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계속 가라
조셉 M.마셜 저자, 유향란 외 역자 / 행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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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국의 지혜의 부족, 라코타 인디언에게 배우는 삶의 방식에 관한 에세이다. 아마 15년 전 즈음이다. 류시화 번역의 인디어 연설문집인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에 관한 아주 두꺼운 책을 본적이 있다. 이 책을 통해 인디언에게 씌워진 야만인이라는 프레임은 말끔히 씻겨 나가고 오히려 백인이 얼마나 미개하며 악한 종족인지 알게 되었다. 특히 백인들은 자신들이 믿고 있는 신을 믿으라며 강요하였는데 한 추장이 말하기를 대략 이런 식으로 말한거 같다. '당신들이 전하고자 하는 그 예수는 바로 우리가 아닌가? 우리는 이미 그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데 당신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말을 하였다. 과연 누가 미개한 것인가? 인디언에 관한 또 하나의 인상 깊은 책이 있는데 이 책 또한 류시화 시인이 번역한 책으로서 '구르는 천둥'이라는 책이다. 이 두 책을 통해 내 영혼은 인디언에 대해 매우 열린 사고를 가지게 되었고, 오늘 보는 이 책도 그러한 연장에 있는 책이다.

 

저자는 라코타족 출신인 조셉 M. 마셜이다. 그는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남부 로즈버드에서 아메리카 원주민 라코타족의 가정에서 태어났다. 교사이며 역사가, 민간전승을 연구하는 민속학자인 동시에 라코타 부족의 전통 공예품을 만드는 장인으로서 라코타족을 대표하는 저자 겸 대중 연사다.

 

그가 전하는 메세지는 여타의 철학자나, 정신의학자, 심리학자, 성공학을 가르치는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종류의 언어이며 글이다. 마치 오래된 경전 같고, 삶을 관조한 메시지며, 조상으로 부터 물려 받은 지혜가 깊인 담긴 삶(경험)의 메시이다. 그리고 이 책은 세계 3대 영적 지도자라고 일컫는 달라이라마나 틱낫한, 에크하르트 톨레와도 다른 영적 메시지가 내포되어 있다. 이 책을 읽게 되면 아메리카 고원 지대에 인디언 복장을 하고 살아가는 그들의 삶이 동경이 되고, 그들의 지혜를 얻고 싶어진다. 그리고 그들을 쫓아내고 땅을 차지한 백인들의 물질문명주의적 삶이 왠지 모르게 구역질까지 나기도 한다.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에 나오는 글귀인데 귀담아 들을만 하다. "미국의 달러 지폐에는 '우리는 하느님을 신뢰한다. IN GOD WE TRUST'라고 적혀 있다. 인디언들은 그것에 대해 실수로 한 글자가 빠진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황금을 신뢰한다. IN GOLD WE TRUST'...라고 고쳐야 백인들의 정신에 어울린다는 것이다."

 

참으로 명언과 같으며 뼈를 때리는 말이지 않는가? 인디언들은 백인들과는 다르게 세계와 인간, 자연을 보는 통찰력이 있다. 인디언들만의 독특한 세계관과 정신세계를 보게 되면 이들이 오히려 진짜 신(GOD)을 믿고 있는 자들로 보인다. 그들은 그 신을 일찍이 '위대한 정령'으로 부르고 있다. 아마도 신의 진짜 이름은 '위대한 정령'인지도 모른다. 아니 신은 자신의 이름을 정하지 않고, 어떤 이름으로 불려지기 보다는 신을 대하는 자들의 ''이 어떠한지가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우리에게 묻지는 않을까?

 

저자가 주는 치유의 메시지를 한 장씩 넘기면서 삶의 이치를 배워가는 이 시간이 매우 나에게 행복한 시간임을 말해주고 싶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시작한다.

 

는게 왜 이렇게 힘들죠?

