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 - 지구는 어떻게 우리를 만들었는가
루이스 다트넬 지음, 이충호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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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읽을 요소가 많은 책 중에 하나다. 일단 책을 광고하는 문구가 눈에 확 들어오며 인류의 기원을 넘어 문명의 진화와 지구 변천사의 황홀한 조화를 이루는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는 책으로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저자는 광범위한 일반론에서부터 놀랍도록 구체적인 세부 사실까지 아주 흥미진지하게 인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나가고 있다.

일단 화려한 소개를 더 해보고자 한다.

이 책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어깨를 나란히 해도 될 책'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아마존 닷컴 베스셀러, 워터스톤스 선정 2019년 최고의 책, 타임스, 가이언, 네이처 추천에 오를정도로 굉장한 책이며 통찰력이 가득한 책인 동시에 매력적이고 환상적인 책이다.

소위 인류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대부분 소수의 지도자와 집단의 대이동 그리고 결정적인 전쟁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바로 이 행성, 지구 자체에 대한 것이다. 과연 인류의 역사는 오롯이 인류 스스로의 힘으로 이루어낸 것일까? 지구는 인류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을까? 이 책의 질문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음을 언급하며 독자들을 처음부터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안 그래도 어저께 EBS에서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라는 다큐가 방송이 되었다. 지구 기온이 1도씩 오를 때마다 세상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무서울 정도이다. 지금도 세계는 대재앙과 같은 재앙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21세의 번번한 이상 기후 현상은 우연이 아닌 예고된 예상인 것이다. 이를테면 일본의 쓰나미나 인도의 대홍수, 필리핀의 슈퍼 태풍, 호주의 대형 산불, 미국의 토네이도와 함께 대형 산불, 지난해 7월에서 9월까지 발생한 시베리아의 산불, 이 불은 우리나라 면적의 30%를 태웠다고 한다. 그리고 가까이 중국의 대홍수 또한 여기에서 예외가 아니다. 무엇보다 남태평양의 눈부신 섬나라인 '투발라'라는 섬 나라가 해수면 상승으로 가라앉을 위기가 되었다.


책에도 언급되듯이 "지구의 시간에서 마지막 찰나에 등장한 우리 인간은 기술을 갖게 된 지구 유일한 존재로서 우리가 지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믿지만 이건 오해라는 것이다. 현재 지구가 우리를 만들어 왔고, 우리가 지구를 바꾸고 있다고 믿는 지금도 그러한데 즉 우리가 녹인 빙상의 물과 영구동토층에서 배출된 메탄을 통해 다시 지구는 기후를 빠르게 올리고 있다. 다시 말해 여러 기후 요인이 서로 영향을 미치며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임계연쇄반응'이 시작될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반응의 시작은 우리가 했을지 몰라도 이후 주도권은 지구에게 있다"고 하니 지구의 운명에 대한 주도권의 문제에 대해 다루는 이 책이 매우 흥미롭지 않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건 바로 우리 인류의 운명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여기에 관해 자료를 찾다보니 세종 출판사에서 나온 "6도의 멸종"이라는 책이 우리 지구의 문제를 매우 심도 있게 다루고 있어 함께 참고해 보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은 영국 우주국의 과학자 루이스 다트넬 교수에 의해 만들어진 책이다. 그는 우리를 수십억 년에 걸친 지구의 과거로 데려감으로써 인류의 궁극적인 기원에 대해 매우 상세히 들려준다. 즉 판의 활동과 기후 변화에 대해, 빙하기로 인한 호모 사피엔스의 이동 경로와 인류의 대탈출에 대한 추적에 대해, 인류 진화를 도운 생물지리학적인 환경에 대해, 금속을 통해서 인류 사회가 어떻게 달라졌는가에 대해, 대기 순환과 해류를 통한 인류의 대탐험에 이르기까지, 나아가 석탄과 석유가 바꿔놓은 현재 인류의 문화까지 인류의 역사는 지구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달라져 왔음을 강조한다.

