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너무 불행해서 심지어
근거 없이도 싫증이 난다.
파스칼
책을 열면 프롤로그에 파스칼의 『팡세』를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나온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인간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깊이 있는 철학적 작품으로, 읽는 이로 하여금 삶의 본질을 깊이 성찰하게 해주는 책이다" 그러므로 팡세를 통해 우리는 좀 더 나은 삶을 추구할 수 있다.
『팡세』에 대한 네 가지 유익점을 언급하면 첫째, 『팡세』는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파스칼은 인간의 약점과 한계를 솔직하게 드러내며, 이를 통해 독자 스스로 성찰하도록 해준다. 둘째, 『팡세』는 지적 성장을 돕는다. 그의 글은 논리적이고 철학적이다. 그래서 깊은 사유로 들어가게 해준다. 셋째, 『팡세』는 윤리적 성찰을 촉진한다. 파스칼은 인간의 도덕적 본성과 윤리적 책임에 대해 깊이 고민한 자이다. 그래서 독자를 도덕적 성찰로 이끈다. 넷째, 『팡세』는 독자에게 삶의 지혜를 제공한다. 파스칼은 인간의 불안과 고뇌,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신앙과 이성의 역할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하면서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해준다.
파스칼을 알게 된 때는 청년 때이다. 아마도 25살이나 되었을까? 그때 그의 글을 보면서 종교적으로도 끌렸고, 철학적으로도 끌렸다. 당대에 있어 그는 천재 수학자이자 과학자인 동시에 당대의 교양인이며 영성가였다. 그가 세상과 종교를 바라보는 것은 예사스럽지 않았다. 팡세를 소개할 때 프랑스 군인들은 전쟁터에 나갈때에 배낭에 꼭 이 책을 소지했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생사가 엇갈린 전장에서 인간과 죽음과 신과의 절대절명의 물음이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즉 팡세의 글귀로나마 그들은 위안을 받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독자 또한 진지하게 세상을 바라보던 때라 그의 책은 내 마음에 위로가 되고, 지표가 되었다.
이 책 『팡세』는 기독교 변증을 목적으로 작성한 초고임에도 인간 심리에 대한 예리한 분석과 사회 문화를 아우르는 심오한 비평이 돋보이는 책이다. 그리고 파스칼은 여기에 인간 속성을 관통하는 신랄한 유머와 서민들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을 곁들인다. 그래서 종교와 기타의 주제에 대한 파스칼의 생각이 담긴 인간 탐구의 관점에서 읽을 때 이 책은 단연 내 삶에 한 획을 그을 정도의 가치를 안겨준다.
사실 이 책을 읽을 때는 팡세에 대한 원문이 새로운 형식으로 실려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 출간된 『파스칼 인생공부』는 현대 독자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저자인 인문학자 김태현 작가에 의해 67개의 대표 구절을 엄선하면서 자신이 거기에 설명을 덧붙인 구성으로 책이 편찬이 되었다. 그래서 팡세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통해 더 깊이 사유의 세계로 가게 하고, 현실적 접근을 더 가능하게 하였다. 그래서 《팡세》의 대표 구절을 더 곱씹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그 가운데 쳅터 2에서 나온 글이 지금의 내 생각에 가장 울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