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스페인의 대철학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인생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과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한 직설적인 조언을 담은 인생지침서이다. 인간이란 존재는 복잡미묘하여 다루기가 힘들다.
그러나 그런 인간을 잘 파헤쳐서 인간을 해체시키며 적나랄하게 인간의 심리 이면을 명료하게 그려주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발타자르 그라시안이다.
그라시안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인간이 알아야 할 인생의 모든 지혜를 아주 철저하게 그것도 현실적이고 직설적이고 날카롭게 쏟아내고 있다. 겉만 번지르르한 관념적인 인생 조언이나 형이상학적인 말이 이닌 현실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생생하고 구체적인 실천 수칙들로 나열해 주니 독일의 저명한 철학자인 쇼펜하우어가 칭찬할만 하다. 그는 그라시안을 "유럽 최고이 지혜의 대가"라고 말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닌 실제로 그렇게 생각한 것으로서 쇼펜하우어는 스페인어로 발간된 그의 글에 심취해 그 책을 직접 독일어로 번역하기도 하였다.
선명히 빛나는 밤하늘의 별처럼 사람들의 존경과 인정을 받으려면 좋은 사람이 아닌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그라시안의 통찰은 21세기의 독자들에게 더욱 큰 울림을 전해준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친구들과 동료들, 적수들, 상사들과 어울려 지금의 사회를 살아가는 지혜로운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그 지혜를 얻어 남들이 가지지 못한 통찰력을 가지면 좋겠다.
책을 보게 되면 이 책이 쓰여진 배경을 언급해 주는 부분이 있다. 그라시안이 활동하던 17세기 스페인은 빈곤과 타락, 위선으로 가득한 세계였다. 그리고 지금처럼 힘없는 서민들은 가난했고, 소수의 사람들만이 부와 권력을 가지게 되는 양극화가 심했다. 그러한 사회에서 자신의 본모습을 잃지 않으면서 대중들로부터 높이 평가받고 이로써 행복을 지켜나가기 위해 알아야 할 지혜로운 조언들을 그라시안은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자 했다. 즉 서민들에게 삶에 대한 자세와 지혜를 주고자 했다.
그는 주로 인간의 본성과 욕망에 대해 깊이 탐구했으며 우리가 사는 세상이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지극히 현실적이고 냉철한 글로 자신이 깨달은 지혜를 써 내려 간다. 그런데 인간 삶의 생활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게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사회는 불신과 이기주의가 만연해있으며 모두가 인간관계에 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간관계에 대한 그의 조언은 수 세기가 지난 상황이지만 철지난 조언이 아닌 지금도 유효한 조언이다.
시원시원하게 펼쳐지는 글을 그냥 아무곳이나 펴서 읽어도 될 정도로 책은 짧막한 메시지로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마치 운명처럼 책을 펼치듯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의 한 페이지를 열어봤다.
그랬더니 "친구를 얻으려면 자신을 친구로 만들어라"는 글이 눈에 띄였다. 좋은 친구를 얻는 것은 제 2의 삶이라고 그라시안은 언급한다. 어떤 친구도 또 다른 친구처러 가치가 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들이 그를 친구로 원하도록 하기 위해 그들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데 호의의 표시보다 더 강력한 마술은 없다고 말해준다. 따라서 정확한 친구보다는 호의적인 친구를 얻으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나중에 그 친구 몇은 결국 선택의 시험에 통과하여 나에게 신뢰를 주는 자로 남게 될 거라는 것이다. p291
이어서 그 옆의 글 또한 눈에 들어왔다. "고소인이 되는 것을 가급적이면 피하라"는 글인데 그라시인은 말하기를 '모든 것을 범죄로 낙인찍는 음울한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열정 때문이 아닌 타고난 기질 때문인데 이들은 모든 이들에 대해 그들의 행동에 저주의 판결을 내린다. 잔혹하고 비열한 감정으로 인한 습성이 남들의 눈을 찔러대듯 하는데 그러나 고귀한 마음의 소유자는 대단한 잘못이 아니라며 과실을 눈감아 주며 모든 것을 용서한다고 말한다.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는 결국 자신의 몫이다. p290
농담에 대한 그라시안의 견해 하나를 더 보자. 그는 "농담은 받아들이되 당신이 직접 하지 마라"고말한다. 그 이유는 전자는 일종의 예절이지만 후자는 갈등을 야기하기 때문이란다. 적절한 농담은 흥겨움을 준다. 이를 받아들일 줄 아는 것은 당신에게 머리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인데 농담에 흥분하는 사람이 있기에 농담하는 것을 절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나 심각한 일은 농담에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농담을 하기에 앞서 상대방 기분이 어떤 기분이며, 농담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라고 말해준다. p252
이렇게 그라시안은 세상살이의 본질을 들려준다.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행동하며, 어떤 것이 삶의 본질이며 삶의 지혜인지를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솔직한 직언으로 말해주고 있다.
책은 총 7개의 큰 문단으로 나뉜다. 문단은 나뉘지만 원하는 대목을 아무곳이나 펼치고 읽으면 된다. 소제목을 보고 나에게 관계된 상황이나 관심대목이 있다면 그걸 읽으면 된다.
1장 삶의 의미를 들려주는 인생 수업
2장 내면을 단단하게 하는 인생 수업
3장 현명한 사람이 되기 위한 인생 수업
4장 명망을 얻고 유지하기 위한 인생 수업
5장 말 내공을 키워주는 인생 수업
6장 인간관계의 비밀을 알려주는 인생수업
부지런히 읽고 인생에 대한 교훈을 받으며 그 지혜를 활용하면 좋겠다. 니체와 쇼펜하우어가 극찬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단연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얻는 소중한 시간일 거라 생각된다.
“이처럼 정교하고 세련된 인생 지침은 이제껏 만나지 못했다” _니체
“이 책은 평생 들고 다니며 읽어야 할 인생의 동반자다!” _쇼펜하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