 

세계적인 팬데믹 시대에 여기저기서 힘들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고난과 역경이 팬데믹 전에는 없었냐마는 이제는 핑계거리를 확실히 대며 '나 힘들다고 외치고 있다.' 그렇다. 모두 다 힘든 시대에 모두에게 힘이 되는 메시지가 필요한데 이 책은 삶의 풍파에 치인 영혼들에게 명확하고도 확실한 치유의 메시지가 된다고 확신한다. 책이 단순히 좋다는 말만으로도 부족하다. 즉 책은 사는 게 힘들다고 외치는 자들에게 확실하게 용맹함을 주고 싸우도록 해주며 강인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그리고 뜻하지 않는 시련에서도 얼마든지 다시금 일어나 삶을 마주대할 수 있는 가치를 선물해 준다. 감동의 글귀 하나를 먼저 적어 본다면....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서는 그것으로부터

절대 고개를 돌려서는 안 된다.

삶의 폭풍이 몰고 오는 바람과 추위와 어둠에 맞선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반드시 그래야 한단다.”

 

"폭풍이 거세게 불어올 때면 꿋꿋하게 서 있어야 한단다. 폭풍이 너를 쓰러뜨리려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네게 강해져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려는 거야" p105, 106

 

책의 주인공 이름은 '제리미'라는 젊은이다. 그는 암으로 아버지를 잃은 후 실의에 빠져 몇 달 동안 슬픔과 혼란, 분노의 소용돌이 속을 헤매며 괴로한다. 삶과 죽음에 관한 의문이 자연스럽게, 깊이 던져지면서 그를 놓아주지 않고 있다. 이때 늙은 매라고 불리는 할아버지를 찾아가면서 할아버지를 통해 수 세기 동안 라코타족에게 전해 내려온 삶에 대한 서글픈 진실을 배워 나가며 심오한 얘기를 듣게 되는 내용이다. 참으로 선조들의 삶의 지혜는 고뇌에 찬 손자 제레미에게 산들바람처럼 희망을 선사해 나간다.

 

이 책은 책 소개에서도 나오듯 우리 삶의 여정이 결국 하늘의 이치나 종교적 구원이 아닌 수 세대를 이어져 내려온 선조들의 오랜 경험(지혜)에서 전해 내려온 것이라고 말한다. 그 지혜는 라코타 부족의 언어로 '할아버지'라고 부른다고 한다. 즉 라코타 부족 언어로 할아버지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하느님이라고 부르는 '위대한 힘'이라는 뜻을 가진다고 한다. 다시 말해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해 준 말들은 그 할아버지로 부터 온 것이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그 할아버지는 어디에도 계시며, 우리에게 도전해 오는 폭풍 속에도 계시고, 그것에 용감하게 막서도록 하는 힘 속에서도 계신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이 여행을 시작하기 위해 세상으로 나올 때에 거기에 함께 계셨고, 우리가 다음 여행을 위해 이 세상을 떠날 때에도 언제나 함께 계실 거라고 말해준다.(P195-196)

 

 

이 책은 그런 선조들(위대한 힘)의 지혜가 담긴 영적 경험에 관한 얘기다. 문단마다 가슴에 새길만한 명언과 같은 진리가 넘쳐난다. 그리고 이 책은 쳅터마다 그림도 영성이 묻어 난다. 김기성이라는 화가가 그린 것인데 그는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후 선화예술고등학교와 제주 애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미술을 지도하며 틈틈이 일러스트 작업을 하고 있다. 물론 다수의 공모전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다.

 

사는 것이 힘든가? 그러나 고난 속에서도 삶은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에게 찾아오는 고난과 역경으로부터 고개를 돌리려는 약함을 보여서는 안 된다. 또한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삶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더라도 용감하게 맞서서 앞으로 나아가라고 이 책은 채근한다. 약할 때 내딛는 한 걸음이 맹렬한 폭풍보다도 강하며 이 속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는 오롯이 드러날 것임을 기억하도록 가르쳐 준다. 그렇다. 바스락거리는 나뭇 잎들 사이로 산들바람이 무슨 말을 하고 있다.

