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박찬근 지음 / 청년정신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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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공자 왈 맹자 왈"이라는 어른들의 말을 듣고 자랐다. 그런데 이 뜻이 나중에 와서 보니 "실천은 없이 헛된 이론만 지껄임"을 비유하는 말이었다. 그럼에도 공자나 맹자가 주는 가르침은 인간이 경외할 수준이다. 물론 맹자는 세계 4대 성인 가운데 들지는 않지만 아성(亞聖)이라고 불리는 자이다. 즉 '성인(聖人)에 버금가는'의 현인이다.

맹자가 살았던 전국시대는 극도의 혼란기였다. 크고 작은 나라들이 서로 끊임없이 전쟁을 벌였고, 힘이 곧 정의인 시대였다. 약소국의 백성들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목숨을 잃거나 굶주렸고, 권력자들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백성을 도구로 삼았다. 맹자는 바로 이 시대에 맞서 "정치는 백성을 위해야 한다"는 혁명적 주장을 펼쳤다. 우리가 잘아는 맹자의 어머니 교육열은 너무나 유명하다. 맹모삼천(孟母三遷)가 바로 그것이다.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과 뛰어난 머리를 이미 타고난 그는 현실을 살아가는 자들에게 상당히 귀한 가르침을 주고 있다. 저자는 마흔의 자리에서 맹자를 다시 만나서 결국 이 책을 쓰기까지 왔는데 본 서평자 또한 맹자의 글을 곁가지로만 읽는 가운데 제대로 살펴보고자 이 책을 들게 되었다.

어느 시대 보다도 각자도생의 시대를 현대인들은 살고 있다. 더군다나 AI와 알고리즘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 초연결과 극단의 파편화가 공존하는 기묘한 시대, 무한 경쟁 체제 속에서 개인은 그저 효율성과 생산성이라는 시장의 잣대로만 평가받으며, 살벌한 전장이 되었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기보다 나 자신의 생존이 먼저인 이 야만의 시대에 기계가 결코 복제할 수 없는 맹자의 질문과 해답을 통해 우리는 과연 인생의 막막함을 풀어낼 수 있을까? 저자는 왜 우리는 다시 2,300년 전의 완고한 사상가 맹자孟子를 요청해야 하는가를 외치며 맹자의 철학을 새롭게 정립하여 우리들에게 들려준다.

무엇보다 이 책은 단순한 번역에 그치는 대신 핵심 원문을 한자와 독음과 직역으로 정확히 보여주고, 그 안의 핵심 글자를 풀이하여 누구라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저자는 성리학적 우주론으로 고전의 체계를 세운 관념의 대가 ‘주자朱子와 실학의 거두 ‘다산茶山 정약용’, 그리고 현대적 시선으로 이를 통합하는 저자 ‘단산’의 평설을 한자리에 모은 ‘3인 3색’의 비교 분석, 그리고 AI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까지 한데 모아서 맹자의 사상을 이해하도록 돕기에 상당히 다차원적인 지식을 얻게 된다.

맹자의 책은 한 사람의 일생을 받쳐주는 책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책을 한 장 한 장 천천히 펼치면 가슴과 머리를 깨우지 않을 수 없는 통찰력이 생긴다. 특히 이 책은 사람의 '본디 마음'을 일깨운다. 현실은 냉정하게도 서로를 경쟁 관계로 보기에 본디 마음을 다 잃어버리게 한다. 어릴 때 어머니는 꾀스럽게 살라고 여러번 말해주었다. 그러나 나는 그때마다 꾀를 내기보다 나 본연의 마음으로 사는 것이 더 옳아 보였고 좋아 보였다. 그래서 세상을 향해 많이 당해봐서 아픈 일도 많았다.

그러나 맹자는 우리에게 "사람은 본디 선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면서 우리 안에 네 가지 마음을 더 깨우라고 일깨운다. 네 가지 마음은 다 알듯이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이다. 즉 맹자는 사단(四端)이 없는 사람은 인간이 아니라고 봤다.

無羞惡之心 非人也. 무수오지심 비인야.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이것은 그의 성선설(性善說)에 기반한 것으로서 독자 또한 인간의 선함을 믿는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은 파렴치하고 간사하고 교활하고 매우 악하며 거짓의 존재임을 알게 된다. 따라서 맹자가 던진 거침없는 사자후의 본질이 단순히 “착하게 살라”는 도덕적 훈계가 아닌 것이다. 그것은 불의한 권력을 향해 “인간의 본성을 배반하는 정치는 반드시 망한다”고 경고한 가장 강력하고도 혁명적인 정치철학이자 인간 선언인 것이다.

우리가 과거의 위대한 성인의 책을 외면한다면 아무리 최첨단 AI 시대를 맞이할지라도 인간은 문명의 발전에 의해 오히려 도태되는 현상을 겪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사회전반에 걸쳐 읽혀져야 할 책이다. 특히 교육을 받는 모든 학생들은 맹자의 가르침을 통해 기본 인간으로서의 바탕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또한 정치인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작금의 정치는 나라를 위한 대국의 마음을 잃고 정당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을 위해 정치를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교육에 대한 부재이다. 지식을 단지 머리에 넣고 정답을 적는 행위로 사람을 평가하니 나라 자체가 엉망이다. 지식의 근본은 사람됨을 지향해야 한다. 책에서 맹자는 다섯 가지 교육법을 말한다. 즉 "군자가 가르치는 방법에는 다섯가지가 있으니 때맞춰 내리는 비처럼 감화시키는 가르침, 덕을 이루게 하는 가르침, 재능을 통달하게 하는 가르침, 묻는 마레 답하는 가르침, 사숙하여 본받게 하는 가르침이 있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맹자는 인仁과 예禮의 가르침을 중요하게 여기며 가르친다.

한 대목을 보자! P. 206에 나오는 내용이다.

맹자는 군자가 마음을 보존하는 두 가지 길을 분명히 했다.

君子以仁存心 以禮存心. 군자이인존심 이례존심.

“군자는 인仁으로 마음을 보존하고 예禮로 마음을 보존한다.”

인仁으로 마음을 보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매일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일이다. 측은한 마음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외면하지 않는다. 사람의 아픔을 자기 아픔으로 받아들인다. 가까운 사람부터 정성껏 살피고 그 정성을 점점 넓혀 간다. 이런 일들이 매일 쌓이면 인仁이 자기 안에 자리 잡는다. 자리 잡힌 인이 자기 마음을 보존하는 첫 번째 기둥이 된다.

예禮로 마음을 보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매일 사람을 공경하는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다.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자기를 낮추고 다른 사람을 높인다. 자기 자리만 챙기지 않고 다른 사람의 자리를 헤아린다.

이것만 보아도 맹자의 가르침은 인간이 무엇을 향해 지식을 축적하고 경력을 쌓아가야 하는 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그저 부와 성공을 이뤄 여행이나 가고, 맛집 찾아 다니면서 사람 깔보는 행위가 아닌 부를 이룬만큼 사회적 이익에 얼마나 부와 지식을 나누어주는 자가 될지를 생각하도록 만드는 가르침을 이 사회는 맹자에게 배워야 할 것이다. 35장으로 되어 있는 맹자의 가르침을 통해 '다시 사람이 되고, 자기를 다시 만나면서' 내 안에 있는 선한 본성을 일깨운다면 이 책은 가장 큰 선물을 우리들에게 선사하는 보석으로 남아있게 될 것이다. 고전을 읽는 최고 수준의 희열과 사유의 확장이 이 책 안에 있다. 참 좋다!!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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