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업 -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의 원칙과 도전
하워드 슐츠.조앤 고든 지음, 안기순 옮김 / 행복한북클럽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세계에서 가장 높은 평가와

인정을 받는 기업이 되겠다"

글을 쓰듯 서평을 쓸대에 어떤 문구로 시작하는지를 고민하게 된다. 왜냐하면 그 하나의 문구에 사람들이 서평을 읽고 책을 사볼까하는 마음을 가지기 때문이다. 서평을 쓰며 두 가지가 생각이 났다.

그건 '택배기사 사망'에 관한 얘기와 '스타벅스 서머레디백'에 관한 사은품에 관한 것이다.

처음에는 스타벅스 기획상품(MD)이 먼저 생각났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오히려 '택배기사에 대한 과로사'를 다루는 것이 더 책에 맞는 취지가 아닌가 싶다. 그 이유는 스타벅스의 CEO인 하워드 슐츠의 기업 정신에 더 부합되기 때문이다. 뒤에서 다루겠지만 스타벅스는 설립 초기부터 직원들에게 의료보험 혜택과 학비 지원 등 다양한 복지 혜택을 제공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러 사회 현안에 대응하여 토론회를 열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등 사회 변화를 촉구하는 데 힘쓰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현재 택배 회사는 노동자를 자신들의 부의 도구, 일벌레로 밖에는 생각하지 않는다. 10월 12일 사망한 택배 노동자(30대 김씨)는 7일 오전 7시에 출근하여 다음 날 새벽 4:30분까지 택배 물량 420개를 배송하였다. 그리고 밥 먹고 씻고 또 바로 출근해야 한다. 너무 힘들어 동료에게 보내 문자이다. "집에 가면 5시,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한숨도 못 자고 또 물건정리(분류작업)를 해야 한다. 어제도 2시 도착 오늘은 5시. 돈 벌라고 하는 건 알겠는데…너무 힘들어요"

악덕업주들은 기업 본연의 정신을 다시 세우며, 사람을 중요시 하는 기업으로 반드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며, 그를 통해 기업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엎드려 배워야 할 것이다.

그리고 처음 생각난 '스타벅스 서머레디백'에 관한 것을 말해본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한창 민감할 때이다. 그런데 스타벅스 매장 앞에서는 새벽같이 사람들이 몰려왔다. 눈쌀을 지푸리게 하는 모습이었다. 거리두기 또한 잘 이루어지 않았음도 언급해 본다. 그럼에도 레디백을 차지하려는 욕망은 무엇인가? 그것 또한 하워드 슐츠만의 기업적 마케팅이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다.

스타벅스는 이미 고급 브랜드로서 사람들에게 명품을 입혀주는 야릇한 욕망의 분위기를 주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커피 회사가 된 것은 단순한 노력을 넘어 창조적인 꿈과 희망, 인간애가 담겨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어쩌면 눈앞의 이익을 포기하고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제도들을 도입한 것이 기업에 손해를 줄거 같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해 온 하워드 슐츠는 자신의 회사 스타벅스를 인간 존엄성과 이익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자 했고, 결국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스타벅스를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쾌거를 이루어 내게 된다. 이 모든 것은 바로 스타벅스를 이끌어 온 CEO 하워드 슐츠의 경영 철학 때문인 것이다.

Howard Schultz

이 책 《그라운드 업》을 통해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이러하다.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한 적 없는 어린 시절의 경험을 가져와 인간이 어떻게 존엄성을 유지하며 이익의 균형을 맞추면서 기업을 세워나갈 것인지 마치 자서전을 보듯 들려준다.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관한 오랜 관념에 어떻게 도전하며 헤쳐나갔는 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고 일하고 있는 곳에서 자신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의미있는 성공은 무엇인지 그것을 인간애적인 경영 철학으로 우리에게 들려준다.

어린 시절의 얘기/계단은 내 피난처

계단에 다시 선 슐츠

특정인을 넘어 훌륭한 인물에 대한 어린시절의 얘기는 어떤 소설보다 재미있는 소소한 맛을 가진 행복을 주는 '코스트코의 치킨 베이크'와 같다. 핫도그 세트만 먹다 최근에 이걸 먹었는데 왜 진작 먹지 않았지 할 정도로 비싼 음식은 아님에도 소소한 맛의 행복을 주고 있다.

그는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처럼 가정 형편이 평탄하거나 부유하거나 안정된 가족이 아닌 상당히 불안하며 좋지 않은 가정에서 자랐다. 그가 세살 때 정부가 도시 빈민가를 위해 만들어 놓은 임대아파트로 이사를 오게 된다. 한 마디로 빈민가 출신이다. 책을 보면 계단이라는 단어가 인상적으로 나오는데 그는 도박판으로 변한 집이 싫어 계단을 피난처로 삼아 웅크리고 있는 불쌍한면이 부각이 된다. 어머니의 우울증과 자살 얘기, 외할머니의 과격함, 아버지의 무능력함, 심지어 대학 생활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피를 팔아서까지 학비를 댔던 이야기 등이 고스란히 감춘바 되지 않고 드러나고 있어 독자로서는 안타까움과 연정을 느끼면서 마치 무언가 빨려들어가듯 그의 책이 읽혀지고 있다.

