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3가지 새 이야기
가와카미 가즈토.미카미 가쓰라.가와시마 다카요시 지음, 서수지 옮김, 마쓰다 유카 만화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최고 권위의 조류학자가 들려주는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83가지 기상천외한 새 이야기!

이 책은 새에 관한 이솝우화이다. 지어낸 이솝우화가 아닌 실제하는 이솝우화라 생각된다.

읽으면서 새에 대한 정보나 지식을 얻을 뿐 아니라 새에 대해 달리보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중세 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가 한 말이다.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을 조심하라.'

다양성 있게 책을 보기 위해, 책이 보이자마자 '이 책, 읽고 싶은데'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더군다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새 이야기라고 하니 재미있게 읽고 싶었다.

머리를 무겁게 하는 책도 읽으면 도움이 되지만 때론 가볍게 읽고 쉽은 책도 있는 것이다.

그것도 옛날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처럼 이 책이 나왔다면 패스했을 것이지만 만화와 함께 간략하면서도 흥미를 주게 만든 이 책은 독자들을 가볍게 새의 이야기로 뛰어가게 만든다.

우리가 흔히 새에 대해 가지는 잘못된 상식이 있다. 그건 바로 머리 나쁜 사람을 ‘새대가리’라는 말로 새에 대해 조롱하고 폄하하여 본다. 그런데 새는 머리 나쁜 동물일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다.

얼마 전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에 참새에 대한 방송이 방영 되었다. 참새가 아파트 에어컨 관을 통해 들어와 새끼 네 마리를 키우는 과정을 보여줬다. 새끼는 네 마리였다. 새끼 네 마리에게 먹이를 준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참새 어미는 정확하게도 새끼 네 마리에게 골고루 먹이를 주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 달 후에 첫 비행을 하게 하는데 날도록 유도하는 그 모습을 보며, 참새는 그저 새 중에서 제일 하찮은 새가 아니라, 위대한 새임을 새삼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유독 참새에 대해 많은 부분을 얘기한다. 아래의 내용이 그것이다.

5. 참새가 위험천만한 변압기를 둥지로 삼는 이유

6. 참새는 왜 ‘모래 목욕’을 즐길까?

7. 참새?직박구리?동박새?오목눈이의 지혜로운 겨울나기

18. 참새는 왜 쉴 새 없이 짹짹 지저귈까?

28. 참새는 왜 씨앗이 아닌 모래를 먹을까?

47. 참새가 새끼 시절 '육식'을 하다가 다 자란 뒤 '채식'을 하는 까닭

51. 참새가 무서운 참매 둥지 아래에 둥지를 짓는 이유


그 가운데 51번째 나오는 얘기를 보자. 기막힌 얘기이니 관심 가지고 보면 좋겠다.

참새는 우리와 가장 친근한 야생 조류로서 동시에 자연에서 가장 입지가 약한 새다.

참새의 먹이는 풀씨인데 가끔 벼를 먹기에 '저 새는 해로운 새'라며 농민들의 타도 대상인 되기도 한다. 또 풀이 많은 탁 트인 환경에 살아 포식자에게 발견되기 쉬운 사냥감이다. 참매 먹이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이 바로 가여운 참새이다. 연약한 참새에게 무리를 짓는 습성은 몸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수단인데 무리가 커지면 포식자에게 습격받았을 때 각각의 개체가 잡아 먹힐 확휼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즉 한 반에 학생이 많으면 많을수록 수업시간에 선생님에게 지목당할 확륭이 낮아지는 것과 마찬가진 것이다. 그래서 먹이사슬 밑바닥에 사는 참새가 몸을 지키는 비결을 발견했으니 바로 천적인 매를 아군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참매나 솔개 등의 맹금류는 나무 위에 가지를 잔뜩 포개 겉보기에도 위풍당당한 둥지를 짓는다. 그런데 그 둥지 바로 아래 틈에 참새가 둥지를 짓는 과감한 결단을 간혹 한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옛말을 몸소 실천하는 슬기로운 생존법인 것이다.

