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은이 소통하는 법 - 일에 관한 열 가지 생각
강주은 지음 / 열린책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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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물에 대해 알고 싶은 때가 있다. 바로 명배우로 알려진 최민수의 아내이자, 사랑스러운 엄마로 강한 인상을 남긴 강주은라는 사람이다. 최민수라는 배우와는 다르게 차분하며 지적인 이미지를 주는 모습과 더불어 그녀가 대화하는 방식은 왠지 모르는 매력이 있다.

최민수라는 야성의 남자를 사로잡는 사로잡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세상에 이 여자 하나 뿐일 것으로 본다. 부드럽고 강인한 여자의 모습엔 카리스마가 넘쳐흐른다. 야수는 미녀 앞에 꼼짝 못한다는 영화의 줄거리처럼 최민수라는 배우는 이 여성 앞에 자상한 남자가 되고, 철든 남자가 되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강주은이라는 여성의 면모와 삶의 가치를 알고 싶었는데 책을 통해서 이렇게 알 수 있는 혜택이 주어져 감사하다. 이 책은 가족들과의 소통을 다룬 첫 번째 책에 이어, 일터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소통법을 다루고 있다. 첫 직장을 잡으면서 현재까지 20여 년 동안 방송과 함께 다양한 일터에서 그녀는 소통과 관련된 활동을 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닦아나가는 그녀의 모습을 이 책에서 보게 될 것이다.

여성으로서 직장인이라면, 혹은 사회의 리더라면 그녀가 가진 소통법을 통해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방송인이면서 사회 곳곳에서 여성 리더로서의 활동을 하며, 그것을 헤쳐나가는 방식을 보면 미국적인 사고를 가지고 자라온 그녀의 삶이 눈에 띄게 된다.

첫 아르바이트에 대한 그녀의 일화를 보면 강주은이라는 여성이 가진 사고가 원래부터 포용력과 소통력과 대처 능력이 남다름을 보게 된다. 가족들이 주로 오는 고급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였다고 한다. 소위 조용하고 카펫이 깔려 있는 격식 있는 식당이었다. 그곳에는 별의별 사람이 손님으로 오곤했는데 술취한 사람을 보는 것은 다반사이며, 손님들의 다양한 요구를 받아 아주 멋지게 소화해내는 능력이 있었다. 스테이크 주문을 받아도 사람에 따라 <버터로 굽지 말아 주세요>, 누구는 <굽지 말고 꼭 찜으로 해주세요. 데치지 말고요>, 누구는 <같이 나오는 마늘은 볶아 주시는데 버섯과 섞지 말고 따로 주세요> 라는 이런식의 추가적인 요구 사항을 웨이트리스로서 완벽하게 소화하려고 했고, 그것을 <도전>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심지어 메모 없이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 자부심이었다고 말한다. 그때 나이 17살때 말이다. 만일 다른 일반적인 학생이었다면 여기에 대해 투덜거리며, 뒤에서 욕을 하거나 짜증을 부리며 일을 그만두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강주은이라는 여성은 <도전>으로 보고 <소통>으로 보고 그 일을 즐겨하며 자신을 단련시켜 나갔다.

아래의 글은 그녀가 가진 태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활동한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뜻이에요. 어떤 곳에 내가 필요하다는 것, 나에게도 쓰임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죠. <내가 기여하고 있다는 것>, <사회와 주변 환경에 나의 생각, 에너지, 노력을 내놓은다는 것>이 저의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늘. p42

그리고 그녀는 첫 아르바이트에서 아주 중요한 교훈을 하나 체득하게 된다.

