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에 읽었던 책 가운데 이런 문장이 있음을 기억해 냈다. “누구나 성인이 되면 자기 내면의 그림자를 들여다보기 시작해야 한다”
성인아이, 내면아이에 대한 글을 종종 단편적으로 읽게 되었다. 왜 저 사람은 저렇게 행동을 하는 것일까? 또는 왜 나는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있었다. 사회적 용어로 자리잡기까지 사람들은 유아적 행동의 원인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자세히 몰랐다. 그러나 이제는 다양한 정보에 의해 성인의 잘못되고 유치한 행동이 어린아이였을 때 비롯된 것임을 명확히 알게 되었다. 그렇다. 성인의 몸으로 자라고, 이성적으로도 어른이라 생각하는 위치에 올랐지만 문득 어떤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면 곧바로 내면에 존재하는 아이의 눈으로 돌아가 행동하며 말을 한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런 책이 단연 도움이 되리라. 이 책의 저자는 심리학 박사이자 저명한 심리 치료사다. 그녀는 지난 40여 년간 개인은 물론 커플의 심리 문제,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풀어주기위해 개인과 그룹을 대상으로 심리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해왔을 정도로 경험적 지식이 풍부한 심리학 박사이다. 이 책을 면밀히 읽기만 하여도 치유와 변화를 얻게 될 것이다.
그래서 오프라 윈프리는 "이 책을 읽는 것이 곧 치유의 과정이다!"라고 극찬을 하였다. 인간은 심리적으로 참 많이 치유를 받으며 성장해야 될 존재이다. 현대인들은 물질문명 속에 많은 혜택을 받으며 살지만 심리적으로는 더 피폐해져 있는 상태다. 늘 외롭고,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힘들어 하루에도 여러 번 쓰러진다. 그리고 사랑에 대한 갈구함이 더 심해졌다. 즉 “나는 왜 사랑받지 못할까?”를 끊임없이 생각하여 인정중독에 목말라 있다. 또한 과거의 일을 자꾸 떠올리며 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배우자와의 갈등, 애인과의 갈등, 부모와의 갈등, 자녀와의 갈등, 형제와의 갈등, 친구와의 갈등, 일과 직업적인 것과의 갈등이 연일 일어나는 문제는 과연 무엇인가? 왜 우리는 힘겨루기를 하고, 끝없이 분노하며, 비난하며, 무시하며, 낙심하며, 어떤 사람 앞에서 무조건 참아내면서 그 비난과 분노를 그대로 받아들일까? 그것은 결국 "내 안에 상처받은 어린아이가 있기 때문이다."고 저자는 분명하게 말해준다. 즉 내면아이가 그 상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면아이’란 무엇인가를 명확히 정의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내면아이란 "우리의 인격 중에서 가장 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부분으로, 감정을 우선시하는 ‘직감적인’ 본능을 말한다. 다시 말해 내면아이는 우리가 태어났을 때의 본래 모습이자 타고난 인격인 셈이다." p.36
그런데 이러한 내면아이에는 재능・본능・직감・감정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내면아이를 우뇌에 비유할 수 있다고 하는데, 우뇌는 감정과 경험을 담당하는 창조적인 부분으로서 역할을 하기에 개인적인 위기나 갈등이 발생하면 그 경험과 감정을 끄집어내어 온다고 한다. 그러나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내면아이와 어린 시절의 개념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린시절은 누구나 유치함 속에 자라나는데 그런데 내면아이는 어린 시절의 유치함이 아닌 ‘순수함’을 말한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어도 내면아이의 연약함・직관력・경이로움・상상력・타고난 지혜・감정을 느끼는 능력은 쇠퇴하거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저자가 가진 생각이다. 그러나 독자가 볼 때에 내면아이라는 것은 결국 어린시절의 유치함을 못 벗어난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상처받기 쉽고, 직관적이며, 본능적인 부분이 있다. 정신의학자 칼 융은 이 부분을 이렇게 설명하는데 즉 전의식(preconscious 즉각적으로 유효하지 않지만 충분한 자극이 주어진다면 의식으로 소생될 수 있는 정신영역)을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이 '아이'라고 말한바 있다. 그래서 그 아이가 충분히 사랑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하고 자랄 때에 또는 상처를 받고 자랄 때에 그 내면의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위기나 어려움이 생기면, 갈등이 생기면 그때의 감정을 끌어 올려 결국 그 감정을 쏟아내는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독자는 어린시절의 유치함이 결국 커서도 함께 묻어나는 성인아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성인이 되면 그런 어린 시절의 유치함도 버려야 한다. 생떼를 쓰거나, 우기거나, 이기려고 달려들거나, 무시하거나,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며 늘 갈등 관계로 나아가는 것은 결국 어린 시절에서 받은 감정적 경험들이 올라오는 것이다.
