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말 - 새로운 번역과 원문을 통해 만나는 셰익스피어의 인생 철학 110가지
가와이 쇼이치로 지음, 박수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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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번역과 원문을 통해 만나는

셰익스피어의 인생 철학 110가지

​셰익스피어를 일컬어 ​“어느 한 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사람이다”라고 기꺼이 평가한다. 그는 인생의 달인이며,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가진 보기 드문 작가이다. 4세기가 넘도록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희곡 작가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라고 칭해도 누구하나 반론을 가질 사람이 없을 것이다. 특히 토머스 칼라일(Thomas Carlyle)은 "셰익스피어는 인도와도 바꿀 수 없다."는 말을 남겼는데 그만큼 위대한 작가임은 누구나 아는 바이다.

최근 뉴스에 보니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 <맥베스의 비극>이라는 영화가 무려 공식적으로 12번째 영화화되고 있다고 소개한다. 최근작인 독립예술영화에서 유명 감독인 조엘 코엔을 통해 <맥베스의 비극>이 다뤄지는데 기회가 되면 보고 싶다.

그의 작품중 유일하게 읽은 것은 『햄릿』이었다. 가장 유명한 문장은 바로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다."인데 이 의미가 책을 통해서 보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역시 책을 통해서 문장을 이해해야 셰익스피어의 진의를 더 이해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본 책은 셰익스피어가 쓴 희곡 총 40편과 『셰익스피어 소네트(Shakespeare’s sonnets)』 중에서 110가지 말을 골라 하나씩 정성스럽게 해설을 더한 책이다. 저자는 자타공인 셰익스피어 전문가인 가와이 쇼이치로라는 사람인데 자신의 해석으로 새로이 번역하고 해설을 붙여 셰익스피어의 글을 더 친근하게 새롭게 독자들에게 안겨준다.

​『셰익스피어의 말』은 이미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문구들과 함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그의 작품 속 대사를 인생 철학과 연관 지어 소개하고 있다. 더불어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많이 접하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책의 맨 끝에 희곡 총 40편의 줄거리를 집필 순서대로 정리해두어 문장에 대한 이해를 더 쉽게 이해하도록 도움을 준다. 장르로 나누자면 비극이 아홉 편(그중 로마 사극이 네 편), 희극이 열 편, 역사극 열두 편, 문제극 네 편, 로맨스극 다섯 편으로 셰익스피어의 모든 작품을 다뤄주고 있어 많은 작품을 읽지 않아도 마치 셰익스피어에 대해 전문가가 된 느낌을 가진다.

일단 눈에 들어오는 문구들이 많고 친절한 작가의 해설로 인해 그 문장을 곱씹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서 좋다. 첫 글에 나오는 문장에서 이미 독자의 마음을 연다.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편이 안전해

햄릿 제 1막 제3장

이 문장을 직역하면 '최상의 안전은 두려움 속에 있다'로 번역된다. 두려움은 좋지 않는 것이라 생각되지만 이런 두려움은 우리를 지켜준다. 즉 차를 운전할 때에 저자가 말하듯 항상 저 모퉁이에서 아이가 튀어나오지 않을까, 앞에 가는 자전거가 갑자기 이쪽으로 넘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안고 운전해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지하철이 지연될까 봐 걱정해서 일찍 집을 나서면 지각을 면하듯이 '유능한 사람', '잘되는 사람'은 언제나 그러한 '두려움'을 안고 행동을 하고 있다. 이처럼 태평하게 행동하며 잘 안 된다고 불평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무능한 사람이나 취하는 행동이다. 성공하고 싶다면 항상 예방책과 대책을 생각해 두어야 한다는 작가의 해설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잘 이해한 설명이라 생각된다.

그 다음으로 다가온 문장은 쳅터 1번 '후회하지 않도록'에 나오는 세 번째 문장이다.

"현명하고 신중하게 하거라.

급하게 뛰어가는 자는 넘어지게 마련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제2막 제3장

이 문장은 이런 줄거리에서 나왔다. 로런스 신부는 로미오가 줄리엣과 결혼하고 싶다고 간곡히 부탁하자 영가의 불화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라도 이 결혼을 성사시키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이때 신부는 마음이 급해 견딜 수 없는 로미오에게 당황하지 말라며 이 대사를 건넨다.

