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고 데이 - 하나님의 모습을 찾아서
구유니스 지음 / 비엠케이(BMK)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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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고 데이

 

-하나님의 모습을 찾아서-

 

Imago Dei

 

 

조르주 루오, 마르크 샤갈, 파울 클레, 오토 딕스, 장 미셸 바스키아

 

20세기 세계적인 화가들의 성화(聖畫)에서 하나님의 모습을 찾다!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다!

 

어릴적 인상 깊은 그림 가운데 밀레의 '만종'이라는 그림이 있다. 할아버지 집에 그 그림이 걸려 있었는데 당시 국민학생이지만 무언가 모를 경건함을 느꼈다. 그림에 대한 조예가 깊지는 않지만 보는 것을 좋아한다. 예전 후기 인상파들이 그린 전시회를 가본 경험이 있는데 그 그림을 본순간 압도 되었다고 말할 정도로 그림은 가슴으로 다가와 내 마음의 화폭에 그림을 수놓았다.

 

 

본 책은 20세기 화가들이 그린 성화 30여 점을 저자가 깊이 앙시(仰視)하고 묵상하며 써내려간 신앙고백이자 성화 에세이. 어린시절부터 교회를 다닌 저자는 대학에서 생화학과 약학을 전공하면서 결국 약사로서의 인생을 살지만 평소 미술 작품들을 보는 것을 좋아했기에 지금과 같은 책을 편찮하게 된 것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영감을 받는

작품을 만나면 가끔 글을 쓴다.

여행지에서 미술관을 둘러보고,

카페에서 책을 읽으며,

방구석에서 기도하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

 

-표지에서

 

여기 나오는 작품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성화가 아니다. 즉 교회의 권위를 높여주던 고고한 모습의 성화가 실려있지 않고, ‘인간화한 성화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이 실려있다. 다시 말해 책에 실린 성화들은 교회 미술이 미술사의 중심일 때의 작품이 아니다. 카라바조와 미켈란젤로의 작품 등에서 볼 수 있었던 교회 미술이 15세기르네상스를 기점으로 서서히 쇠퇴하게 되었다. 인본주의가 무르익고 교회 권력이 약해지는 시대적 흐름에서 다시 종교미술을 추구했던 화가들이 나타났으니 바로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들은 그리스도교에 대한 개인의 신앙과 사유의 산물들이기에 그 가치가 크고 남다르다고 보면 된다.

 

 

저자는 단지 그림을 좋아한 사람인데 이 책을 읽어보게 되면 그림을 전공했나고 생각될 정도로 그림에 대한 이해와 신앙적 이해가 겹치면서 매우 탁월한 해설자로서 보여진다. 저자의 이름이 '구유니스'라고 소개되는데 본명인지 예명인지 모르지만 이 이름 속에서도 이미 경건함이 묻어나며 예술의 혼이 묻어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책을 펼치면 첫 번째 작품인 작가 미상의 바다 위의 폭풍, 1020의 그림이 나온다. 그림은 단번에 주인공인 예수님을 부각시킨다. 폭풍우 치는 배에서 예수님이 뱃머리에 잠들어 있는 모습인데 이 모습을 통해 저자는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묵상을 해나간다. 폭풍우를 보고 무서워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왜들 무서워하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고 했는데 여기서 '믿음'은 무엇일까 저자는 질문을 한다. 한참 동안 곰곰히 생각한 결과는 이러하다.

 

그것은 '주님의 세계에 거하고 있다는 믿음, 혹은 주님을 믿으면 능력자가 된다는 것도 아니고, 주님과 거한다고 해서 어려움이 비켜간다는 것도 아닌, 주님의 세계에, 그 초대에 함께하는가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라고 묵상을 풀어 놓았다.

 

세상이라는 풍파의 어려움은 누구나 건너간다. 그러나 그때 이 그림을 떠올린다면 이미 주님의 세계에 초대된 자이기에 더이상 제자들처럼 두려워할 필요가 없음을 저자는 묵상되어진 것이다.

 

 

두 번째 작품도 인상적이다. 마르크 샤갈의 아브라함, 1931이란 그림이다. 웅크리고 있는 한 남자가 보이는데 아브라함이다. 이 작품은 아브라함이 본토와 친척이 있는고향을 떠나 미지의 땅으로 갈 것을 결정할 때의 모습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이 그때뿐이었겠는가? 아니 우리 또한 이렇게 웅크리고 앉아 고민하는 존재다. 그런데 이렇게만 본다면 물론 각자마다 묵상되어지는 것이 다를 수 있지만 저자가 통찰한 묵상은 왠지 모르게 더 흡수력이 있다.

