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를 바꾼 결정적 만남 생각이 자라는 나무 4
이광희 지음, 정훈이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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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를 대표하는 50여 가지 결정적 사건을

38명의 ‘만남’으로 조목조목 밝히는 역사책

‘인물’과 ‘사건’의 입체적인 만남,

드라마보다 드라마틱한 한국사가 펼쳐진다!

좋은 책을 만난다는 것은 행운이며 기쁨이다. 역사에 대해서 약한데 이 책을 통해 역사가 정리가 되고, 이렇게(인물과 사건의 입체적인 만남) 역사서를 만들어 제공해주니, 독자만 아니라 어린이·청소년들에게 매우 인기가 있는 도서가 되리라 생각된다.

일단 책을 펼치며 첫 문단과 첫 쳅터를 살펴보았다. 먼저 역사가 정리가 되면서 재미가 있었다. 이런식으로 책을 만들어 내다니 독자들에겐 고마울 따름이다. 그래서 저자가 누구인지 자세히 보게 되었다. 저자는 어린이 잡지 《생각쟁이》에서 기자로 활동하였다. 그리고 《역사인물신문》을 집필하면서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역사책을 쓰기 시작했으며, 역사책 기획·집필 모임 ‘만파식적’의 선임 필자이며, 《중학독서평설》에 역사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을 정도로 청소년 아이들의 눈높이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아는 저자였다.

그래서 역사라면 골치아픈 어른 독자라도 이 책을 통해 한국의 역사를 꿰뚫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정말 이 책은 기획/집필/편집/그림/글씨체 모든 것이 잘 되어 있다. 나는 골치 아프게 역사를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역사에게 과연 인간이 배우는가 할 때 썩 좋은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말하길 '역사는 반복되고 인간은 망각한다'고 한다. 즉 인간이란 존재는 역사를 통해 배울거 같지만 시대적 상황만 다르지 결국 어리석음에 빠지는 형국이란 것이다. 그래서 대략적으로 역사를 보며, 에세이식으로 읽고 싶다. 어쩌면 역사란 승자의 역사이기에 제대로 된 역사가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책의 첫 시작이 재미있게 시작되면서 틈틈히 화장실에서 한 단락, 두 단락씩 보며 재미있게 읽어나갔다. 첫 번째 얘기는 고구려 건국과 백제 개국의 주인공 주몽과 소서노의 만남이다. 아시다시피 두 사람의 만남과 이별이 우리 역사에 고구려와 백제라는 두 나라를 선물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책은 만화가 '정훈이'를 통해 재미있게 표현되었다. 주몽은 소서노보다 나이가 많았다. 주몽은 20대, 소서노는 30대였다. 요즘 대세로 연하남이다. 소서노는 첫 만남에 호감을 느꼈으며 가진 것 없는 주몽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삼국사기>를 보면 부유한 소서노가 '가산을 털어서 도왔다'고 기록되었다. 소위 반한 남자에게 올인한것이다. 그렇게 고구려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어느 날 '유리'라는 인물이 주몽을 찾으면서 두 사람 사이가 멀어진다. 유리는 주몽이 동부여에 있을 때 첫 번째 부인 예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다. 부러진 검을 들고 주몽을 찾아오니 주몽은 첫 사랑의 기억이 새록새록 해졌다고 할까 그 아이를 태자 자리에 앉힌 것이다.

이제 답은 나왔다. 세모자는 고구려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소서노의 두 아들은 비류, 온조인데 이들은 고구려를 떠나 오늘날 서울의 강북 지역에 도착했으며 비류는 잘못 선택하여 인천으로 갔으나 다시 동생 온조에게 돌아와 함께 백제라는 이름의 나라를 세우게 된다. 온조가 도움으로 정한 위례성의 정확한 위치는 모른다. 경기도 하남시 춘궁동이라는 설과 서울 송파구 몽촌토성과 풍남토성 일대라는 설이 있다. 이렇게 만남과 이별은 두 나라를 만들어 놓게 된 것이다.