그렇다. 이 책은 "지구가 우리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물론 여기에는 인간이 관여한 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지구 역사 속에 있는 인간은 지구가 만들어 놓은 공간 안에서 헤엄치고, 적응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며 지구에게 맞추어 나가는 실정이다. 그렇지 않다면 아마도 지구는 매우 화가 나서 대재앙의 과속화를 더 부추겨 인간을 멸종시킴으로 이곳에 주인이 자신임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인간이 사라진뒤, 장엄한 지구의 활동을 보고 들을 존재가 없다할 때 지구는 어쩌면 최고의 친구를 잃었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러나 만물이 사라지고 태어나더라도 태양은 어김없이 뜨고 지듯이 지구 또한 존재하여 우주의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지구와 인류가 만들어온 서로의 역사

'지구는 왜 이렇게 생겼는가?' 이 질문은 철학적 의미의 질문이 아니라 깊은 과학적 의미에서 던진 것이다. 표현을 바꿔서 이렇게 물을 수가 있는데 지구의 주요 특징들, 즉 대륙과 바다와 산맥과 사막 같은 물리적 풍경을 낳은 원인은 무엇인가? 지구의 지형과 활동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서 우주의 환경은 우리 종의 출현과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쳐온건가? 또 사회와 문명의 역사에는 어떤 영향을 주었으며 무엇보다 지구는 인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했을까?

에필로그에서 언급하듯이 우리 인간은 지구 전체 육지 면적의 3분의 1 이상을 경작하고 있다. 채굴과 채석 작업은 전 세계의 모든 강들이 실어 나르는 것보다 더 많은 물질을 이동시킨다. 또한 산업 활동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화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보다 훨씬 많아 전 세계의 기후를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인간은 세계를 아주 크게 변화시켰지만, 자연을 압도하는 힘은 최근에 와서야 손에 쥐게 되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지구는 인간이 이야기가 펼쳐질 무대를 마련했고, 그 자연 지형과 자원은 계속해서 인류 뮨명을 나아갈 방향을 이끌고 있다. 그러므로 서로의 역사 가운데 인간은 자연을 향하여 겸허해야 한다. 아무리 자연을 압도하는 힘이 있더라도 그 힘은 자연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구가 우리를 새롭게 만들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여전히 의문을 가지면서도 전혀 과학적이지 않는 유인원에 대한 이야기를 끝으로 해보고자 한다. 이 책의 시작은 우리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시작하며 우리 인간을 유인원 즉 진화의 나무에서 호미닌hominin이라 부르는 종족에서 나왔다고 한다. 즉 인간의 가지는 영장류라는 더 큰 동물 집단의 일부라는 것이다. 유전학 연구는 우리가 길고도 지루한 과정을 거쳐 침팬지와 갈라졌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 갈래는 오늘날의 침팬지와 보노보의 공통 조상으로, 다른 한 갈래는 호미닌으로 갈라졌 나갔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종인 호모 사피엔스는 호미닌 가지에 달린 하나의 잔가지라고 말한다. 그리고 호미닌의 진화에서 중요한 변화를 낳은 사건들은 모두 동아프리카에서 일어났다고 한다. 두발 보행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이러하다. 우리의 영장류 조상이 나무 위에서 열매와 잎을 먹고 살아가고 있을 때, 우리가 탄생한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즉 무성한 숲으로 덮여 있던 서식지를 메마른 사바나로 변화시켰다. 이 사건은 나무에 매달려 살아가던 영장류에서 풍요로운 초원을 돌아다니며 사냥하는 두발 보행 호미닌으로 진화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음...뭐랄까? 본 책의 2장 부터는 과학적 유추를 통해 지구와 인류가 만들어 가는 과정을 합리적이며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보았다면 1장은 도통 검증도 되지 않은 것을 끌어다가 인간을 침팬지화 시키고 있다. 창조적 관점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견해이지만 일단 책이 펼쳐지는 인류 역사의 흐름은 인간이 지구라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에 대해 철학적 질문과 삶의 양식을 하루 빨리 바꾸어 나가기를 원하고 있다. 흥미롭게 펼쳐지는 지구 역사의 흐름을 보는 시간이 되어서 나름 좋은 시간이었다.

이 책의 한 문장

문명의 전체 역사는 현재의 간빙기에서 잠깐 동안 반짝이는 불꽃에 지나지 않는다. 즉 우리는 잠깐 동안 기후가 안정된 시기에 살고 있다. 지난 수백만 년 동안 우리는 지구의 암석층을 파내 땅 위에 쌓으면서 건물과 기념물을 지었다. 우리는 특정 지질학적 과정을 통해 금속이 농축된 광석을 캐냈다. 그리고 지난 수백년 동안 지구의 과거에서 변덕스러웠던 시기에 생성된 석탄을 채굴했고, 산소가 부족한 해저로 가라앉은 플랑크톤 유해에서 만들어진 석유를 퍼올렸다. (...) 이러한 인간의 활동으로 전 세계의 기후를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어떻게 힐 것인가? 그건 인류의 숙제이면서 지구가 펼쳐 나갈 '주권'인 것이다.(끝 부분은 독자가 자의적으로 글을 수정하고 넣었음) p390-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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