실제 살아본 인생을 보면 '서두르면 일을 그르치고, 성급하면 손해를 보는' 일이 생겼다. 급할수록 천천히 가라는 말이 있듯이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이 말을 마음으로 생각하며 운전도, 삶의 문제도 느긋하게 하려고 노력을 했다. 인생사 이것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자칫 더 많은 실수와 문제를 일으킨다. 이제는 셰익스피어의 말을 되새기며 더욱더 신중을 가한다면 어쩌면 고급스러운 느긋함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즐거운 수고는 고생이 아니야

맥베스 제2막 제3장

최근 다니는 회사를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최상품의 쌀을 나눠주었다. 어려웠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는데 나눔을 통해 그들을 섬기는 시간을 가지니 행복했다. 마침 본 책을 읽는 가운데 맥베스에 나오는 문장을 보고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 문장은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즉 던컨 왕을 암살한 다음 날 아침, 맥베스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시치미를 뚝 떼고 귀족 맥더프를 성으로 부른다. 맥더프가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하자 맥베스는 "즐거운 수고는 고생이 아니야"라고 대답을 하였다.

그렇다. 영어 표현에서 무언가 감사 인사를 들었을 때 "저의 기쁨이에요(My pleasure)"라고 대답하듯 누군가가 기뻐하면 자신도 덩달아 기쁨을 느낀다.

『베니스의 상인』의 책에도 보면 재판관 역할을 맡아 무사히 안토니오의 생명을 구한 포샤는 바사니오 등이 감사 인사를 하자 “도움을 준 것으로 충분히 보상을 받았어요. 그 이상은 바라지 않아요”라고 말하듯 타인에게 도움을 줌으로 인간은 이상하게 행복을 느낀다. p81

이 책은 문장 문장마다 피부에 와닿는 글이 너무 많다. 400년 전의 인간의 삶이나 지금의 인간의 삶이나 별반 인생의 문제는 다를바 없음을 이 글을 통해 더욱 보게 된다. 셰익스피어의 깊은 통찰을 통해 그려진 이야기 속에 나오는 미움, 배신, 음모, 질투, 연민, 사랑, 희생, 연민, 인간관계의 고뇌, 사랑의 고민, 삶의 갈림길 등과 같은 다양한 말의 처방전이 이렇게도 인생을 잡아주고 있다니 참으로 놀라울 따름이다. 마음이 불안해지기 쉬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깔맞춤처럼 작가는 셰익스피어를 통해 위대한 인생 철학을 우리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이 책 한권으로도 우리 인생을 새로이 설계할 수 있음을 감히 말하는 바이다.

이 책의 한 문장

“어쩔 수 없는 일은 신경 쓰지 말아요.

이미 저지른 일은 끝난 일이에요.” 『맥베스』_12

“무슨 일이 있어도 시간은 흐른다, 아무리 힘든 날이어도.” _ 『맥베스』 _48

“저리 작은 촛불이 이토록 멀리까지 비추다니요!

선행도 악한 세상을 저렇게 비추는군요.” _ 『베니스의 상인』_52

“불행이란 것은 견디는 힘이약하다고 알아채면 그곳을무겁게 짓누른다.” 『리처드 2세』_58

“올곧아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말라.” 『헨리 8세』_62

“인생은 화복이 꼬인 줄 같은 것이다.” _ 『끝이 좋으면 다 좋아』_64

“끝이 좋으면 다 좋아요. 결말이 전부죠.

지나온 길이 어떠했든 마지막이 꽃을 곁들이는 것이에요.”『끝이 좋으면 다 좋아』_66

“참을성이 부족한 놈은 어쩔 수 없군!

어떤 상처라도 조금씩 낫는 법이야.

마법의 주문을 외울 수는 없잖아. 머리를 써.

지혜는 느긋하게 흐르는 시간과 함께 흐르거든.”『오셀로』_76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_ 『햄릿』 _106

“멍청한 자는 자신이 현명하다고 생각하지만,

현명한 자는 자기가 멍청함을 알고 있지.” 『뜻대로 하세요』 _146

“사람의 진가가 결정되는 것은 인생이 끝날 때야.”『헨리 4세』_148

“무지는 신의 저주요, 지식은 하늘에 이르는 날개다.” _『헨리 6세』 _152

“지금 이대로 감사하자.

그리고 우리 인간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하늘에 맡기는 것이다.”『두 귀족 친척 _156

“이 세상은 전부 무대이다.

남자도 여자도 모두 배우에 불과하다.

퇴장하고 입장하고 한 사람이 자신이

나갈 차례에 여러 가지 역할을 연기한다.

그 막은 일곱 개의 시대로 이루어진다.”『뜻대로 하세요』 _184

“나는 호두 껍데기에 갇혀도 무한한 우주의 왕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남자다.”『햄릿』 _206

“어리것은 생각이군. 사람을 복장으로 판단하다니.” 『페이클레스』 _214

“진실된 사랑의 여정은 결코 평탄하지 않아.” 『한여름 밤의 꿈』 _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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