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베스트셀러 '노화의 종말'의 저자인 생물학자 데이비드 A. 싱클레어의 말도 들어보자.
"나는 노화가 질병이라고 생각하며, 치료 가능하다고 믿는다. 나는 우리가 일생에 걸쳐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의 건강에 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 바뀔거라고 믿는다." p.107
이제는 노화가 생물 본연의 특성이 아닌 풀 수 있는 영역으로 바라보고 연구되고 있다니 행복할 따름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수명이 극단적으로 길거나, 늙은 개체가 젊은 개체로 회춘하며 계속 살아가는 생물의 사례를 소개하며 가능성을 엿본다. 예를들어, 포시도니아 해초는 약 10만 년의 수령을 갖고 있으며, 히드라 중 일부 개체(홍해파리)는 수명이 다하면 폴립 형태로 돌아가 다시 젊어지는 불멸의 생물임이 확인되었다. 한편 인간의 세포 중에서도 분열의 한계에 다다르면 죽는 세포가 있는가 하면, 영원히 분열하는 불멸의 세포도 있다. 바로 생식세포와 암세포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노화하지 않는 다른 유기체, 즉 노화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유기체들이 이미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야기했다. 우리는 또한 우리 신체에서 ‘최고의’ 세포(생식세포)는 노화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게다가 우리 신체에 있는 ‘최악의’ 세포(암세포)도 노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 즉, 생물학적 불멸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한지 아닌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가 이미 논의한 바와 같이, 문제는 오히려 언제 인간의 노화를 멈출 수 있는지가 되어야 한다.』 p.70
그리고 수명이 엄청나게 짧은 생물이나, 수명이 엄청나게 긴 생물이나 그 역사를 거슬러올라가면 결국 동일한 조상으로 수렴된다고 한다. 즉 모든 생명의 공동 조상, 루카LUCA, 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다. 그러니 우리가 진화하면서 우연히 노화해서 죽을 운명에 처했지만, 이것이 돌이킬 수 없는 일은 아니라는 것이 이 책의 저자들의 주장이다.
특히 케니언은 ‘노화의 마지막 개척지’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p.127
『‘사람들은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근육의 강도, 주름, 치매 등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포함해 많은 유전자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벌레와 생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상당히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일부 유전자의 변형으로 한꺼번에 특정 동물 전체의 노화를 늦출 수 있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 예전엔 막연했던 노화(죽음) 정복이, 지금은 가능성을 보며, 확실한 정복 가능성을 두고 연구되고 있다. 이러다가 정말 신의 영역을 침범해 버리는 일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책에서는 인간 노화 역전을 위한 최초의 생명공학 치료법이 2020년대에 상용화되고, 2030년에는 나노기술 치료법이 등장하며, 2045년에는 노화를 완전히 제어하고 역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대안으로 플랜 B: 냉동 보존이 등장하는데, 이건 개인적으로 볼 때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어린시절 냉동된 인간이 몇 천년 후에 살아나 살아가는 만화에 대해 보며 신기해 했는데 그러나 지금 기술로 이루어진 부분을 보면, 이건 인간이 바라는 소망이지, 과학은 아니라고 본다.
단지 과학이라면 줄기세포 치료, 텔로미어를 통한 생명 연장, 크리스퍼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 등과 같은 유전적 치료를 통한 노화 정복이라고 본다. 전 세계에서 매일 노화 관련 사망자가 10만명이다. 왜 인간의 수명은 어느 순간 짧아지는 형태를 지니는가? 왜 신체는 노화가 되고 보기 흉한 모습으로 변화가 되는가? 한 사람의 수명을 2년 연장하는 알약을 만든다면 1,000억 달러 규모의 기업을 이루는 것은 일이 아니다고 말한 '샘 알트먼'의 말처럼 이제는 노화 정복이 새로운 산업이 되었고, 세계 최대의 산업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정말 장수할 수 있는 혁명이 이루어진다면 인류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빚어질까?
이 책은 이제 노화를 질병으로 분류하며 치료 방법이 분명하게 있다는 것에 대해 기대를 주게 하는 책이다. 다소 과장되어 보이는 주장을 첨단 과학기술과 촘촘한 논리로 증명해가고 있는데, 그 연구가 다만 우리 시대에 종결지어 불멸을 보는 시대가 되면 좋겠다.
그러나 저자가 45페이지에 기록하듯이 즉 성경의 고린도전서 15장 26절에 보면 「맨 나중에 멸망 받을 원수는 사망이니라」 는 말을 하며, 사망은 얼마든지 정복될 것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저자가 이 성경 말씀을 인용하였다면, 이 성경 말씀도 귀담아 들어야 되지 않을까?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히브리서 9:27
불멸이란 존재를 꿈꾸게 하는 책으로서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기대와 물음표, 염려도 되는 바이다. 기대만 잔뜩하다가 실망한다면 괴로울 것이나 그러나 죽음을 정복하고자 하는 그 열정엔 언제나 격려와 응원으로 답하고 싶다.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