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헤르만 헤세의 나 자신에게 이르려고 걸었던 발자취들 탁상달력 2023 북엔 달력
북엔 편집부 지음 / 북엔(BOOK&_) / 2022년 9월
평점 :
절판


헤르만 헤세를 구체적으로 좋아하며, 그의 글을 사랑하게 된 것은 불과 4-5년 전이다.

데미안에 대한 책은 알고는 있었지만 읽어보지는 못했는데, 이 책을 읽게 되면서,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고, 책 속에서 저자와의 교류가 있는 듯한 저자와의 교감을 맛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후 수레바퀴 아래서라는 책과 함께 다른 저작들을 탐독하며 그의 책을 소장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 서평에 2023년도 달력인 헤르만 헤세의 탁상 달력이 출판되었다는 소식에 이 달력은 꼭 소장하고파 달력을 신청하게 되었다. 그는 글만 아니라 그림에도 재능이 있었다. 어떤 연유에서 헤세는 그림을 그리게 되었을까 궁금하여 찾아보니 40대에 접어든 헤세는 심각한 우울증을 겪게 되는데 이런 자신의 신경 쇠약을 치유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마침 헤세는 스위스에 머물게 되었고, 스위스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자연환경에 빠지게 되면서 나무나 꽃 같은 자연을 수채화로 그리기 시작하였다.

이왕 헤세의 그림에 대해 말 나온 김에 그의 화가적 특성을 더 말해보면 그의 그림 속에는 사람과 동물은 없다. 오직 산과 강, 풀, 들꽃, 구름이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자연은 사람과 다르게 바라봄 자체로 힐링을 주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를 건진 것은 미술도구였다.

내가 스스로를 화가라고 생각했거나

화가가 되려고 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면

시인 헤세도 없었을 것이다."

화가 헤세

펜과 붓으로 수채화 작품을 창조해내는 것은

나에게 와인과 같다.

그림에 취한 상태가 삶을 견뎌낼 수 있을 정도로

따뜻하고 아름답게 위안을 준다

헤세가 그린 그림에는 그의 글처럼 무언가 마력이 숨겨져 있는거 같다. 헤세가 말하기를 자신은 "그림을 그리는 동안 종종 견디기 어려운 정신적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고백하듯이 그의 그림 안에는 헤세의 영혼이 들어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그의 그림을 보면서 사람들은 평온의 안식은 물론 무언가 모를 감성과 고요함에 젖어든다고 생각된다.

이번 2023년도에 출간한 달력 중에 독자는 벽걸이 달력을 원했지만 작은 실수로 탁상 달력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이 또한 운명처럼 탁상 달력이 더 좋아 보인다. 더 가까이 헤세의 그림과 글이 늘 눈 앞에 있다는 그것이 오히려 더 큰 행복이 되었다.

이번에 나온 달력은 독자가 처음 접한 책인 《데미안》에서 가져온 글들이 잠언처럼 실려 있다.

한 인간의 치열한 성찰의 시간들을 그려간 그의 소설과 헤세의 그림들을 함께 담아낸 달력으로서 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영혼이 깊어지며 작가의 정신 세계에 빨려 들어 간다. 특이하게도 이 달력은 친환경적인 콩기름 인쇄를 통해 자연과 동화되고자한 헤세의 순수한 목가적인 감성까지 잡아내고 있다.

매일 매일 헤세의 그림과 주옥같은 헤세의 잠언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내년에는 좀 더 다른 책의 글도 가져와 더 많은 잠언들로 채워나가는 달력을 만들면 좋겠다 생각된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이며, 음악에도 일가견이 있는 헤세는 이렇게 그림 실력도 뛰어났던 화가였다. 1월달 그림이 좋아 한참을 머물렀다. 데미안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중요한 문구가 여기에 실려 있다.

1월_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그리고 12월달의 문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가 실려 있다.

나는 내 속에서 스스로 솟아나는 것,

바로 그것을 살아보려 했다.

그것이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12월_

이렇게 이번에 나온 2023년도 달력은 왠지 모르게 더욱더 내 삶을 충만하게 하는 한 해가 되리라 본다. 달력의 디자인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요즘은 디자인을 너무 잘 한다. 맘에 드는 그림과 글들을 통해 2023년은 더욱 아름답고 행복한 한 해가 되리라 본다.

“나는 신념을 표현할 방법을 여러 가지로 시도해 보다가 한 가지에 집중하게 되었다.

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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