내는 발아래 사냥감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다른 포식자는 매가 무서워 감히 다가오지 못한다. 이렇게 안전한 장소가 또 어디 있을까. 약자 나름의 생존 방식이 있는 법이다. p125

이렇게 참새 하나를 다르게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알기 쉽고 재미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 가지는 특징이다.

말나온김에 참새에 대한 47번째 이야기 하나를 더 보자.

왜 참새는 새끼 시절 육식을 하다가 다 자란 뒤에 '채식'을 할까?

그건 이러하다. 새끼 기간이 길수록 적에게 공격당할 위험이 커진다 그래서 부화한뒤 약 2주 사이게 뼈를 만들고 날개를 만들고 근육을 만들어 성조(成鳥)와 같은 수준의 크기로 자라나야 한다.

이 시기는 그래서 단백질이 풍부한 동물성 먹이가 필요하다. 새들은 곤충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초여름 무렵, 새끼의 식욕이 가장 왕성해지는 시기에 맞추어 번식한다. 식욕이 왕성한 성장기 아동이나 청소년은 밥상에 고기 반찬이 없으면 시무룩해지듯 새나 사람이나 성장기에는 고기가 당기며, 필요한 것이다.


이 외에도 이 책은 새에 대한 알고 싶은 정보를 가지고 와서 흥미를 준다.

먼저 눈에 들어온 부분을 언급해 보면....

• 시체처리반 까마귀가 지구를 살린다?

• 참새는 왜 쉴 새 없이 짹쨱 지저귈까?

• 딱따구리가 '숲속의 가정파괴범'으로 불리는 까닭

• 까마귀는 왜 철사 옷걸이를 건축 재료로 사용할까?

• GPS도 없는 제비는 어떻게 정확히 같은 장소로 찾아올까?

• 검둥수리의 기막힌 생존 전략, ‘형제 살인’

• 오스트레일리아 대화재의 방화범은 독수리와 매라는데?

• 곤충에게 잡아먹힌 새가 있다는데, 사실일까?

• 육아를 수컷에게 맡기고 다른 수컷과 밀월을 즐기는 호사도요 암컷

이렇게 책은 새에 대해 생활사를 간략하게 재미있게 유익하게 다루어주고 있다.

길다면 지루할 것이며, 너무 짧다면 정보가 부족하지만 이 책은 이 두 가지를 잘 조합해서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는 글을 통해 우리가 알아야 할 새에 대한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가져온다.

이 책은 조류학자인 '가와카미 가즈토' 외 두 명의 저자가 있고, 거기에 만화가인 '마쓰다 유카'에 의해 지어진 상당히 전문적인 책이다. 특히 만화가인 마쓰다 유카의 그림은 저자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매우 잘 표현해 주고 있다. 그는 시즈오카현 출신으로서 무사시노미술대학교 시각전달디자인학과를 졸업했으며 대학 재학 당시부터 조류의 생태에서 착안한 일러스트와 만화를 제작했다고 한다. 주요 저서로 『시조새짱』 『메추라기의 시간』 등이 있다.

이렇게 필요 적절한 사람들이 서로 만나 새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들이나, 새에 대해 무관심해 있는 사람들에게 똑똑한 과학잡학사전으로 다가와서 신선한 '지적 충격'을 주게 될 것이다.

앞으로 나는 하늘 높이 나는 새를 보며 다른 이와는 다른 눈을 가지며 보게 될 것이다.

이 책의 한 문장

박새나 참새와 비교했을 때 기온이 높아도 발가락까지 깃털로 감싸곤 하는 작박구니는 아무래도 추위를 많이 타는 모양이다. 한편 동박새와 오목눈이는 한 나뭇가지에 두 마리에서 열 마리까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온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추위를 함께 견딘다. 멀리서 보면 꼭 새가 조롱조롱 열린 것 같은 모습으로 매서운 찬바람을 마주하는 것이다.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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