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그에 대한 예의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그 이름 자체에 이미 그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그러나 이런 말을 하고자 한다. 알렉세이 수보린(언론인이자 작가인)이라는 사람이 한 말이다. “러시아에는 두 명의 왕이 있다. 니콜라이 2세와 레프 톨스토이. 그들 중에 누가 더 강한가 할 때 니콜라이 2세는 톨스토이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그의 왕좌를 흔들 수 없다. 반면 톨스토이가 니콜라이의 왕좌를 흔들 수 있음은 분명하다.” 이처럼 왕을 능가하는 명성을 누린 톨스토이는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로 손꼽힌다.
책 소개에도 나오지만 러시아의 작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인생독본》을 일러 이렇게 말했다.
“이 세상에서 단 한 권의 책만 가지라 하면 나는 주저 없이 톨스토이의 《인생독본》을 선택하리라.”
톨스토이의 존재가 얼마만큼 큰 지 이 한 문장으로 다 이해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은 수많은 인용문구들이 나열되어 있다. 그는 수많은 작품이나 전집에서 그 인용문구들 가져와 자신만의 방식으로 번역하며, 일부 단어는 생략하면서 글을 나열하였다. 그 이유는 '길고 복잡한 주장에서 하나의 사상을 뽑아내려면 표현을 분명하게 하고 통일성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몇몇 구절을 바꿔야 했던 것이다.
이 책 《365 인생독본》은 일력을 넘기듯 1년 12달 하루하루를 수많은 사상가가 남긴 삶의 지침을 만날 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 하나만으로 인생을 다 알았다고 말해도 될 정도의 방대한 자료가 이 책에 기록되어 있다.
여기에는 내가 익히 좋아하는 인물들도 많이 나온다. 첫 번째로 나오는 인물이 '에머슨'인데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스승이기도 하다. 또한 후기 스토아 철학을 주도한 세 명의 철학자인 세네카,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이름들이 나온다. 쇼펜하우어나 칸트는 당연히 나오고 노자 또한 이 책에 단골로 나온다. 내가 좋아하는 파스칼과 더불어 소크라테스, 공자, 러스킨. 성서, 붓다, 인도 잠언, 헨리 조지, 칼라일, 루소, 조로아스터와 같은 이름은 계속해서 또 나오고 있다. 아마도 같은 이름들이 많이 배열된 것은 그들이 삶의 진수를 깊이 사고하는 위대한 인물이어서일 것이다.
어떤 글은 머리를 스치지만 인생독본에 나오는 글은 가슴 저 깊은 곳을 만지는 느낌이다. 독자는 읽으면서 명언과 같은 글을 통해 곱씹는 시간을 많이 가질 것이다. 무엇보다 하루하루 365일을 보면서 글을 씹도록 편찬해 주어 너무나 좋다. 매일의 양식처럼 씹어 먹는 것이 맛깔스럽고 진리로 무장되는 느낌이다.
이 책은 그저 손에 들고 읽으면 모두 명문장이기에 서평이라고 쓸 것이 없다. 그냥 마음 오는 것을 인용하며 그 내용을 쓸 뿐이다. 이제 그 문장들 몇 개 적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