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쉬운 철학책
사와베 유지 지음, 김소영 옮김 / 아름다운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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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책을 든다는 것은 삶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함일 것이다. 어떤이는 허용을 위해 지적 유희를 누리려고 철학을 찾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철학이란 "삶이 정말 무엇인지"를 알고자함이다. 왜 우리는 존재하고, 왜 우리는 살고 있으며, 어떤 것이 가장 좋은 삶이며, 어떤 것이 참 진리인지를 알고픈 욕망이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우리는 모두 자기 인생의 철학자다"라는 말을 하는데 삶의 고민이 있고 그것을 깊이 숙고하는 사람이라면 철학자인 것이다. 우리는 삶에서 의문을 그냥 흘려보내거나, 타인의 의지대로 삶을 흘러가게 내버려두기도 하지만 기어코 삶에 대한 질문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경우도 있다. 아래는 한 책에 나오는 글귀이다.

이렇게 계속 살아도 괜찮은 걸까?

내가 원한 것이 진짜 이것이었나?

그럼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뭐지?

- 저는 측면이 좀 더 낫습니다만

추가적으로 더 그 책의 내용을 가져오면 "행복한 자는 질문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 문제가 있는 자들만이 질문을 한다. 어찌 보면 마땅한 답이 없는 질문이지만 이런 질문을 통해 우리는 성장한다. 방향을 정하고 길을 찾아야만 또 나아갈 수 있다. 인생의 의미나 재미 역시 스스로 찾아야 하고 누가 정해줄 수 없는 문제. 우리는 모두 자기 생의 철학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 옥스퍼드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조니 톰슨이라는 교수는 삶에서 의문을 가지고 질문을 가지는 사람은 자기라는 세계의 철학자라고 말한다. 자기라는 그 철학자는 다른 철학자의 생각을 바탕으로 또 다시 자기라는 철학을 만들어 갈 것이다. 물론 선배 철학자들을 통해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어떤 사상은 큰 전환점을 줄 것이다. 그러나 결국 나만의 철학을 만들어 가야할 것이며 우리는 그 누구에 의해서도 끌려가서는 아니 될 것이다.

어쩌면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기 위해, 내 사고의 수정점과 결정성을 굳히려고 철학책을 드는거 같다. 저자의 말대도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어제까지 보던 창문 밖 세계의 풍경이 조금은 달라 보일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골치 아프게 철학을 보고 싶지 않다. 그래서 본 서평책은 나에게 있어 친철한 철학이며 정말 인생에 도움이 되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철학 이야기이다. 그래서 이 책이 마음에 끌린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서양 철학자 32명의 사상을 한데 모아 놓아 두었다. 저자가 친절하게도 그 모든 철학자에 대해 연구한 후 자신의 말로 쉽게 정리하여 주는 책이다. 물론 철학자에 대한 모든 사상이 설명되고 있지 않다. 다만 가장 핵심되는 부분을 가장 이해하기 쉽게 그림 자료와 함께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한 번쯤 들어보았던 내용이 명쾌하게 정리가 되면서 그 철학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을 습득하게 된다.

첫 번째 철학자인 탈레스(기원전 624-546년경)에 대해 설명한 부분부터 쉽게 이해가 되니 아주 편한 마음으로 에세이를 읽듯 읽어나가면 된다. 그는 '세계의 근원을 생각한 최초의 철학자'라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언급하기를(저서 형이상학에서) '철학의 아버지는 탈레스'라고 하였다. 당시까지 모든 철학은 신화에 의존하여 세계를 설명하고 이해를 하였다. 즉 그때까지 그리스인들은 '이 세계는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의문을 갖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리스 신화로 이 세계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탈레스가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라는 말을 통해 "신을 제외하고 이 세계를 설명하려고" 했다. 이것이 바로 세계 최초의 철학이 되었다고 한다.

