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나는 지혜를 사랑했지만 쾌락도 좋아했다 - 삶을 가볍게 하는 3,000년의 지혜
박성만 지음 / 밥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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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가볍게 하는 3,000년의 지혜!

솔로몬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라!

신분 상승을 위한 밧세바의 야심(뒤태)!

솔로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책이라 궁금했다. 개인적으로 솔로몬에 대한 글을 좋아한다. 그가 쓴 잠언이나 전도서 책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탁월한 지혜를 선사한다. 이 책은 기대반, 의심반으로 손에 들게 되었다. 과연 저자가 얼마나 솔로몬에 대해 탁월한 이해를 가지면서 새로운 관점을 보여줄까하는 기대 심리로 책을 열어 보게 되었다. 왜 그런 관심이 갔느냐 할 때 저자는 신학 공부만으로 솔로몬을 보지 않고, 그 신학적 바탕 위에 20여 년간 정신분석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면서 임상 심리치료를 해오면서 이 책을 저술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정신분석학과 분석심리학을 이용하여 솔로몬의 삶과 심리를 분석해 나가고 있다. 새로운 관점이며 신선하기도 하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했듯 기대하는 마음과 의심의 눈초리로 이 책을 읽어 나갔다.

전반부까지는 익히 아는 내용을 기술하고 있어 담담하게 읽어 나갔는데 61 페이지에 다다르면서 저자가 가진 정신분석학적인 심리 묘사가 나의 뇌를 자각하게 되고, 멈추게 되고, 결국 첫 번째 줄이 쳐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 책은 솔로몬이라는 한 사람을 매우 심도있게 또한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을 짚어주는데 소위 책이 주는 맛이 났다. 전문적인 분석심리학자 답게 정신분석학자가 어떤 사람임을 자연스럽게 긍정하며 인정하는 책이 되었다는 것이다.

솔로몬에 대해 생소한 사람은 이 책의 근간이 되는 성경을 읽고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좀 더 깊이 있는 안목으로 보려면 솔로몬에 대한 저작들(잠언, 전도서, 그 외 생애에 대한 구약 성경 기록들)을 여러번 읽기를 권한다. 그렇지 않고 기독교인들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솔로몬에 대한 새로운 심리 이해를 보게 될 것이며, 한 인간이 가진 다양한 심리적 군상들과 함께 자신에 대한 자화상도 보게 될 것으로 본다.

저자는 말한다. “한 사람의 사상은 그의 삶과 분리할 수 없다. 솔로몬의 지혜는 온갖 부귀영화를 다 누렸으면서도, 그것의 헛됨으로 몸부림쳐야 했던 고독한 한 인간으로부터 나왔다. 지혜는 절대 일반화할 수 없다. 이 책은 각자가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줄 것이고, 거기서부터 각자만의 고유한 지혜에 이르는 길로 안내할 것”이라고 저술의 목적을 알려 준다.

그렇다. 솔로몬은 지혜를 사랑했지만 과하도록 쾌락도 즐겼다. 이렇게 즐긴 쾌락이 어떻게 지혜와 상호작용하고 그 둘의 접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적용하여 삶의 지혜와 활력을 얻어야 하는지 우리에게 알려 준다. 자신의 치부를 1인칭 고백으로 내 뱉고 있는데 처음엔 적응이 안 되었으나 오히려 이게 이 책의 묘미가 되었다. 그래서 위대한 왕이 아닌 인간 자체의 솔로몬을 자신인 듯 만나게 되고, 그 고백과 해석을 통해 지혜에 이르는 자기만의 고유한 길을 만나게 될 것으로 본다.

쳅터마다 저자의 정신분석학적인 심리에 대한 설명들이 귀를 쫑깃하게 하여 읽는 자신이 해부되며 해체되는 느낌도 가지게 될 것이다. 저자 말대로 '자기 안에서 삶의 지혜를 발굴하는 시대가 도래' 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책은 결국 '자신을 만나게 하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삶의 가치관이 전환되는 시대에 이 책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웠던 철학자인 그를 심리적 이해 속에서 만나 보면 좋겠다.

먼저 솔로몬의 출생 비화를 새롭게 보자.

한 사람의 출생은 모든 필연과 인연이 만들어낸

그만의 종합예술이다. 당신의 출생을 기뻐하라.

솔로몬의 아버지 다윗은 왕국이 안정기에 들어선 어느 날 한 여성의 뒤태를 보게 된다. 멀리서 보는 여성의 나체는 앞태보다도 뒤태가 더 남성을 유혹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가하며 내 심리를 들여다 볼 때 없잖아 그런면이 있음도 인정하게 된다.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가 알고 있는 이때의 상황은 다윗의 욕정으로 밧세바와 정을 통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지만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관점에서는 수직으로 신분 상승을 노린 밧세바의 정치적 야심이라고 말한다. 특히 모성의 자애로움보다도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뛰어난 여성은 출세욕도 그만큼 강하다고 하는데 밧세바는 일개 군인의 아내로 일생을 사는 것에 만족할 수 없었고, 다윗 왕의 산책 장소인 옥상의 가시거리에 가까운 욕실에서 매혹적인 모습으로 딱 그 시간에 목욕을 하였다. 타이밍이 어떻게 그렇게 일치할 수 있는가? 궁녀들은 그것이 어머니의 계략임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그녀들은 부러움 반, 질투심 반으로 밧세바에 대해 험담하는 것을 즐겼다.

