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녹서 - 사해 문서로 다시 보는
Daniel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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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녹서에 대해 알고 나서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살펴보게 되었다. 그 가운데 슬라브어Slavonic 에녹서라는 자료를 먼저 읽게 되었다. 놀라웠다. 이후 에티오피아어로 써진 제1 에녹서를 발견하고 열심히 그 자료를 살펴보게 되었다. 외경이라는 특수성과 함께 신약성경 유다서에 짧게 기록된 그 내용의 확장이 제1 에녹서에서 기록되어 있다는 흥미가 이 책을 보도록 하였다. 또한 에녹의 영계 체험, 창세기14장, 히브리서 7장에서 언급되는 멜기세덱의 출생에 관한 이야기, 창세기에서 말하지 않는 창조 이야기의 배후와 천사들의 세계, 천국과 지옥, 종말과 심판 등이 기록되어 있어 영적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에녹서는 성경의 위경 중 하나로서 노아의 조상인 에녹이 승천해서 본 환상을 기록한 것이다. BC 1, 2세기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되며 저자 불명의 문서로서 남아 있다. 그런데 초대교회에서는 《에녹서》가 자주 읽혀졌고, 교부들도 이 책을 상당히 애용하여 많이 인용하였다.

그러나 타락천사들의 본질과 행위에 관한 표현으로 인해 논란이 불거지면서 교부들이 이에 대해 분노하는 가운데 그 중 한 명인 필라스트리우스는 아예 공개적으로 에녹서를 이단이라고 규탄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랍비들 또한 굳이 수치를 무릅쓰고 천사에 대해 가르치는 에녹서에 신빙성을 부여하려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에녹서는 맹렬히 비난 받고 금지되며 저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찢겨지고 불태워져 끝내 천년 동안 사라지고 말았다.

그런데 신은 그 자료가 세상에 드러나기를 원했다. 독자가 본 자료에 의하면 이 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소수의 초자연적인 노력이 있었고, 200년 전부터 다시 에녹서가 유통되기 시작하게 된다. 1773년에 에녹서의 사본이 남아 있다는 소문이 스코틀랜드의 탐험가인 제임스 브루스의 발걸음을 먼 에티오피아로 이끌었다. 전해지는 풍문대로 에티오피아 교회가 자신의 성서 바로 옆에 에녹서를 꽂아 보관하고 있었다. 브루스는 그곳에서 에녹서 에티오피아 사본 세 권을 확보하여 영국으로 가지고 돌아왔다. 이후 1821년에 옥스퍼드 대학교의 히브리어 교수인 리처드 로렌스가 이 사본의 영어 번역본을 최초로 제작하면서 현대 세계가 금지되었던 비밀스러운 에녹서를 다시금 우리 손에서 펼쳐보게 되었다.

에녹서는 복음의 진리와 신앙을 위한 필독서는 아니지만, 하나님의 말씀, 특히 요한계시록이나 그에서 드러나는 천년왕국을 더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니, 성경에 관한 자료를 더 확장 시키기 위해서는 에녹서를 꼭 읽어볼 필요가 있다. 위에서 잠깐 다뤘지만 유다서의 저자이며 예수님의 동생인 유다는 유다서를 읽을 수신자들이 에녹서의 내용을 알고 있는 것을 전제로 에녹서를 인용하며 믿음의 도를 위하여 힘써 싸우라고 권하고 있다. 유다는 에녹1서 1:9을 유다서 1:14-15에서 직접 인용하였다. 그래서 에녹1서의 저자가 아담의 칠대손 에녹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본 저자 Daniel의 『에녹서』는 에티오피아어 역본에 과도하게 의존해 온 기존 번역 관행에서 벗어나고자, 사해 문서에서 발견된 아람어 단편과 그리스어 전승을 기본 자료로 삼아 번역하고 편찬하였다. 그래서 제2성전 시대 유대인들의 사상과 세계관을 보다 가까이에서 조망해 주고 있다. 또한 신비주의적 외경으로 소비해 온 관행에서 벗어나, 텍스트 자체와 그 전승 환경을 중심에 두고 재해석한 번역·해설서이다.

저자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데 저자는 미국에서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공학적 분석력과 고대 문헌 연구를 결합해, 사해 문서의 아람어 단편과 그리스어 전승을 바탕으로 에녹서의 원형에 가까운 의미를 추적하는데 공을 들였다. 기존 번역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한 번역이다.

전문적인 독자가 아니기에 그 부분이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나, 본 『에녹서』는 학문적이고도 전문서적 느낌이다. 그 부분은 차치하고 독자는 그저 신비적인 관점에서 이 책을 대하며, 우리가 보지 못한 새로운 영적 가르침에 집중하고자 한다. 그러나 에녹서는 성경 본문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역사적·사상적 배경 문헌으로서 필요한 것이지, 성서 정경 목록과는 구별되는 위치를 차지한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그럼에도 에녹서는 특별한 매력이 넘치는 책이다. 읽은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의 시야는 분명 다를 것이다.

본 『에녹서』는 에녹 1서 전체 108장을 수록하되, 각 부분의 형성 시기와 신학적 성격을 구분하여 읽을 수 있도록 주석과 해설을 덧붙여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녹서의 핵심 주제는 "메시야의 재림과 회개, 그리고 마지막 심판에 대한 경고"라고 말할 수 있다. 마지막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다. 따라서 『에녹서』를 통해 마지막 때와 회개, 심판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함으로 좀 더 신앙적인 사람이 되면 그것으로 이 책은 소임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에녹서는 읽음 너머의 세계를 언급하고 있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에녹서가 가지는 우주관이 성서와 현대 과학 모두와 불필요한 충돌을 일으키는 부분도 사실 인간의 이해로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에녹서는 기존 성경이 보여주지 못한 부분들을 보충하고 있어 정경을 비추는 거울로서 훌륭한 자료다. 저자의 노고가 보이며, Side Notes 또한 다른 책과 다른 차별성을 두며, 에녹서를 더 이해하도록 해준다.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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