 

작품의 상단에 있는 천사는 아브라함과 대조적입니다. 눈을 크게 뜨고 입으로 외치며, 온몸을 펼치고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역동적인 모습입니다. 아브라함의 눈에, 우리의 눈에 저 천사의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저 천사는 보이지 않는 현실인 하나님과 그 나라입니다. 볼 수 있는 현실은 멈추어 있어서 해결의 길이 보이지 않고, 보이지 않는 현실는 운동성이 있으며 그 길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 그림이 위아래로 나뉘어 있어서 마치 보이지 않는 현실은 아브라함과 다른 세계를 이루는 것 같지만, 그것은 그를 붙들고 있는 세계이며 지금의 아브라함을 이끌었고, 또한 그 너머를 바라보도록 하는 힘입니다. p.18

 

이 작품에 대해 추가적인 부분이 있는데 샤갈의 고백인지, 아니면 저자 자신이 묵상 되어진 고백인지 모르지만 성서의 말씀을 가져와 본 작품을 더 살려주고 있습니다. 시편 142:3절의 말씀입니다.

 

 

내 영혼이 연약할 때 주님은 내 갈 길을 아십니다.

 

 

저자가 선택한 그림들은 매우 톡특한 그림들이 많이 나열되어 있는데 하나하나가 엄청난 신앙적 사유와 고백이 함축되어진 작품임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림도 그림이지만 화가 개개인의 신앙과 구도의 산물인 성화들을 저자가 선택해 자유롭게 해석하면서 인간 존재와 삶의 가치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을 던지고, 신앙 회복과 치유를 간구하고 있다는 것에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이 책에는 작가 미상과 더불어 조르지 루오와 샤갈, 파울 클레의 작품들을 비롯, 오토 딕스, 니콜라 사리치, 막스 리버만 그리고 유일한 16세기 화가인 ()루카스 크라나흐의 성화들, 그리고 그라피티 화가 장 미셸 바스키아의 작품들이 소개되고 있다. 특히 니콜라 사리치의 믿음-어둠 속의 빛이라는 작품도 놀라워서 탄성을 지게 하지만 저자가 또 다시 묵상하며 해석을 내리며 그림을 풀어 나가는데 전문 해설가로서도 부족함 없는 자로 생각이 된다. 이 작품은 '의심 많은 도마'를 현대화한 그림이다.

 

현대인 의상을 입은 도마가 예수의 옆구리에 난 상처에 손가락을 넣고 확인하고 있는 그림인데, 이렇게도 그려지는 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도마에게 한 말은 그에게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한 것입니다. 이때 이후로 긴 세월동안 아무도 부활한 예수를 보지 못했으니까요. 오랫동안 관용구처럼 '의심 많은 도마'로 그를 쉽게폄하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가까운 미래에 예수를 만날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당연회 우리는 '보지 못하는 자'가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는 자들'이어서 '복된 자들'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보지 않고'도 많은 것을 믿으려 합니다. 믿음이 없다는 말이 두려워서일까요? 그리하여 '복되다'에서 멀어져서 형편이 어려워질까봐 그런 걸까요? 이 작품에서 도마의 의심과 어둠이 믿음과 빛남으로 충만해지는 그 순간이 화면 가운데에서 손가락과 옆구리의 빛나는 접점에 표현되어 있습니다. 도마는 부활한 예수의 확증을 잡으려는 사람입니다. [...] 그의 의심은 어쩌면 긴 시간 동안 부활한 예수를 보지 못할 모든 공동체와 신앙인들이 믿음을 지속하고 위로의 대답을 들을 수 있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이 놀라운 저자의 통찰력과 해석이 놀라울 따름이다. 현대의 신앙인들이 의심 많은 도마를 애처롭게 바라보며 자신들은 믿음을 가진척 해보지만, 주님이 도마에게 해준 대답 때문에 사실 우리는 위로를 받고 믿고 있는 것이다. 신앙인들이 이 책을 읽으면 분명 감동과 은혜, 멋진 신앙적 사유를 선물 받을 것이다. 그리고 성화를 바라보는 안목도 이젠 저자처럼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독특한 성화를 통해 예술적인 감각을 깨우고 싶거나, 신앙적인 사유에 빠져 하나님을 그림 언어로 알기 원하는 예술적 영혼들은 반드시 이 책으로 영혼의 허기가 채워질 것으로 본다. 이 책을 만남으로 새롭게 하나님을 만나고 예수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어졌다.

 

이 책의 한 문장

 

책의 제목인 이마고 데이(Imago Dei, The Image of God), 즉 하나님의 모습은 인간이 평생 알려고 애쓰는 주제이며, 한 존재의 모습은 눈으로 본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하나님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그것은 부분적이다. 하나님의 모습에 대한 1차 자료는 바로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이며, 성서나 이 성화들은 그 후의 순차적인 자료들이다. 성화를 토대로 쓴 필자의 글을 통해 하나님의 모습에 대하여 물을 수 있기를 바란다” -책을 내면서 중에서.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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