여기서 밧세바의 심리 상태를 본다. 바로 다윗을 유혹한 가장 큰 이유는 '신분 상승의 욕구'였다.

충분히 이런 그림이 정신분석학적으로 설명이 되고 있어 성경이라는 사실적 진리를 정신분석학에 기대어 봐도 좋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말이다. 솔로몬의 탄생 비화 후 솔로몬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이어 받게 된다. 현대정신분석학에 따르면 '신생아는 엄마의 정서 상태에 많은 영향을 받으며 그것이 성격의 기초가 된다'고 한다. 솔로몬이 엄마에게 받은 우울한 성향은 솔로몬이 깨달은 '헛됨의 지혜'의 모판이라는 판단이 충분이 이해 되어 진다. 아무튼 솔로몬의 탄생 비화는 어머니 밧세바를 죄책감으로 나아가게 했고, 또한 다윗과의 첫 정분에서 얻은 자식의 죽음과 남편 우리야의 죽음을 통해 솔로몬은 엄마에게서 자애로움 보다는 슬픔의 눈빛을 받게 되었다. 그것을 지켜본 아이 솔로몬의 감정은 한 마디로 '헛되다'였다. 솔로몬이 쓴 전도서의 핵심 주제가 '헛되다'인것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닌 엄마의 슬픈 눈동자로 인한 것으로서 헛됨의 지혜를 본능적으로 알고 그 지혜를 솔로몬은 내어 놓게 된다.

또한 솔로몬은 혈육의 애정보다는 왕자의 품위를 중요시한 어머니로 인해 항상 엄마와의 거리가 2m로 지내게 된다. 남남이 아닌 모자로서의 이런 관계는 어린 솔로몬에게 애착 관계를 만들게 했으며, 솔로몬은 형들을 누르고 총명한 왕자로서 어머니에게 인정 받고자 한다. 또한 아버지 다윗의 아픈 시절 얘기를 통해 아버지의 바램대로 '평화(솔로몬)'라는 이름을 가지고자 했으나 오히려 어린 시절의 이름이 히브리어로 '헤벨' 즉 '공허'라고 불려지면 어떨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한다.

자! 이제 다윗의 시대가 가고 솔로몬 자신의 시대가 와서 그는 특별한 종교 의례를 행하게 된다. 이는 왕의 정통성을 보여주는 행위이다. 그러나 그가 제물로 바쳐진 송아지의 눈에서 유년기에 어머니의 슬픈 눈동자를 보게 된다. 그 순간 어머니의 죄책감을 감지하게 되고 또한 자신의 욕망을 위해 짐승을 희생시키는 감정이 교차되며 자신을 보게 된다. 그래서 말하기를 "내가 깨달은 진정한 번제의 의미는 '너 자신을 알라'였다고 말한다. 즉 이 말은 자신의 욕망적 성취를 이루기 위한 종교 의례가 한낮 이기적 욕망의 형태였음을 알게 되면서 그는 실존적으로 하나님을 찾기 시작한다. 자신은 아버지와는 다른 무엇을 찾았다. 아버지와 같은 단순한 신앙을 가지기에는 아는 것이 너무 많았기에 '내 크기의 신앙'을 찾아 나섰다고 한다. 하나님의 선물이나 축복이 아닌 하나님 자체를 찾아 나서며 그는 영적 순례의 화두인 '허무'를 강력하게 만나게 된다.

세상은 여전히 같은 일들이 반복해서 일어나고(전도서 1:9), 결국은 바람을 잡으려다 실패한 인생이 되어 온 곳으로 돌아갈 자신(전도서 1:14)을 보게 된다. 산당에서 제사 드리는 그 자신은 자주 우울하게 되고, 슬픈 눈동자가 자신을 향해 외치는 소리를 듣게 된다. 시간이 흐르니 우울 또한 지나갔는데 이런 우울증에 대한 최고의 처방이 시간임을 알게 되며 큰 깨달음에 이른다. 아래의 글은 정신분석학적으로 본 우울증에 대한 저자의 해석이다.(p208-209 참조)

하나님이 인간에게 우울증을 주시는 것은 지나간 것들을 정화하기 위함이다. 승리 직후에 우울함이 단골로 찾아오는 것은 승리의 흥분에 도취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p61

이 책은 이렇게 화두를 던지면서 심리 상태를 파헤친다. 그리고 그가 깨달은 삶의 지혜를 독자에게 던져주며 자신만의 지혜를 찾아가도록 선사한다. 솔로몬 그는 고뇌하는 한 인간이었다. 그에게 주어진 삶의 고민은 한 인간이 무엇을 본질적으로 사색하며 나아가야 하는 지를 일깨워 준다. 가장 지혜로운 자이며 쾌락도 좋아한 그의 인생에서 '나'를 볼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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