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인생독본 - 365일 하루하루를 위한 좋은 생각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최종옥 옮김 / 노마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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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그는 세계 역사에 길이 남을 소설가이며 사상가이다. 그가 쓴 글을 읽지 않는 다는 것은 영혼의 양식을 소홀히 여기는 자일 것이다. 인생에 대해서도 어쩌면 깊이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존재일 거라고 생각된다. 그는 그는 인생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고 거기서 얻은 사상을 글로 매일매일 적어내면서 무엇보다 현실에서 구현하려고 노력한 인물이다. 종교, 사랑, 인생, 육체와 정신, 죽음의 문제, 교육 등을 작품 속에서 논하면서 나름대로 해답을 독자에게 제공하려 하였다. 인상적으로 읽은 책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두 노인, 바보 이반, 사랑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있다, 초반에 불길을 잡지 못하면 끌 수가 없다, 사람에게는 얼마만한 땅이 필요한가, 세 가지 질문' 등과 같은 것들이다. 읽기 쉬우면서도 인생의 진수를 알 수 있는 위대한 책들이다. 사실 여건이 되면 그의 대작인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와 같은 장서를 읽고 싶다.

ⓒ바다출판사

저자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그에 대한 예의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그 이름 자체에 이미 그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그러나 이런 말을 하고자 한다. 알렉세이 수보린(언론인이자 작가인)이라는 사람이 한 말이다. “러시아에는 두 명의 왕이 있다. 니콜라이 2세와 레프 톨스토이. 그들 중에 누가 더 강한가 할 때 니콜라이 2세는 톨스토이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그의 왕좌를 흔들 수 없다. 반면 톨스토이가 니콜라이의 왕좌를 흔들 수 있음은 분명하다.” 이처럼 왕을 능가하는 명성을 누린 톨스토이는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로 손꼽힌다.

책 소개에도 나오지만 러시아의 작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인생독본》을 일러 이렇게 말했다.

“이 세상에서 단 한 권의 책만 가지라 하면 나는 주저 없이 톨스토이의 《인생독본》을 선택하리라.”

톨스토이의 존재가 얼마만큼 큰 지 이 한 문장으로 다 이해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은 수많은 인용문구들이 나열되어 있다. 그는 수많은 작품이나 전집에서 그 인용문구들 가져와 자신만의 방식으로 번역하며, 일부 단어는 생략하면서 글을 나열하였다. 그 이유는 '길고 복잡한 주장에서 하나의 사상을 뽑아내려면 표현을 분명하게 하고 통일성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몇몇 구절을 바꿔야 했던 것이다.

이 책 《365 인생독본》은 일력을 넘기듯 1년 12달 하루하루를 수많은 사상가가 남긴 삶의 지침을 만날 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 하나만으로 인생을 다 알았다고 말해도 될 정도의 방대한 자료가 이 책에 기록되어 있다.

여기에는 내가 익히 좋아하는 인물들도 많이 나온다. 첫 번째로 나오는 인물이 '에머슨'인데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스승이기도 하다. 또한 후기 스토아 철학을 주도한 세 명의 철학자인 세네카,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이름들이 나온다. 쇼펜하우어나 칸트는 당연히 나오고 노자 또한 이 책에 단골로 나온다. 내가 좋아하는 파스칼과 더불어 소크라테스, 공자, 러스킨. 성서, 붓다, 인도 잠언, 헨리 조지, 칼라일, 루소, 조로아스터와 같은 이름은 계속해서 또 나오고 있다. 아마도 같은 이름들이 많이 배열된 것은 그들이 삶의 진수를 깊이 사고하는 위대한 인물이어서일 것이다.

어떤 글은 머리를 스치지만 인생독본에 나오는 글은 가슴 저 깊은 곳을 만지는 느낌이다. 독자는 읽으면서 명언과 같은 글을 통해 곱씹는 시간을 많이 가질 것이다. 무엇보다 하루하루 365일을 보면서 글을 씹도록 편찬해 주어 너무나 좋다. 매일의 양식처럼 씹어 먹는 것이 맛깔스럽고 진리로 무장되는 느낌이다.

이 책은 그저 손에 들고 읽으면 모두 명문장이기에 서평이라고 쓸 것이 없다. 그냥 마음 오는 것을 인용하며 그 내용을 쓸 뿐이다. 이제 그 문장들 몇 개 적어보겠다.

강한 사람은

굳게 땅을 딛고 서서

결코 넘어지지 않는다.