그가 신을 제외하고 이런 생각을 품은 배경은 이러하다고 한다. 지리적인 맥락에서 설명되어지는데 이는 탈레스가 살던 밀레토스는 그리스인들이 바다를 건너 와서 정착한 땅으로, 흔히 식민지였다. 원래 그리스에 속하지 않는 곳이기에 그리스 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아 기풍이 자유로웠고 그래서 일단 그리스 신들을 제쳐두고 자유롭게 생각에 잠길 수 있었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문화만이 유일하지 않으며 절대적이지도 않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어느 문화권에서든 그리스 신화를 믿는 줄 알았는데, 사실 신은 나라나 지역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자 신을 믿던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고, 나라나 지역과 상관없이 통용되는 진리는 과연 무엇일까하는 자연스런 물음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물일까?

이 물음이 의외로 유치하지만 당시 수준으로는 놀라운 생각이다. 탈레스는 뛰어난 과학자인데 항상 자연을 유심히 관찰한 가운데 어떤 사실을 발견 했다. 그건 동물이건 식물이건 씨앗이건 살아 있는 것에는 열과 습기가 있지만 식물이 시들거나 동물이 죽으면 바짝 마르게 된다. 습기는 물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숨쉬는 모든 생명에는 물이 있다고 그는생각한 것이다. 따라서 그 생각을 바탕으로 '이 세계는 모두 물로 이루어져 있다'라는 명제를 끌어낸 것이다. 또한 대지는 물 위에 떠 있다라는 말까지 했을 정도로 물을 특별하게 생각했다. 그의 철학은 자연 고학에서 출발했다고 하여 '자연 철학'이라고 불린다. 그의 철학을 계승한 철학자들이 있으니 그들은 늘 똑같이 '만물이 근원은 무엇인가?'의 물음을 가지면서 이렇게 말했다. 제자인 아낙시만드로스는 '무한한 것'이라고 했고, 아낙시메네스는 '공기'라고 답했다. 또한 헤라클레이토스는 '불', 데모크리토스는 '원자', 피타고라스는 '숫자'라고 답했다 한다.

아! 일단 이렇게 살펴보니 너무 쉽게 그 철학자의 사상이 이해가 되고 정리가 된다.

뒤이어 나오는 소크라테스 부분도 재미가 있는데 이 부분에서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는 명제를 쉽게 정리를 해주닌 더욱더 소크라테스의 철학 사상이 더 이해가 갔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소크라테스 보다 당시 유명한 소피스트 중에 '프로타고라스'의 말이 더 마음에 다가 온다. 그 이유는 당시까지 철학은 만물에 대한 고찰로 이루어졌지만 프로타고라스를 통해 '인간'이 무엇임을 파헤치게 된다. 즉 철학에서 생각하는 대상을 '세계'에서 '인간'으로 전환시킴으로서 '상대주의'가 싹트게 된다.

이는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는 말이 '사물에 대한 생각이나 견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생각을 가져오게 했고 책에서는 그의 철학으로 인해 철학이 정체되었다고 하는데 글쎄다. 그의 생각으로 인해 오히려 칸트나, 니체, 사르트르와 같은 인물이 태어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비트겐슈타인 같은 경우 '절대적인 진리는 없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 주장 또한 정답이 아니지만 말이다.

이렇듯 이 책은 철학의 시초부터 해서 근대 사상을 만든 철학자들 불러오고, 근대 사상을 뒤흔든 철학자로 나아가 현대 사상을 이끈 철학자들로 마무리 된다. 물론 처음엔 이 책이 쉬웠지만 갈수록 깊이 사고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복잡한 세계를 저자의 친절한 설명으로 철학의 바다 위에서 잠시 헤엄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을 마무리하며 저자는 '스스로 비판에 비판을 거듭해 잘 가꾸어진 사상 체계'가 서양 철학이 가진 장점이 아닐까라고 말하는데 그의 말을 곱씹으며 이 책을 대해야겠다.

이 책의 한 문장

어떠한 사물에 대해 생각할 때 인간이라는 기준이 나타난 것이 근대다. 푸코의 말을 빌리자면 "인간이란 최근의 발명"인 셈이다. p308

주체(자신)란 자유로운 듯 자유롭지 않다. 이미 자신 안에 권력을 행사하는 자아가 들어가 있어서 또 다른 자아를 지배하고 제어하는 것이다. p311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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