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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ㅣ 나폴리 4부작 2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아.팠.다.
이 책을 본 느낌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그렇다.
사랑이라는 이름때문에 모든 것을 버렸지만 결국 얻은 것은 떠난 남자의 분신뿐인 릴라 때문에 아팠다. 그녀가 자신을 지키려고 타인에게 주는 상처들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서 아팠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가르쳐 주는 어른을 만나지 못 해서 모든 것이 서툰 레누를 보고 아팠다. 그녀가 자신을 지키려고 더 예의바르게 행동하고, 모르는 것도 아는 척 할 때 마음이 아팠다.
나폴리 4부작의 두 번째 이야기인 이 책은
17살 릴라의 결혼식 피로연 장면으로 시작해서 레누가 대학을 졸업하고 쓴 자전적 이야기가 출판되고 독자간담회를 하면서 끝을 맺는다. 이야기의 배경은 나폴리를 벗어나서 이스키아섬과 레누가 대학을 다녔던 피사, 출판사가 있는 밀라노까지 확장된다.
릴라의 공간이 나폴리를 벗어나지 못 하는 동안 레누는 나폴리를 떠나 피사와 밀라노까지 활동 영역을 넓힌다. 그런데도 레누는 릴라를 만나면 열등감을 느낀다.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얻을 수 없는 것을 릴라는 너무도 손쉽게 얻는 것 같다. 그래서 레누에게 릴라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영원한 라이벌인 것이다. .
니노를 사랑하지만 릴라와의 관계를 지켜봐야만 했던 레누는 자신의 방식대로 릴라와 겨누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일은 후에 레누에게는 가장 큰 상처가 되어버린다. 릴라는 정말 레누의 마음을 몰랐던걸까?
만약 니노와 레누가 사귀고 있다고 해도 릴라는 니노를 포기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죽어가던 자신을 깨워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꼭 니노일 필요는 없었다. 릴라는 자신의 지성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상관없었을 것이다. 그 자리에 니노가 있었기에 그가 자신의 죽은 지성을 깨워주었기에 그를 사랑했던 게 아닐까? 나는 릴라일까? 레누일까? 생각해 보았다
‘열광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과거 갈리아니 선생님이 교실에서 내 글을 읽었을 때처럼 뿌듯해졌다. 아니 그때부다 더 기뻤던 것 같다. 바로 그 순간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두 사람, 니노와 릴라가 나디아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내가 얼마나 사랑받고 존경받는지 두 사람 모두 깨달았을 테니 말이다.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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