<아, 이런 경우도 있구나.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아무 대가가 없을 수 있구나.>, <내가 생각한 대가가 제대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 늘 마음을 비우는 자세가 필요하겠구나.>

p40-41

한국과 다르게 미국 식당은 팁문화이다. 그래서 그녀는 월급보다 팁이 더 많았다. 그런데 그렇게 보람과 만족으로 일해나는 어느 날에 한 테이블에 열두 명까지 서빙을 하게 되었다. 그때도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모든 감각을 동원해 그들을 맞춰주었다. <뭐 더 필요한 것 없나요? 맛은 괜찮나요? 불편한 건 없어요? 등등 계속해서 필요한 것을 물어보며, 알아서 채워놓고 정말 완벽하게 서빙을 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자 얼마나 많은 팁이 있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테이블을 향해 갔는데 그 테이블에는 고작 동전 7센트뿐이었다. 그럴리가 없다며 접시 아래를 보고 소파 구석이며 여기 저기 찾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그때 깨달은 것이 바로 마음을 비우는 자세였으며, 세상에는 내가 한 만큼 대가가 따르지 않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는 얘기이다. 이렇듯 그녀는 <사람들의 모든 다른 요구를 누구보다 완벽하게 맞추 주고 싶다는 욕심>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다른 사람은 감당하지 못하는 최민수라는 사람을 완벽하게 케어하며 길들이고 있다. 오늘날의 평강공주인 것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타인의 다름>에 대해서 그녀가 가진 소통의 방식을 다루고 있다.

타인의 다름은 소통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그녀의 방식은 우리가 가진 좁은 식견과 같은 우리만의 울타리를 제거해준다. 그것을 위해서는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기, 공평하기, 상대의 장점 표현하기, 남들과는 다르게 반응하기 등을 소개하며 소통의 방식을 전해주고 있다.

특히 그녀가 앞부분에서 말한 <사과〉와 〈오렌지〉의 얘기는 그런 방식에 중요한 예를 보여준다.

〈사과〉가 〈사과〉하고 이야기하면 소통이 될 거고, 〈사과〉가 〈오렌지〉와 이야기하면 같은 둥근 모양 과일이어도 더 어려울 거예요. 향이나 맛도 다르고, 껍질을 벗기는 법도, 먹는 법도 다 다르니까요. 사회는 정말 〈과일 샐러드〉거든요. p32

이 말에는 이런 뜻이 있다. 즉 과일마다 자라 온 온도와 습도, 고도 등 즉, 문화도 각각 다르다. 한 과일이 하나의 문화라고 한다면, 과일 샐러드에는 나의 문화도 하나 들어가고, 만일 내가 사과라면 그 옆에 있는 오렌지와 소통하는 법을 알아야 하고, 바나나와 소통하는 법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나나의 껍질은 손을 사용해 위에서 아래로 벗겨야 하며, 사과는 칼을 사용해야 하듯이 껍질을 벗기는 법부터 다 다른 것 처럼 사람 사이의 소통도 그런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

정리하자면 데일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 교과서적이라면 강주은의 책은 조근조근 옆에서 말해주는 친구 같은 (인간관계론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려는 사람이나, 사회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으로 소개하고 싶다. <자기 관리>를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 상대에게 어떻게 신뢰를 주어야 하는지, 사회생활에서 바보가 되는 것이 무엇이며, 그런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배우고자 한다면 이 책은 분명 훌륭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한 인간을 알게 되어서 기쁘고, 그녀가 가진 일과 소통법에 대해 지혜로운 생각을 얻게 되어서 매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의 한 문장

한국에서는 <허드 멘털리티> 즉, 자기가 속한 그룹의 행동과 생각을 따라가는 경향을 느꼈어요.

어떤 나이가 되면 가져야 하는 것, 해야 하는 것, 느껴야 하는 그런 것이 있는 것 같아요. 개인의 취향과 문화가 비긋한 것이죠. 제가 자라 온 환경에서는 그런 걸 거의 본 적이 없거든요. p35

<손해 봐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자연스럽고

담대하게 대처하면 <손해가 제자리를

찾아가요. 전 삶에서 그걸 느꼈어요. p181

틀에서 벗어나더라도 상황에 맞게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이 더 괜찮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런 욕심이 있어요. p211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잘해 주는 그런 그림이 저는 싫어요.

너무 뻔해요. p275

살다 보니 조용한 톤이 늘 안전한 것 같아요.

음성에 대한 민간함이 참 중요해요, 옷차림만큼요. p298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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