- 에머순 p78(톨스토이 사색노트)

에머슨의 말이다. 긴 문장으로 된 것을 적어보면 "사람은 강한 존재이다. 자기 영혼의 힘을 알고, 또 자기 이외의 다른 힘에 의지하고자 하면 오히려 나약해진다는 것을 알고, 육체를 통제하며 정신의 참된 지배를 받기 원하는 사람은 진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또한 그는 자기 발로 굳게 땅을 딛고 서서 결코 넘어지지 않는 사람이다.

도덕적인 계율은 이제껏 참된 성자와 참된 종교에 의해 명확하게 표현되어 왔다.

나는 신의 존재와 자아의 불멸을 나 자신의 덕성에 의하여 믿는다. 신과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은 나의 본성에 깊이 결합되어 있으며, 이 신앙은 나에게서 떼어 놓을 수 없다. - 칸트

인간은 모두 혼자 죽는다. 고독할 때 인간은 참다운 자신을 느낀다.

그리스도가 가르치기를, 모든 인간은 신 앞에서 평등한 것처럼 서로에게도 평등한 존재라고 하셨다. 누구도 다른 사람을 지배하는 권력을 가질 수는 없다. 평등과 자유, 이것은 파괴할 수 없는 신의 법칙이다. -라메네 p125

남과 사이가 벌어졌을 때, 상대방의 불손한 태도를 보았을 때, 남이 그대를 배반했을 때, 그 사람이 악한 것이 아니라 그대의 덕이 모자랐다고 생각하라. p109

자기 자신을 판단하지 말라. 남과 비교하는 짓은 더더욱 하지 말라. 자기 자신을 판단하고 비교할 대상은 오직 '완성'뿐이다. p157

인간의 덕성은 그가 쓰는 말을 통해서 나타난다. p174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을 알면서도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비겁이란 것이다.

논쟁을 하려면 말투는 얌전하게, 그러나 논지는 확실하게 전달하도록 노력하라. 또한 상대방을 노하게 하지 말라. 논쟁의 목적은 상대방을 화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설득하는데 있음을 잊지 말라.

그대가 진리를 터특했거나 진리를 깨달아가고 있는 중이라면 그것을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상대방의 의견을 공격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전달하라. 결코 그를 얕잡아 보거나 굴복시키려는 분위기를 만들지 마라.

May, p 182

마지막 한 문장을 곱씹으며 서평을 마치고자 한다.

결혼에 대하여 스무 번이고 백 번이고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사람은 어찌할 수 없을 때 죽음에 임하듯,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때 결혼 하는 것이다. p425

3주 동안 서로 연구하고, 3개월 동안 서로 사랑하고, 3년 동안 서로 싸우고, 30년 동안 서로 참는다. 그리고 그들의 자식들이 또 부모와 같은 일을 되풀이한다.

톨스토이의 결혼 생활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톨스토이는 결혼전에 자신이 여태까지 쓴 일기를 소피아에게 보여주었다. 그 일기장에는 다른 여성과의 연애담이 가득 담겨있었으며, 소냐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냐며 그를 비난했다고 한다. 사실 톨스토이는 과거의 모습을 솔직하게 터놓아

함께할 새로운 삶을 위해 기꺼이 포기하겠다는 것을 소피아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을 비난하는 모습에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어찌저찌 화해를 하며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이 둘은 이런 패턴으로 48년간 계속 싸웠으며 결국 톨스토이가 집을 빠져나와 열흘 만에 폐렴에 걸려 허름한 간이역에서 생을 마감한다. 싸움의 원인은 저작권 문제였다고 한다. 그는 저작권을 포함한 재산을 모두 기부하려고 했지만, 가정살림을 책임져야 하는 아내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런데 한 글에 보니 "톨스토이 부부의 경우 불화와 가출의 궁극적인 원인은 톨스토이의 삶과 인격 속에 침투해 들어온 진리 때문이었다. 만일 진리가 톨스토이의 삶과 인격 속에 침투해 들어오지 않았다면 톨스토이의 사상과 생활에 급격하고도 근본적인 변화란 없었을 것이고, 톨스토이의 사상과 생활에 급격하고도 근본적인 변화가 없었다면 그들 부부 또한 그렇게 심히 싸우지 않았을 것이며, 소통의 부재를 경험하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고 말하고 있다.

어찌되었던 톨스토이에게 있어 결혼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것으로 본다.

행복한 결혼 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 얼마나 잘 맞는가 보다

다른 점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가이다. - w.레프 톨스토이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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