이렇게 책을 읽어보면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재미가 있다. 그래서 그 다음이 또 궁금해져 빨리 다음 장으로 넘어가게 된다. 책은 우리 역사를 대표하는 50여 가지 결정적 사건을 38명의 ‘만남’으로 조목조목 밝혀 가며 역사의 인과관계를 파헤쳐 준다.

고구려 건국부터 시작하여 삼국 정립에서 고려 멸망까지가 첫번째 쳅터이며(기원전~1392), 두 번째는 조선 건국에서 국권 강탈까지 역사의 여러 장면을 보여 준다(1392~1910). 세번째 쳅터는 개화기에서 현대까지 즉 박정희&김대중, 전태일&조영래의 만남까지 보여준다(1910~현대).

청소년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교과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해 생생한 정보를 얻을 뿐 아니라, 시대를 대표하는 역사적 사건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면밀히 살펴보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인물과 사건이 서로 밀고 당기며 역사를 만들어 가는 장면이 리얼하게 드라마처럼 재연도는 것을 보게 될 것이며, 더불어 각각의 역사적 사건들 역시 서로 물고 물리는 인과관계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에 대해 깊이 사색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특별히 이 책은 청소년 눈 높이를 가지고 만들어졌기에 각 만남마다 이루어지는 소제목은 물론 만화가 오늘 날 청소년이 보아도 전혀 노답이라고 말하지 않을 정도로 재미나게 표현되었다. "이성계&정도전의 만남에서 표현되어 지는 문장이 이러하다.

잘 나가는 아이돌 이성계, 시련의 아이콘 정도전

역사를 보면 만날 사람이 만나고, 그 만남 속에서 생각지도 않는 '꽃'을 피우게 된다. 이 둘의 만남은 결국 오백 년 역사를 이어 간 조선 건국의 시발점이 된 것이다. 이때 이성계 옆에는 신진 사대부 세력 가운데 정몽주와 정도전이 있었다. 위화도 회군 이후, 고려의 개혁 방향을 놓고 대립하는 장면이 선명하게 눈에 보인다.

정도전의 생각은 이랬다.

"맹자는 왕이 왕답지 못하면 갈아 치우라고 그랬다. 고려를 뒤엎고 새 나라를 세우자.

역성혁명(易性革命)!"

하지만 정몽주의 생각은 달랐다.

"고려라는 나라를 유지한 채 얼마든지 개혁이 가능하다. 새 나라를 세우자는 건 충신이 할 일이 못 된다. 충신 불사이군(不事二君)!"

이때 정도전은 정몽주의 세력 보다 약했다고 한다. 그 가운데 이성계가 황해도 해주에서 갑자기 말을 타다 낙마 사고를 당하자 정도전은 정몽주에게 밀려 유배를 당하게 되어 처량한 신세가 된다.

그런데 역사란게 한 순간에 변하는 것이 이성계 아들 이방원에게 정몽주는 살해가 되면서 정도전은 조선 건국에 있어 매우 중요한 뼈대와 살을 만드는 일을 하게 된다. 이때 정도전이 받은 큼직한 관직만 해도 다섯 개가 넘는다고 하니 이성계가 많이 사랑한 존재인 것이 드러난다. 난들 안 그러겠는가? 무엇보다 정도전은 자신과 이성계를 빗대면서 '장자방이 유방을 이용해 한나를 세웠듯' 자신이 조선을 세운 자라고 자부심이 가득했다고 한다.

공민왕과 신돈의 만남, 김부식과 정지상의 만남, 세종과 장영실의 만남, 김구와 이승만의 만남 등등 역사가 이렇게도 재미나게 그려지니, 이분이 반드시 역사 교과서를 써야 한다고 추천하는 바이다.

그렇다. 이 책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 시켜가며 복잡다단한 근·현대사를 매우 잘 그려준다.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역사의 ‘인과관계’를 드라마보다 드라마틱하게 편찬해준 저자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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