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인생 수업 메이트북스 클래식 8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정영훈.김세나 옮김 / 메이트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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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눈치나 보며 살고 있다면,

내 삶이 비루하게 느껴진다면 이 책을 읽자!!

이 책은 스페인의 대철학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인생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과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한 직설적인 조언을 담은 인생지침서이다. 인간이란 존재는 복잡미묘하여 다루기가 힘들다.

그러나 그런 인간을 잘 파헤쳐서 인간을 해체시키며 적나랄하게 인간의 심리 이면을 명료하게 그려주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발타자르 그라시안이다.

그라시안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인간이 알아야 할 인생의 모든 지혜를 아주 철저하게 그것도 현실적이고 직설적이고 날카롭게 쏟아내고 있다. 겉만 번지르르한 관념적인 인생 조언이나 형이상학적인 말이 이닌 현실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생생하고 구체적인 실천 수칙들로 나열해 주니 독일의 저명한 철학자인 쇼펜하우어가 칭찬할만 하다. 그는 그라시안을 "유럽 최고이 지혜의 대가"라고 말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닌 실제로 그렇게 생각한 것으로서 쇼펜하우어는 스페인어로 발간된 그의 글에 심취해 그 책을 직접 독일어로 번역하기도 하였다.

선명히 빛나는 밤하늘의 별처럼 사람들의 존경과 인정을 받으려면 좋은 사람이 아닌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그라시안의 통찰은 21세기의 독자들에게 더욱 큰 울림을 전해준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친구들과 동료들, 적수들, 상사들과 어울려 지금의 사회를 살아가는 지혜로운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그 지혜를 얻어 남들이 가지지 못한 통찰력을 가지면 좋겠다.

책을 보게 되면 이 책이 쓰여진 배경을 언급해 주는 부분이 있다. 그라시안이 활동하던 17세기 스페인은 빈곤과 타락, 위선으로 가득한 세계였다. 그리고 지금처럼 힘없는 서민들은 가난했고, 소수의 사람들만이 부와 권력을 가지게 되는 양극화가 심했다. 그러한 사회에서 자신의 본모습을 잃지 않으면서 대중들로부터 높이 평가받고 이로써 행복을 지켜나가기 위해 알아야 할 지혜로운 조언들을 그라시안은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자 했다. 즉 서민들에게 삶에 대한 자세와 지혜를 주고자 했다.

그는 주로 인간의 본성과 욕망에 대해 깊이 탐구했으며 우리가 사는 세상이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지극히 현실적이고 냉철한 글로 자신이 깨달은 지혜를 써 내려 간다. 그런데 인간 삶의 생활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게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사회는 불신과 이기주의가 만연해있으며 모두가 인간관계에 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간관계에 대한 그의 조언은 수 세기가 지난 상황이지만 철지난 조언이 아닌 지금도 유효한 조언이다.

시원시원하게 펼쳐지는 글을 그냥 아무곳이나 펴서 읽어도 될 정도로 책은 짧막한 메시지로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마치 운명처럼 책을 펼치듯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의 한 페이지를 열어봤다.

그랬더니 "친구를 얻으려면 자신을 친구로 만들어라"는 글이 눈에 띄였다. 좋은 친구를 얻는 것은 제 2의 삶이라고 그라시안은 언급한다. 어떤 친구도 또 다른 친구처러 가치가 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들이 그를 친구로 원하도록 하기 위해 그들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데 호의의 표시보다 더 강력한 마술은 없다고 말해준다. 따라서 정확한 친구보다는 호의적인 친구를 얻으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나중에 그 친구 몇은 결국 선택의 시험에 통과하여 나에게 신뢰를 주는 자로 남게 될 거라는 것이다. p291

이어서 그 옆의 글 또한 눈에 들어왔다. "고소인이 되는 것을 가급적이면 피하라"는 글인데 그라시인은 말하기를 '모든 것을 범죄로 낙인찍는 음울한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열정 때문이 아닌 타고난 기질 때문인데 이들은 모든 이들에 대해 그들의 행동에 저주의 판결을 내린다. 잔혹하고 비열한 감정으로 인한 습성이 남들의 눈을 찔러대듯 하는데 그러나 고귀한 마음의 소유자는 대단한 잘못이 아니라며 과실을 눈감아 주며 모든 것을 용서한다고 말한다.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는 결국 자신의 몫이다. p290

농담에 대한 그라시안의 견해 하나를 더 보자. 그는 "농담은 받아들이되 당신이 직접 하지 마라"고말한다. 그 이유는 전자는 일종의 예절이지만 후자는 갈등을 야기하기 때문이란다. 적절한 농담은 흥겨움을 준다. 이를 받아들일 줄 아는 것은 당신에게 머리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인데 농담에 흥분하는 사람이 있기에 농담하는 것을 절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나 심각한 일은 농담에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농담을 하기에 앞서 상대방 기분이 어떤 기분이며, 농담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라고 말해준다. p252

이렇게 그라시안은 세상살이의 본질을 들려준다.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행동하며, 어떤 것이 삶의 본질이며 삶의 지혜인지를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솔직한 직언으로 말해주고 있다.

책은 총 7개의 큰 문단으로 나뉜다. 문단은 나뉘지만 원하는 대목을 아무곳이나 펼치고 읽으면 된다. 소제목을 보고 나에게 관계된 상황이나 관심대목이 있다면 그걸 읽으면 된다.

