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학교 요리 수업
양영하 지음 / 나비클럽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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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와 제목만으로도 이 책은 독자를 설레게 한다. 완전 자연식품이며 그것도 제철 재료로 요리하는 법을 소개하고 있어, 늘그막 어느 시기가 되면 나 또한 이렇게 살고 이런 음식 먹고, 이런 요리를 도전해서 먹고 싶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하고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도시에서 살다가 지리산 자락으로 귀농한 이들에게 각종 산나물과 제철 재료로 요리하는 법을 가르쳐온 양영하 선생의 책이다. 저자의 사진이 책표지에 실려 있는데 참으로 수수해 보이며 요리 대가다운 모습이 보인다. 저자는 단순하게 살고 싶어 자연의 품에 안긴 사람들에게 자연에서 난 것들로 소박하게 밥상차리는 법을 가르쳤었다. 장장 10년 동안의 요리 수업 내용을 정리한 이 책은 소담한 음식 레시피와 요리를 중심으로 지리산 자락에 모인 사람들과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수많은 고민과 연구를 거듭하며 특허 상품을 개발해온 저자는 계절별 발효요리와 응용 요리를 통해 독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몸과 마음을 회복시켜줄 것이다.

일단 이 책을 펼치면 눈으로 귀한 음식을 맛보게 되는 선물을 받게 된다. 보기만해도 건강해질거 같은 음식들이 매우 절묘하게 선명한 사진을 통해서 인쇄되어 있다. 요리에 예술을 담고, 건강을 담고, 자연을 담고, 사랑을 담았다. 저자의 요리는 그야말로 최고의 음식이며,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고 입맛을 돌게하여 저자 곁에 살고 싶을 정도로, 그 남편과 가족이 부러워 죽을 정도로 그녀가 펼쳐내는 재철 재료 음식들은 독자에게 감동과 경외감을 준다.

저자 양영하

내 아내가 여기에 가서 잠시라도 배우면 좋겠다. 이렇게 열심히 만들어주는 아내가 있다면 날마다 업어주고, 그녀의 소원을 다 들어주고 싶을 정도다. 요즘 TV 예능에 임창정의 아내가 나온다. 서하얀씨라고 그녀가 남편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주는 정성을 보면서 감동을 받는데, 그런데 지금 양영하 선생님이 보여주는 요리는 그 어떤 세계 미슐랭보다 더 귀한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파리에 가성비가 좋고 맛도 좋은 미슐랭 맛집인 오데뜨 라베지 얼방Odette L'Auberge Urbaine이 있다. 독자가 보기엔 양영하 선생님의 요리가 더 앞서지 않나 싶다. 자연적이면서 예술을 품은 양영하 선생님의 요리는 단연 최고의 음식으로 평가된다고 본다.

지리산으로 가면 이곳에 가서 양선생님의 요리를 먹어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평생지기 친구가 되어 함께하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너무 큰 바램인가?

예전 이런 말이 있었다. "예쁜 여자는 1년가고 요리잘하는 여자는 평생간다" 어떤 분은 이 말은 거짓말이라고 하는데 그러나 여성이 요리를 잘할 때에 그 행복은 남편에게 큰 복이라 생각된다.

추천사에도 보면 박남준 시인이 말하길 "양 선생의 밥상을 날마다 받는 공 아저씨는 무슨 복을 타고 났나"라고 말했으니 말이다.

저자에게 있어 요리는 ‘치유의 시작’이었다. 한약방에서 근무하던 저자는 혼자 산을 개간하며 농사짓는 남자의 연애편지를 받았는데 맑고 순수한 남자의 기개가 마음에 들어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덜컹 결혼을 했다. 그런데 전기도 없는 산속의 흙집에서 두 아이를 낳고 키우며 달빛에 아이들과 놀며, 자연을 텃밭 삼아 살림을 했는데 외로움이 찾아왔다. 그럴 때 남편은 불쑥 손님을 모시고 왔고 반갑고 감사한 마음에 정성을 담은 식사를 대접했다. 손님들이 찾아올 때마다 텃밭으로 달려가 식재료를 얻어 계절마다 다른 밥상을 차리게 되었는데 저자는 이것이 무척 즐거웠다고 한다.

