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부분들이 흥미를 더해가며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가고 있다. 뒤이어 나오는 바이킹이라는 대목에서도 주목되는 부분이 나오는데 그건 바이킹은 왜 콜럼버스보다 500년 먼저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하고도 ‘최초 발견자’로 널리 알려지지 못했을까이다. 여기에는 바이킹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된다. 바이킹은 전 유럽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실제로 바이킹은 유럽을 확실히 지배하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정복과 통치를 위한 체제를 체계적으로 정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바이킹은 사실 약탈자보다는 상인에 더 가까운 존재였다.
상인은 상거래로 이익을 얻는 것이 주목적이므로 영토를 차지하고 다스리고 경영하는 일에는 그다지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더구나 바이킹은 신대륙에서도 정착에 성공하지 못하고 철수했기에 오늘날까지도 최초의 ‘신대륙 발견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바이킹의 활동 영역은 상당히 넓은데 대항해를 가능하게한 이유가 이 책에 나온다. 그건 바로 '롱십longship'이라는 배 때문이었다. 가늘고 긴 모양의 이 배는 홀수가 낮다는 특징이 있는데 롱십에는 노가 달려 있었을 뿐 아니라 100명 넘는 승조원이 탈수 있었으며, 원거리 항해에도 활용할 수 있을 만큼 확실한 견고함을 갖추었다고 한다.
이 책은 이렇게 세계 역사에 급소들을 파헤쳐서 거시적으로 세계역사를 보게 한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후에도 오랫동안 인도에 비해 크게 뒤처졌던 영국의 면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 ‘전국시대에 일본이 유럽의 군사혁명을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었던 비결이 있었는데 그 비결이 예수님의 사랑을 가지고 들어가서 선교하는 ’예수회’의 무기 판매 덕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알려준다. 즉 예수회는 종교단체의 얼굴과 함께 또 하나의 얼굴을 가지고 일본으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것은 무역 상인의 얼굴로 들어온 것이다. '죽음의 상인'으로 예수회가 불리기도 했는데 그 이유는 일본에 판매한 주요 상품이 ‘무기’였기 때문이다. 아! 이걸 어떡해 봐야할지 모르겠다. 잠깐 그 배경을 더 살피면 일본 전국시대 장수들은 포르투갈 선박이 싣고 오는 군수품에 눈독을 들였다. 예수회는 대포, 초석, 탄약 등을 조달해준 대가로 영주에게서 선교권을 얻어냈다. 그런데 이런 예수회를 통해 일본은 '군사혁명'에 가장 성공한 나라가 되었다. 유럽의 군사혁명을 불가능에 가까운 속도로 따라잡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영화에 보듯이 오랑케들이 총을 들고 우리나라를 침범하는 무기가 되었다. 예수회에 대한 좋지 않는 비하인드가 많은데 이들이 참된 종교인인지는 늘 의구심을 가진채로 보고 있다.
세계 역사에 대해 이렇게 한 눈에 살펴보며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니 무언가 역사적 지식으로 무장된 느낌이다. 역사지식에 약한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우선 상식적으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