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1
네빌 슈트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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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둔 '소설'이다.

그리고 이 책은 네빌 슈트의 가장 사랑받는 소설이다.

위의 두 가지가 이 책을 손에 잡게 하였다.

책 선택의 기준은 때때로 다르지만 영화도 실화를 좋아하고, 책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나 에세이를 좋아한다. 물론 인문학적인 요소가 가득한 책이 훨씬 더 좋지만 그러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런 글쓰기 또한 매우 좋다. 최근에 읽은 한정기 작가의 "깡깡이"라는 소설 또한 내게 잊혀지지 않는 책 중에 하나다. 그리고 조지 오웰의 산문선 중에 「코끼리를 쏘다」의 글은 읽으면서 너무 재미나게 읽어서 헤르만 헤세를 좋아하게 되듯 그를 좋아하게 되었고 그의 책을 읽고 싶어졌다.

소설은 무언가를 동경하게 만들고 많은 그림 언어(상상)을 만들어 내어서 좋다. 작가의 주관에 의해 써진 글이지만 독자가 가진 사고로 작가의 주관 세계에 끼여들기에 어쩌면 작가의 책이기 전에 독자만의 책이기도 하다.

이 책 소설의 표지는 강렬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생각하기를 '멋진 휴양지에서 한 여인이 여행을 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흥미로운 얘기인가' 하며 별뜻 없이 그저 펼쳐보았다. 그러나 이 소설은 일본이 수마트라섬을 침공하여 80명의 네덜란드 여인과 아이들을 포로로 잡고 그 후 2년 반 동안 섬의 곳곳으로 계속 이동하게 한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는 소설이였다. 즉 이 책은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세계적인 암세포인가? 그들은 공공의 적처럼 존재하고 있음을 이 책에서 다시 한 번 보게 된다. 아무튼 이 소설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말레이 정글에서 거친 호주 아웃백에 이르기까지 진취적인 진 패짓이라는 한 여인의 삶의 궤적이 펼쳐진다. 특별히 말레이에 정착해 살고 있는 젊은 영국 여성 진 패짓은 침략한 일본인에게 체포되어 수십 명의 다른 여성과 아이들과 함께 잔인한 죽음의 행진을 하게 되는데... 이후 전쟁이 끝나고 영국으로 돌아온 진은 예상치 못한 유산을 상속받게 되고(외할아버지인 제임스 맥파든으로부터),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말레이 마을 사람들에게 보답하려고 유산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다가 전쟁 당시에 정착했던 한 마을에 여자들을 위한 우물을 지어 주기로 결심하는 내용들이 나온다. 그런데 그녀가 현지로 건너가 우물 공사를 진행하던 중 인부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이것은 그녀가 호주로 가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고, 그곳에서 그녀는 상당한 재정적 유산을 투자하여 소규모의 경제적 번영을 창출하는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따분한 얘기로 장식하지 않고 한 여인의 삶 속에서 운명처럼 피어나는 로맨스를 매우 현실적으로 묘사하여 주고 있다. 그 두 사람의 이름은 "조 하먼 중사'와 '진 패짓'이라는 여인이다. 전쟁이 가져다 준 참혹함 속에서도 그 두 사람은 서로가 마음을 두고 있었으며, 또한 찾고 있었다. 아래의 내용은 두 남녀의 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녀는 멋진 아가씨였어요.

만일 제가 결혼이란 걸 한다면 그런 사람과 하고 싶었어요. p247

-조 하먼-

"그는 진이 유부녀가 아니었다는 말을 듣고 얼마 안 되는 예금을 털어 비싼 비용을 들여가며 지구 반대편 영국으로 날아왔다. 그러고서 그녀를 찾을 것이라고, 그녀가 아직 미혼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그것은 도박과 같은 행동이었지만, 어차피 그의 삶 전체가 도박으로 이루어진 인생이었으 것이다. (...) 역설적이게도 그 순간 진은 지구 반대편에서 그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그 사실을 알려줄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p248-249

-변호사 노엘-


이 책은 일단 읽으면서 느껴야만 하는 책이다. 감정 이입과 함께 스토리가 흘러가면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함은 오로지 독자만의 행복함과 기대감, 궁금함이 펼쳐져 한편의 소설이 마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영화를 보듯 보게 한다. 한 여인에 대한 파란만장한 삶이 주는 묘미는 작가의 손을 거쳐 우리들에게 또 다른 인생의 향유를 가지게 하고 있다. 읽으면서 그냥 마냥 좋았던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훌륭한 러브스토리가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갖춘 작품”

“『BBC가 선정한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소설 100편』”에 소개된 책

“한 여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실화를 바탕으로 써 내려간 한편의 대서사”

아래는 인생의 허망함과 뜻밖의 행운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가져와 봤다.

참으로 인생무상이면서 어떤 경우는 인생이란 것이 살아봄짓한 기대 이상의 행운이 따름이 있다.

"그녀의 유산은 그 외할아버지에게서 비롯되었다. 듣자 하니 그는 호주에서 크게 성공해 영국으로 돌아왔고, 요크셔 어딘가에서 말을 타다가 목이 부러져 숨졌다. (...) 진 패짓이 아는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조상은 호주에 살았었다. 그녀가 외할아버지인 제임스 맥파든 이야기를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을 보면 그에 대해 전혀 몰랐던 게 분명했다."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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