계절마다 다른 밥상을 차려내는 일은

내게 즐거움이었다.

우리 집에 '와 주는 사람이

무척이나 반갑고 고마웠기 때문이다.

이렇게 저자는 자연스럽게 계절 메뉴를 요리하게 되었고, 새롭게 이사를 가게 된 곳에서 민박을 하며 각종 재료로 밥상을 차리게 되면서 어느덧 그 요리는 많은 이들을 감동하게 하였다.

"도시에서 몸과 마음이 지치도록 열심히 살아온 이들에게 자연의 지혜를 담은 건강하고 소박한 음식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이른 봄에 올라오는 각종 나물의 여린 순으로 장아찌를 만들고, 물김치를 담그고, 부각을 만들었다. 그리고 사계절을 온전히 견딘 열매로 발효액을 담갔다." p28

민박을 통해 요리를 해주면서 어느 날 저자와 남편은 한 사람에게서 많은 상처를 받게 되었다는데 그 상처를 아물게 하기 위해 남편은 지리산 학교라는 곳에 아내를 사진반에 수강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이것이 계기가 되어 저자는 학생들의 요청에 의해 지리산학교에 요리반을 개설하여 지금까지 최고의 작품으로 승화된 음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상처가 치유가 되었고, 그 상처는 많은 이들에게 행복함을 선물해 주는 치유의 요리가 되었다.

한 사람의 일생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놀라울 때가 있다. 저자의 지금 모습은 마치 운명의 끈이 이끄듯 '지리산 요리학교'라는 무대로 이끌었는데, 저자가 아니면 안 될 정도로 저자가 보여주는 요리는 감동과 고마움을 부른다.

최고의 감칠맛을 내는 표고버섯간장이 눈에 띈다. 요즘 자녀들에게 볶음밥을 해주는데 만능간장이면 최고의 요리가 된다고 하는데, 그런 간장과는 격이 다른 간장 레시피를 이곳에서 배우게 되니 행복하다.

책은 계절별로 음식들이 수록되어 있다. 레시피도 꼼꼼히 적혀 있다. 맘에 드는 곳을 선택해서 시도하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요리는 직접 배우는 것이 더 좋으니 아내를 모두 3개월간 이곳 지리산요리 학교로 보내는 사회구조를 만들면 좋겠다.(페미니즘들이 난리를 칠까?)

계절별 요리는 아래와 같이 구성되어 있다. 제철 요리 레시피 68개가 책에 소개된다.

- 봄 : 김장아찌, 치자열매차, 머위된장장아찌, 능개승마장아찌, 봄나물물회, 뽕잎나물, 봄나물부각, 아카시꽃피클, 앵두잼 등

- 여름 : 열무김치, 오디정과, 양파김치, 깻잎구이, 매실퓌레, 목이버섯피클, 상추김치, 다슬기장, 부추꽃부각 등

- 가을 : 알배기배추단호박백김치, 달빛차식혜, 버섯조청, 수제 육포, 솎은무짜박이김치, 감자부각, 밤톨조림, 맨드라미청, 꽃부각 등

- 겨울 : 생강청, 당근차, 잣고추장장아찌, 흑미찹쌀고추장, 꾸지뽕정과, 야생갓피클, 안동식혜, 한라봉껍질정과 등

진정 이 책은 보고 읽는 것만으로 몸과 마음이 따뜻하게 치유가 된다. 사진을 배워서인지 너무나 사진이 잘 나와 있다. 자연이 그대로 살아 숨쉬고 있는 저자의 요리를 통해 한국인으로서 기품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저자는 단연 최고의 요리사이며, 요리의 가치를 아는 기품있는 여성이다!!

이 책의 한 문장

밥상이 즐거우면 꽃도 더 예쁘게 보인다

- 이 글은 컬쳐불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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