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원을 읽자 마자 참 따뜻한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밀리의 서재 독자평이 이 책을 다 말하고 있다. 어쩌면 이렇게 내 마음 같은지 그 문구가 마음에 쏙든다.
이 책을 손에 들게 된 이유는 두 개의 문구 때문이다.
"15년 동안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 배운 삶의 의미"
"어떤 순간에도 사람을 수단으로 대하지 말기를…"
15년이란 시간은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다. 저자는 15년 넘게 카메라를 들고 국내외 곳곳을 누비면서 수많은 사람을 다양하게 만나게 된다. 노숙자부터 교도소와 고물상, 노량진 고시원, 소록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실, 시골 분교의 입학식, 알래스카의 한인타운, 해병대,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편, 법정 스님 다비식 편, 독도 경비대 편 등등 대통령까지 저자는 안 만나 본 사람이 없다. 그 만남은 단지 직업으로서의 길이었지만 저자에게는 삶의 해답을 얻는 기회가 되었고, 그들의 진솔한 얘기를 통해 따뜻한 위로와 삶의 지혜를 얻게 되었다.
원래 저자는 소극적이며 내성적인 성격이다. 아니 사회부적응자였나 싶을 정도로 저자는 예술 대학에서 사람들과 썩이는 것을 힘들어 했다. 어찌어찌하여 졸업을 했지만 사회 생활이라는 두려운 인간관계 때문에 대학 졸업 후 한동안 취직할 엄두를 못내며 지내왔다. 그러나 창작은 하고 싶은 욕망이 일어나 될 수 있는한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는 일을 찾았는데 마침 뮤직 비디오를 만드는 일에 참여하여 조용히 일하게 되었다. 그렇게 일에 재미를 붙일 즈음에 KBS에서 VJ비디오 저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한 선배로부터 연락을 받고 저자는 ‘다큐멘터리 3일’이라는 VJ를 맡게 된다.
이것은 저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었고 저자는 이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다큐멘터리 디렉터로 일하게 된다. 이 덕분에 저자는 자신이 얼마나 좁은 세상에서 수많은 오해와 편견에 사로잡혀 살아왔는지를 깨달게 되고, 넓은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깊이 관찰하며 정말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해준다. 이 책은 그렇게 저자의 직업에서 건져 올린 길 위에서 생생하게 배운 삶의 의미와 단단한 인생의 태도들을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그밖에 KBS 파노라마 ‘길 위의 아버지’ 연출을 담당했고, MBC ‘놀면 뭐하니 - 대한민국 라이브’, tvN ‘어쩌다 사장 1,2’ 등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VJ로 참여했다. 그녀가 찍은 영상은 다른 영상과는 다르게 따뜻한 시선과 진심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수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화제가 많이 되었고 그 공을 인정받아 2020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예술상 후보에 오르게 된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후회 없는 인생을 원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고르고 골라 이 책에 담은 얘기들이다. 5년의 시간 동안 원고를 붙들고만 있었는데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책을 세상에 내어놓는 이유가 있었는데 그건 "때론 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때론 저를 반하게 만들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당신에게도 가닿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책을 내어놓았다고 말한다.
우리에게는 삶에 대한 의문점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두렵고 불안하다. 저자처럼 소극적으로 숨고 싶은 마음이 내재되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단단한 삶을 살기 위해 어떤 삶의 태도를 지녀야 좋을지, 결국 우리를 살아가게 만드는 힘은 무엇인지, 나와 타인, 내 인생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나이 들고 싶은지….에 대해 우리에게 조근조근 부담없이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