1장 삶의 의미를 들려주는 인생 수업

2장 내면을 단단하게 하는 인생 수업

3장 현명한 사람이 되기 위한 인생 수업

4장 명망을 얻고 유지하기 위한 인생 수업

5장 말 내공을 키워주는 인생 수업

6장 인간관계의 비밀을 알려주는 인생수업

부지런히 읽고 인생에 대한 교훈을 받으며 그 지혜를 활용하면 좋겠다. 니체와 쇼펜하우어가 극찬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단연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얻는 소중한 시간일 거라 생각된다.

“이처럼 정교하고 세련된 인생 지침은 이제껏 만나지 못했다” _니체

“이 책은 평생 들고 다니며 읽어야 할 인생의 동반자다!” _쇼펜하우어

이 책의 한 문장

오래 사는 기술은 선하게 사는 것이다.

생명을 단축시키는 것에는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어리석음과 방탕함이다. 어리석음은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이성이 없고, 방탕함은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 악덕은 어리석음과 방탕함에 대한 징벌이다. 악덕에 열중해 사는 사람은 두 배로 빨리 죽는다. 미덕에 열중해 사는 사람은 결코 죽지 않는다. 영혼에 흠이 없으면 육체도 건강하다. 선하게 영위된 삶은 내적으로뿐만 아니라 외적으로도 길게 지속된다. p.24

깊이 생각하는 태도를 가져라.

어리석은 사람은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파멸한다. 그들은 사물 속에서 본질(本質)의 절반도 보지 못한다. 그들은 노력하지 않기에 자신의 결함이나 장점을 파악하지 못하며, 그로 인해 하찮은 일에

큰 가치를 두고 중요한 일에 작은 가치를 둔다. 그들은 언제나 거꾸로 무게를 가늠한다. p72

내면이 외면보다 더 커야만 한다

언제나 내면이 외면보다 더 커야만 한다. 그런데 겉만 번지르르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마치 자재가 부족해 완공되지 못하는 바람에 입구는 궁전 같지만 거실은 오두막인 집과 같다. 그런 쓸데없는 사람들 곁엔 오래 머물 필요가 없다. 그들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처음의 인사말이 곧 끝나버리듯, 그들과의 대화도 그렇게 되어버린다. 피상적으로만 바라보는 사람들은 그들의 겉모습에 쉽게 현혹된다. 그러나 현명한 사람들은 내면을 살핌으로써 그들의 텅 빈 모습을 확인하고, 두려움에 가득한 사람들의 조롱거리에 지나지 않음을 알아낸다. p.73

환호의 현관을 지나 행복의 집안으로 들어서면, 비탄의 문을 지나 다시 밖으로 나오게 될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우리는 끝을 미리 고려해야 할 것이며, 등장할 때의 갈채보다 행복한 퇴장을 더 염두에 두어야 한다. 기쁘게 시작했다가 매우 비극적인 결말을 체험하는 것은 불행한 자들의 일상적인 숙명이다. 등장할 때의 범속한 박수 소리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누구에게라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물러날 때 표출되는 대중의 감정이다. 왜냐하면 누군가의 소망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드문 일이며, 나가는 문지방까지 행운이 동반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등장하는 사람은 정중한 대접을 받으나, 퇴장하는 사람은 경멸받기 쉽다. p.82

한 사람의 인격은 그가 가진 지위보다 더 나아야 하는데, 그 반대여서는 안 된다. 지위가 아무리 높더라도 인격은 항상 그보다 더 훌륭해야 한다. 포용력 있는 정신은 스스로를 항상 더 넓혀나가며, 그럴수록 그의 지위도 더 두드러져 보인다. 반대로 편협한 사람은 이내 자신의 허점을 드러내고, 결국에는 명망을 잃고 따르는 자들도 잃는다. 아우구스투스 대제(로마 제국의 초대 황제_옮긴이)도 군주로서의 지위보다는 인간됨이 더 훌륭하다는 것을 자신의 영예로 여겼다. 여기에 고상한 정신과 사려 깊은 자신감이 따른다면 그 이상 훌륭한 인간됨은 없을 것이다. p.179

주제넘게 나서지 않으면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는다. 남들의 존중을 받으려면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유지하라. 자신의 인격에는 관대하지 말고 엄격하라. 남들이 청할 때 들어서야 환영받는다. 부르지 않을 때는 절대로 가지 말고, 남들에게 청해질 때에만 가라. 제멋대로 나서게 되면, 일이 잘못될 경우에 모든 불만을 다 짊어지게 되어 있다. 반대로 일이 잘된다 하더라도 그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주제넘게 나서면 온갖 무시와 경멸을 당한다. 뻔뻔하게 달려드는 자는 창피를 안고 돌아가게 될 것이다. p.189

살아가는 동안 단 하루도 태만(怠慢)히 보내지 마라. p31

친구를 잃지 않으려면 친구들에게 지나친 행운을 기대하지 마라. p309

친구를 잃지 않는 것은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오래갈 수 있는 친구를 구하라. 그리고 새로 사귄 친구도 오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져라. p311

"언제나 신뢰할 수 있는 친구를 만들어라.

친구를 갖는다는 것은 또 하나의 인생을 갖는 것이다."

- 이 글은 컬쳐불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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