
김성민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8월
평점 :
12살의 서평
12시가 되면 해결 사이트의 공지란이 깜박이는 사이트가 하나 있다. 12시에 깜박이니 사람들 눈에 잘 안 보이고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빛을 띄우는 듯이 이 사이트가 필요한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의뢰를 해결하면 의뢰를 적을 수 있는 규칙이 담겨 있다.
그런 해결 사이트에 내가 초개 링크를 받게 되면 무시하고 넘어갈 것 같다. 특별한 상황이어도 무시할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링크를 받게 되면,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호기심에 이끌려서 들어가 버릴 것 같기도 하니 예상할 수 없는 것 같다.
만약 내가 저 초대 링크를 통해 해결 사이트에 갔을 때에 내 이야기가 있다면 내가 바로 의뢰를 해결한다고 하고 어떻게든 적당히 해결할 것이다. 자신과 관련된 의뢰와 친구와의 관계도 해결하는 주인공, 해민의 이야기는 언제나 끝없이 흥미진진하다.
소원을 빌면 판타지적인 대가를 치르거나 신비로운 힘이 생기는 소설에 익숙했다면, 이 책은 당신의 뒤통수를 서늘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오늘의 의뢰 : 너만 아는 비밀> 속 '해결 사이트'는 마법 같은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익명의 오픈 채팅방, 내 힘으로 어려운 고민을 올리면 누군가 해결해 주고, 그 대가로 나도 다음 의뢰를 하 자격을 얻는 곳.
이 책이 정말 무섭게 다가왔던 이유는 바로 이 지점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아이들 주변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 법한, 지독하게 현식적인 이야기라는 것.
" 전교 1등 하는 애, 이번 시험 망치게 해줘."
"좋아하는 여자애 SNS 정보 좀 알아봐 줘."
익명이라는 가면 뒤에 숨은 아이들의 비뚤어진 욕망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섬뜩할 정도이다. 치열한 교우 관계, 성적 스트레스, 풋풋한 호기심과 그릇된 질투심까지. 이 책은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아이들만의 세계를 정면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저 어두운 현실을 고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진짜 이야기는 아이들이 자신들을 옥죄는 악의적인 의뢰에 맞서면서 시작된다. 어른의 개입 없이, 서툰 걸음으로 스스로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 나서는데,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며 누가,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추리해나가는 과정은 마치 잘 짜인 미스터리 스릴러처럼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덕분에 책장을 넘기는 손을 멈출 수 없었고, 단숨에 마지막 페이지까지 빠져들었다.
무엇보다 가장 빛나는 부분은 잘못된 선택을 한 친구를 대하는 태도이다. 무작정 비난하고 손가락질하는 대신, 기꺼이 감싸안고 함께 아파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하고 뭉클해진다.
이 책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우리 아이들이 더 단단하고 현명하게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어준다. 친구의 소중함, 올바른 선택의 무게,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믿는 용기를 배우며 아이들이 어떻게 한 뼘 더 자라나는지를 보여주는, 희망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의 첫 독자가 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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