 

그건 어떤 삶이 내 앞을 가로막더라도 "그래도 계속 가라 Keep Going '고 말하고 있다.

 

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를 통해서 보는 한편의 서사와 같고 우화와 같은 삶의 얘기를 통해 읽다 보면 마음은 어느새 치유가 되어 있을 것이다. 마음의 약과 같고 의사와 같은 치유의 책...참 잘 읽었다.

 

이 책의 한 문장

 

살다 보면 기쁜 일만큼이나 슬픈 일도 있고, 이길 때가 있으면 질 때도 있으며, 일어서는 것만큼이나 넘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단다. 네 안에는 성공하고자 하는 의지와 더불어 기꺼이 실패를 감수하겠다는 마음도 함께 들어 있으며, 삶을 외면하려 드는 두려움과 마찬가지로 삶에 용감하게 맞서고자 하는 용기도 함께 자라고 있단다. p24, 79

 

P. 6 인생이란 때로는 양지를 걷는가 하면, 때로는 음지도 걸어야 하는 여행이라는 사실을 너도 공감했으면 좋겠구나.

 

P. 23 그분은 내 앞에 놓인 여행, 즉 앞으로 내 인생이 될 여행을 하라고 말씀하셨다. 그것이야말로 내가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하셨지.

 

P. 30~31 그럼에도 삶이 너의 여정 한복판에 역경을 가져다 놓는다면 반드시 그것으로부터 강인함을 배울 기회를 얻게 될 거야. 그것이야말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선물이란다. 물론 힘겨운 시간과 슬픔을 선물로 생각한다는 게 그리 쉽지 않다는 것 알아. 그래도 그것을 헤쳐나가다 보면 한 번에 한 순간씩, 한 번에 하루씩 선물로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순간과 하루하루를 거친 끝에 결국 너는 강인해질 거야. 그것이 네가 받을 선물이란다.

 

P. 48 여행의 마지막 순간에 네가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지는 앞으로 여행을 하면서 만들어 가게 된단다. 네가 선택한 서로 다른 길에 의해 네 인생이 완성되어 가는 법이야. 너를 이루어 가는 모습 가운데 네가 한 선택과 그 길이 더해지는 거란다. 네가 어떤 길을 선택하든 여행이란 반드시 끝나기 마련이지.

 

P. 82 삶에 용감하게 맞선다고 해서 성공이 꼭 보장되는 건 아니란다. 하지만 두려움에 굴복하고 삶을 외면한다면 실패는 확실하게 보장받는 셈이지. 삶에 용감하게 맞서지 않는다는 건 경험을 얻지 못한다는 말이고, 경험을 얻지 못하면 아는 것에 한계가 있게 마련이야. 아는 것이 없으면 지혜도 얻을 수 없단다. 그 모든 걸 다 지니게 되려면 삶이 어떻든 간에 용감하게 맞서야 해.

 

P. 88 삶은 주기도 하고 빼앗아가기도 한단다.

 

P. 105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서는 그것으로부터

절대 고개를 돌려서는 안 된다.

삶의 폭풍이 몰고 오는 바람과 추위와 어둠에 맞선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반드시 그래야 한단다.”


P. 115 강하다는 것은 네가 얼마나 지쳐 있든 간에 산꼭대기를 향해 한 걸음 더 내디딘다는 뜻이란다.

 

P. 131 그것은 비록 사방이 온통 캄캄한 절망으로 둘러싸여 있다 해도 계속해서 해결책을 찾는 다는 뜻이란다.

 

P. 170 산꼭대를 향해, 해돋이를 향해, 희망을 향해 내디딘 가장 연약한 한 걸음이 맹렬한 폭풍보다 훨씬 강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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