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을 위한 안내서 - 한 번뿐인 당신의 인생을 위한 스토아철학의 아주 오래된 지혜
윌리엄 B. 어빈 지음, 이재석 옮김 / 마음친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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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무엇보다 '삶의 기술'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목수가 다루는 재료가 나무이고 조각가의 재료가 청둥이듯이 철학은 ''이라는 재료를 가지고 '삶의 기술'을 연마한다-Epictetus

 

들어가는 말에 보면 '이 책은 삶의 철학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것임을 천명한다.' 삶을 잘 살고 싶은마음의 욕망이 인간에겐 있다. 나 또한 좋은 삶을 위한 안내를 받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한 번뿐인 인생이다. 이왕 사는 거 잘못 살았다고 후회하지 않는 인생이길 원한다. 최근 영화 배우 강수연이 뇌출혈로 향년 55세에 세상을 떠났다. 오늘날로 치면 너무 짧은 세상을 살다가 인생을 마무리 했다. 고인의 미담이 알려지면서 뭉클해지기도 하는데, 그러나 고인은 이미 세상을 떠나 어디론가 가버렸다.

 

삶은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야 하는가? 어떤 삶이어야 후회되지 않고 스스로도 만족하며 살 수 있는가? 인생은 과연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가? 단지 죽으면 아주 악한 자가 아니면 단지 하늘 나라로 다 가게 되는가? 영혼이 있다면 그 영혼이 이 땅의 짧은 삶을 사는 이유가 무엇인가? 영혼은 정말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다면 단지 육신으로 살다가 죽는 의미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렇다. 이런 고민을 누군가는 충분히 했을 것이며, 여기에 관해 누군가 정의를 하며 삶을 말해주는 자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스토아철학자들을 통해서 듣는 좋은 삶에 관한 안내서이다. 이미 스토아철학에 대해서 접해온 독자로서 이번에 신간으로 나온 윌리엄 B. 어빈 (William B. Irvine) 철학 교수를 통해 더 깊이 안내 받고 싶었다. 그는 라이트 주립대학교의 철학교수이다. 미시건 대학교에서 수학과 철학 학사 학위를, UCLA에서 철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을 정도로 철학적 이해에 관해 매우 뛰어난 교수이다. 대부분의 철학 연구자들과 다르게 그는 철학을 활용해 자기 일상을 더 잘 살아가는 일에 관심 있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유용한 글을 쓰고 있다.

 

이 책에는 스토아주의자가 되려는 사람에게 필요한 상세한 지침을 담고 있다. 스토아철학을 자기 삶의 철학으로 받아들이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아마 우리는 삶의 목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우리가 욕망하는 것,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이 원하는 부와 명예가 실은 그리 추구할 가치가 없음을 깨닫게 된다. 대신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스토아철학자들이 덕(virtue)이라고 부르는 마음의 평정을 추구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스토아철학자들이 말하는 덕이 오늘날생각하는 덕과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스토아 철학자들이 추구하는 마음의 평정은 신경안정제로 얻는 무감각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분노, 슬픔, 불안, 두려움 등의 부정적 감정이 없는 동시에 기쁨 등의 긍정적 감정으로 가득한 마음 상태다.

 

지난 2천 년간 많은 것이 바뀌었다. 그러나 인간의 심리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21세기의 우리는 세네카 등의 1세기 철학자의 조언에서 얼마든지 유익함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총 네 파트로 되어 있다. 1부는 철학의 탄생에 대해 이야기 한다. 2-3부는 스토아 철학을 수련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지 다룬다. 4부는 스토아 철학을 수련하며 얻는 통찰을 전하고 있다.

 

2-3부가 실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내용이다.

 

스토아철학의 심리 기법 가운데 하나인 '부정화 시각화'에 대해 조금 다뤄 본다. 이 말은 안 좋은 상황을 미리 그려 본다는 것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이따금씩 떠올린다. 안 좋은 일을 떠올리는 이유는 우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에픽테토스도 말하기를 "어디서든 무엇이든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라"고 말한다.

 

세네카는 아들을 잃고 3년이 지난 뒤에도 슬픔에 빠져 있는 마르키아라는 여성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그 편지에서 세네카는 부정적 시각화 기법을 이야기 한다.

 

우리가 가진 것은 무엇이든 운명의 여신이 잠시 '빌려준'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운명의여신은 우리의 승낙과 예고 없이 언제든 그것을 되가져 갈 수 있다.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을 사랑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을 영원히, 아니 한동안이라도 소유하리라 장담할 수 없다.

 

그리고 이어 세네카는 사랑하는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도 잠시 멈춰 이 시간이 언젠가 끝날 것이라는 점을 자주 숙고하라고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의 죽음이 즐김의 시간을 끝내게 된다는 것이다. 에픽테토스도 부정적 시각화를 지지하고 있는데 "그는 자녀에게 뽀뽀를 할 때도 아이 역시 언젠가 죽음에 이른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했다. "아이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한다.

 

부정적 시각화는 스토아철학자들이 개발한 심리 도구 가운데 가장 중요한 기법이다. 일반적으로 삶에 일어나는 원치 않는 전쟁, 질병, 자연재해와 같은 아픔과 고통들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앗아간다는 점에서 비극이다. 그러나 그것을 겪는 사람을 크게 변화시키는 힘도 있다. 실제 일어나지 않았지만 부정적 시각화를 통해 삶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기쁨의 능력을 회복한다.

 

무엇보다 통제하는 것과 통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잘 분리하며 사물을 보라고 한다. 어차피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을 보고 마음 아파할 거 없다. 태양이 지고 뜨는 것이 통제가 안 되듯 우리 삶은 그런 통제가 불가능한 것이 있다. 또한 통제가 가능한 것과 어느 정도 통제가 되지만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 있다. 이 모든 것을 인정하고 통제가 가능한 상황을 보며 마음의 평정을 찾아야 한다.

 

삶의 문제는 어쩌면 단순한데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며, 다른 쪽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기에 삶은 그동안 불안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아마도 삶의 문제 앞에 이제는 "평정심"을 가지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좋은 삶은 안내를 받아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삶을 충분히 안내해 주는 책이다.

 

이 책의 한 문장

 

욕망에 관해 연구하던 중 저자는 생각 깊은 사람들이 가진, 욕망에 관한 공통된 견해를 발견했다. 그것은 만족할 줄 모르는 마음을 극복하지 않고는 좋은 삶,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끝없이 더 가지려는 성향을 다스리는 좋은 방법이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p14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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