아래 사진은 슐츠의 아버지다

"아버지는 매일 소파에 누워 지냈고,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가로 인간'이라고 불렀다. (...) 나는 살아오는 내내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자주 떠올리며 자극을 받았다. 아버지를 보며 존엄성을 빼앗긴 삶이 어떤 것인지를 알았다. 어머니를 보며 기차의 종착역이 내 인생의 종착역이 되지 않게 하리라 다짐했다. 일하고 배우고 계획을 세워 이곳에서 벗어나 꿈을 펼치겠다고 생각했다." p5-6

"외할머니는 이혼하고 나서 불법 카드 도박판을 열었다. (...) 외할머니는 은행인 동시에 노름판 주최자였다. (...) 외할머니에게는 사업이었고, 내게는 정신적 상처였다."

"복도 맞은편에 사는 친구 빌리와 다른 이웃들에게 우리 집 속사정을 숨기려고 안간힘을 썼다. 누군가 늦은 밤 우리 집에서 터져 나오는 소음이나 정상적이지 않은 시간에 낯선 사람들이 출입하는 것에 대해 묻기라도 하면 나는 너무나 창피해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p 19-21

책은 자서전처럼 스토리 형식으로 이어져간다. 책을 읽는 것이 두께에 비해 지루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이 주는 장점이며, 글이란 바로 개념정리나 딱딱한 조가비 같은 형식이 아니어야 함을 어렵게 쓰는 경영 철학자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이 책은 한 인간이 보인다. 경영과 성공은 그저 뒤따라오는 행운이다. 이 책은 용기와 희망을 주며,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세상의 기준을 명료하게 제시해주는 이정표다. 그가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30년을 노력하며 도전하는 얘기가 마치 내가 좋아하는 히말리야 등산을 정복해 나가는 다큐를 보는거 같다. 이 책은 기업가만 아니라 소규모 상공인도, 종업원도 함께 읽으며 일이 주는 방향성에 대해, 내가 하고 있는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독자들을 흥분되게 한다.

하워드 슐츠가 작성한 스타벅스 최초의 사명 선언문을 보자.

우리가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 경제적· 지적· 사회적 자산이 되겠다” p62

최초의 사명문에 모든 것이 이미 담겨 있다. 그는 단순히 커피를 많이 팔아 큰 부를 이룰 목적으로 사업을 하지 않았으며, 스타벅스와 연결된 지역사회와 커뮤니티에 기여하고 싶어했다. 특히 슐츠는 1980년 사업을 시작하면서 커피를 통해 사람들이 관계를 맺고 공동체를 형성하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했고, 그 공간을 구현해낸 것이 바로 스타벅스였다.

이런 스타벅스는 이후 "40년 동안 77개국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일상이자 휴식"이 되었다.

또한 더불어 처음 부분에 언급하였듯 그는 직원 사랑에 최고의 CEO이다.

그는 경영에 관한 사명 선언문을 만들었다. 그는 아버지가 일할 기회를 한 번도 누리지 못한 종류의 기업을 만들려고 노력하였으며, 사회적 양심과 수익의 균형을 맞추려 노력을 넘어 분투했다. 즉 직원에게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인간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윤리, 진실성, 공유, 지지, 협동, 배려, 존중, 충성 같은 이상"을 첫 사명 선언문에 담아 직원들에게 충분한 복지를 제공해 주었다. 당연히 그런 혜택을 받은 직원들은 성장동력이 됐음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것이다.

이렇게 슐츠는 기업이 사회문제에 적극 나서서 대안을 마련해 주는 역할을 해야한다며 인종차별 문제나 청년 실업, 난민의 문제까지 이슈가 되는 일마다 목소리를 냈고 회사 경영 정책에도 반영하여 나갔다. 참으로 본 받을만한 존재이며 위인처럼 느껴진다.

"나는 누구나 바닥을 딛고 일어설 기회(Ground Up)를 가질 수 있다는 약속을 믿으며 살아왔다.

그러나 그 약속은 갈림길에 있다."

그는 좋은 이웃이 어떠한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우리 사회의 이상적 인간상을 제공해 준다.

그를 일컬어 "커피 제국을 만든 빈민가 소년"이라고 한다. 그가 빈민가였기에 그는 빈민의 아픔을 가슴과 경영에 다 품었다. 이런 책은 필독서로서 각 학교마다, 도서관마다 비취되어야 할 책이다.

그리고 자신의 서재에도 이 책은 눈에 띄는 자리에 있어야할 책이다. 독자인 나는 이 책 또한 자부심어린 마음으로 서재 중심에 꽂아 놓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내 놓은 인간중심의 경영을 품고 내 인생을 설계하며 나아갈 것이다.

좋은 책은 행복을 넘어 감사가 나온다. 이 책을 집필한 하워드 슐츠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번역본을 통해 한국에 소개한 번역자 '안기순' 번역자에게도 심심한 감사를 전한다. 그리고 소장용책으로 잘 만들어 준 출판사 '행복한 북클럽'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바이다.

아참! 이 책은 슐츠에 대한 사진 자료도 매우 풍부하다. 그것도 사진 하나에 정성이 담겨있고, 선명도가 매우 뛰어나 보는 이들이 매우 지루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물론 그의 글만으로도 이 책은 반지의 제왕처럼 재미있지만 금상첨화(錦上添花)처럼 사진은 독서를 더 행복하게 하고 있다.

선한 천사

나는 스타벅스의 설립자들, 빌 세이츠 시니어, 나를 도와주웠던 초기 투자자들, 아내 셰리, 장인, 스타벅스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준 수없이 많은 사람을 떠올렸다. (...) 그들은 선한 천사가 우리 가운데 있으며, 그 선한 천사는 바로 타인을 돕기 위해 기꺼이 발 벗고 나서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손수 입증해 보였다.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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