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가 살았던 전국시대는 극도의 혼란기였다. 크고 작은 나라들이 서로 끊임없이 전쟁을 벌였고, 힘이 곧 정의인 시대였다. 약소국의 백성들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목숨을 잃거나 굶주렸고, 권력자들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백성을 도구로 삼았다. 맹자는 바로 이 시대에 맞서 "정치는 백성을 위해야 한다"는 혁명적 주장을 펼쳤다. 우리가 잘아는 맹자의 어머니 교육열은 너무나 유명하다. 맹모삼천(孟母三遷)가 바로 그것이다.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과 뛰어난 머리를 이미 타고난 그는 현실을 살아가는 자들에게 상당히 귀한 가르침을 주고 있다. 저자는 마흔의 자리에서 맹자를 다시 만나서 결국 이 책을 쓰기까지 왔는데 본 서평자 또한 맹자의 글을 곁가지로만 읽는 가운데 제대로 살펴보고자 이 책을 들게 되었다.
어느 시대 보다도 각자도생의 시대를 현대인들은 살고 있다. 더군다나 AI와 알고리즘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 초연결과 극단의 파편화가 공존하는 기묘한 시대, 무한 경쟁 체제 속에서 개인은 그저 효율성과 생산성이라는 시장의 잣대로만 평가받으며, 살벌한 전장이 되었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기보다 나 자신의 생존이 먼저인 이 야만의 시대에 기계가 결코 복제할 수 없는 맹자의 질문과 해답을 통해 우리는 과연 인생의 막막함을 풀어낼 수 있을까? 저자는 왜 우리는 다시 2,300년 전의 완고한 사상가 맹자孟子를 요청해야 하는가를 외치며 맹자의 철학을 새롭게 정립하여 우리들에게 들려준다.
무엇보다 이 책은 단순한 번역에 그치는 대신 핵심 원문을 한자와 독음과 직역으로 정확히 보여주고, 그 안의 핵심 글자를 풀이하여 누구라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저자는 성리학적 우주론으로 고전의 체계를 세운 관념의 대가 ‘주자朱子와 실학의 거두 ‘다산茶山 정약용’, 그리고 현대적 시선으로 이를 통합하는 저자 ‘단산’의 평설을 한자리에 모은 ‘3인 3색’의 비교 분석, 그리고 AI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까지 한데 모아서 맹자의 사상을 이해하도록 돕기에 상당히 다차원적인 지식을 얻게 된다.
맹자의 책은 한 사람의 일생을 받쳐주는 책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책을 한 장 한 장 천천히 펼치면 가슴과 머리를 깨우지 않을 수 없는 통찰력이 생긴다. 특히 이 책은 사람의 '본디 마음'을 일깨운다. 현실은 냉정하게도 서로를 경쟁 관계로 보기에 본디 마음을 다 잃어버리게 한다. 어릴 때 어머니는 꾀스럽게 살라고 여러번 말해주었다. 그러나 나는 그때마다 꾀를 내기보다 나 본연의 마음으로 사는 것이 더 옳아 보였고 좋아 보였다. 그래서 세상을 향해 많이 당해봐서 아픈 일도 많았다.
그러나 맹자는 우리에게 "사람은 본디 선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면서 우리 안에 네 가지 마음을 더 깨우라고 일깨운다. 네 가지 마음은 다 알듯이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이다. 즉 맹자는 사단(四端)이 없는 사람은 인간이 아니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