이 책 서두에서 언급하듯 내면아이에게 사랑을 베푸는 성인자아와 부모 역할을 하는 것은 생산적이고 즐거운 인생의 핵심이다. 또한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면아이에게 사랑한다고, 과거의 상처는 네 탓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매 순간 내면아이에게 사랑을 베푸는 부모가 되어야만 내면아이도 비로서 자신이 정말로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사실을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내면아이를 성인으로 만들어내며, 내면적 유대감 형성을 하도록 하는 것은 결국 내 자신이다. 내 안에 있는 내면아이는 매 순간 존재를 인정받고 사랑받기를 원한다. 이게 어쩌면 본성이다. 그러기에 저자는 자신과 타인에게 사랑을 베푸는 동시에 다양한 상황 속에서 나 자신을 돌보는 법을 일일이 제시해 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신과의 고통스러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고 내면적인 갈등이 사라짐으로써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즉 우리 내면의 '목소리'를 인정함으로써 우리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고 행복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내 안의 상처받은 내면아이와 화해하고 사랑을 베풀 것을 저자는 당부한다.
이 책에서는 내면적인 유대감 형성 5단계 과정이 소개된다. 이것을 따라 해보는 것만으로 치유가 되고,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성인아이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5단계는 간단하게 이러하다.
1단계: 내적 갈등을 인식하라.
2단계: 사랑을 베푸는 성인으로서 반응하라.
3단계: 내면아이와 대화하라.
4단계: 고차원적인 힘과 대화하라.
5단계: 행동을 취하라.
특히 5단계 가운데 4단계를 주목해 보자. 성인자아가 내면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고통을 유발하는 잘못된 믿음이 무엇인지 알고 나면, 그런 생각을 바로 잡고 적절한 행동을 취할 수 있는데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것은 상담가나 친구가 될 수 있는데 그러나 이보다 더 높은 고차원적인 힘으로 올라가라고 저자는 말한다. 고차원적인 힘이란 신, 존재의 근원, 개인적인 종교 등 성스럽게 여기는 영적인 차원을 의지하라는 것이다. 저자의 경험에도 말하듯 고차원적인 존재는 항상 우리를 바른길로 인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진심으로 해답을 구할 때는 고차원적인 힘으로부터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우리의 내면에는 모든 사람마다 '아이'가 존재한다. 건강한 '아이'가 존재하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결국 성인이 되어서 어떤 경험이나 지식이나 고차원적인 종교적 경험을 통해서 어느 날 문득 내면적 유대감이 형성이되는 때가 있다. 내 안의 상처를 털어내고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어느 날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사회는 이런 내면아이에 대한 커리큘럼을 교육과정에 이제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될 시점에 와 있다. 몸집만 커진 성인아이로 자라게 하여 사회에서 감정 소모로 서로를 지치게 하지 말아야 한다. 단연 이 책은 그런 성인아이를 위해 기꺼이 마음을 다독여줄 준비가 되었다. 그렇다. 우리는 사랑을 받는 존재로서 다른 이에게서도 사랑을 받아야 하지만 자신이 스스로 사랑하는 법을 배워 더이상 고통속에 자신을 내팽개치지 말아야 한다.
왜 외롭고 인간관계가 늘 힘든가?
왜 자신을 향해 나는 사랑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가?
왜 과거의 일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며 지내는가?
삶이 힘들고 괴롭다면 한 번 진지하게 내면아이를 살펴보기를 원한다. 그리고 이 책을 정독하길 바란다. 그래서 내면아이와 화해를 통해 평화를 찾기를 원한다.
끝으로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던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오쇼 라즈니쉬가 "삶의 길 흰구름의 길"에서 이런 말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