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책이라 궁금했다. 개인적으로 솔로몬에 대한 글을 좋아한다. 그가 쓴 잠언이나 전도서 책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탁월한 지혜를 선사한다. 이 책은 기대반, 의심반으로 손에 들게 되었다. 과연 저자가 얼마나 솔로몬에 대해 탁월한 이해를 가지면서 새로운 관점을 보여줄까하는 기대 심리로 책을 열어 보게 되었다. 왜 그런 관심이 갔느냐 할 때 저자는 신학 공부만으로 솔로몬을 보지 않고, 그 신학적 바탕 위에 20여 년간 정신분석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면서 임상 심리치료를 해오면서 이 책을 저술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정신분석학과 분석심리학을 이용하여 솔로몬의 삶과 심리를 분석해 나가고 있다. 새로운 관점이며 신선하기도 하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했듯 기대하는 마음과 의심의 눈초리로 이 책을 읽어 나갔다.
전반부까지는 익히 아는 내용을 기술하고 있어 담담하게 읽어 나갔는데 61 페이지에 다다르면서 저자가 가진 정신분석학적인 심리 묘사가 나의 뇌를 자각하게 되고, 멈추게 되고, 결국 첫 번째 줄이 쳐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 책은 솔로몬이라는 한 사람을 매우 심도있게 또한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을 짚어주는데 소위 책이 주는 맛이 났다. 전문적인 분석심리학자 답게 정신분석학자가 어떤 사람임을 자연스럽게 긍정하며 인정하는 책이 되었다는 것이다.
솔로몬에 대해 생소한 사람은 이 책의 근간이 되는 성경을 읽고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좀 더 깊이 있는 안목으로 보려면 솔로몬에 대한 저작들(잠언, 전도서, 그 외 생애에 대한 구약 성경 기록들)을 여러번 읽기를 권한다. 그렇지 않고 기독교인들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솔로몬에 대한 새로운 심리 이해를 보게 될 것이며, 한 인간이 가진 다양한 심리적 군상들과 함께 자신에 대한 자화상도 보게 될 것으로 본다.
저자는 말한다. “한 사람의 사상은 그의 삶과 분리할 수 없다. 솔로몬의 지혜는 온갖 부귀영화를 다 누렸으면서도, 그것의 헛됨으로 몸부림쳐야 했던 고독한 한 인간으로부터 나왔다. 지혜는 절대 일반화할 수 없다. 이 책은 각자가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줄 것이고, 거기서부터 각자만의 고유한 지혜에 이르는 길로 안내할 것”이라고 저술의 목적을 알려 준다.
그렇다. 솔로몬은 지혜를 사랑했지만 과하도록 쾌락도 즐겼다. 이렇게 즐긴 쾌락이 어떻게 지혜와 상호작용하고 그 둘의 접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적용하여 삶의 지혜와 활력을 얻어야 하는지 우리에게 알려 준다. 자신의 치부를 1인칭 고백으로 내 뱉고 있는데 처음엔 적응이 안 되었으나 오히려 이게 이 책의 묘미가 되었다. 그래서 위대한 왕이 아닌 인간 자체의 솔로몬을 자신인 듯 만나게 되고, 그 고백과 해석을 통해 지혜에 이르는 자기만의 고유한 길을 만나게 될 것으로 본다.
쳅터마다 저자의 정신분석학적인 심리에 대한 설명들이 귀를 쫑깃하게 하여 읽는 자신이 해부되며 해체되는 느낌도 가지게 될 것이다. 저자 말대로 '자기 안에서 삶의 지혜를 발굴하는 시대가 도래' 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책은 결국 '자신을 만나게 하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삶의 가치관이 전환되는 시대에 이 책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웠던 철학자인 그를 심리적 이해 속에서 만나 보면 좋겠다.
먼저 솔로몬의 출생 비화를 새롭게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