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으로 산다는, 그 어려운 일
보디팍사 지음, 박산호 옮김 / 나무의철학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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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수록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알게 된다.

어쩌면 너무 삶을 내가 살았는지도 모른다. 삶을 모를 때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이 멋진 여행이며, 한 두번 이상의 힘겨움이 와도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고 외쳤지만, 그 팍팍한 삶을 마주대할 때면 여지없이 인간이기에 힘들 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런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자들에게 매우 힘을 주는 책으로 보여서 선택하게 되었다. 책의 뒤 표지에 실려있는 대목이 눈에 먼저 띄었다.

매일같이 벌어지는 그 수많은 일은

지극히 하찮은 것들에 불과하다

우리는, 좀 더 우리 자신을 위해 살아도 괜찮다

"우리는, 좀 더 우리 자신을 위해 살아도 괜찮다"는 이 문구가 읽는 이를 위로하고, 나를 향해 새로운 용기를 주고 있는 대목으로 보인다. 인간은 타인의 시선에 매우 마음을 두고 살아간다. 우리는 모두 그런 삶을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아마도 나 또한 타인의 시선에 노출된 존재로서 살아가고 있음을 부인 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책은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말고 이제 나를 챙기자. 무슨 일이 있어도 나를 사랑하고 지지해주는 한 사람, 내가 나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자."라고 말한다.

"만약 당신이 항사 자신을 다정하게 대한다면, 당신의 삶에 항상 다정함이 깃들어 있을 것이다. 당신은 그저 스스로를 좀 더 자비롭게 대하고 스스로를 용서하는 법을 배우기만 하면 된다. 우리 모두 이렇게 할 수 있으며, 이 책의 목적 또한 당신이 마음챙김 자기연민 기술들을 개발하도록 도울 것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의 저자 이름이 특이하다. 그는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지금은 보디팍사라는 불교식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다. 젊은 시절 그는 사업가로 승승장구하다가 하루아침에 파산, 이혼, 건강 악화라는 삼중고를 겪게 되었는데 이런 연속 불행은 심각한 우울증으로 나아가게 했고, 스스로를 쓰레기라 여겼던 그는, 1982년 우연한 기회에 명상을 접한 이후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

그렇다. 삶의 불행은 그것만 보면 매우 불행하며, 좌절 또는 분노로 자기 삶을 더 심각하게 갈기갈기 찢어놓게 된다. 그러나 자신을 사랑하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마음 챙김 기술로 인해 얼마든지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고, 삶의 행복을 끌어다가 내 행복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프롤로그에 보면 '자기연민의 다섯 가지 기술'에 대한 핵심 기술을 적어 놓았다.

기술이나는 단어를 저자는 의도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은 이유가 있다. 즉 자기돌봄은 모두 연습을 해서 배우고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기술에는 도구가 필요한데 이 책은 그 도구가 되어주겠다고 충분히 단언해준다.

즉 이 책의 제목을 보면 인간으로서 산다는 것이 꽤 어려운 일인데 '명상'을 통해 마음을 챙김으로 쉽게 인생을 살아가도록 해 준다는 것이다. 일단 마음 챙김을 하면 '잡념'이 줄어든다고 한다. 마음챙김은 우리의 생각과 감정의 질을 관리하는 한 형태인데 마음챙김을 통해 나쁜 잡념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골먼과 데이비슨의 연구에서 밝혀진 또 다른 장점은 마음챙김이 확실히 스트레스를 줄여준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즉 명상이 뇌에서 일어나는 정서적 통제 기능을 촉진 시킴을 발견한 것이다. 스트레스의 주된 원인은 편도체로서 우리가 위협받는다고 느끼면 편도체가 분노나 불안 같은 감정을 촉발한다. 편도체는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데 종종 과잉 반응을 보여 각성 상태에 머물게 하는데 그런데 이때 마음챙김 기술을 통해 고차원적인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에서 편도체로 안심 신호를 보내 마음을 진정하도록 도와주거나 아예 처음부투 평정을 잃지 않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더 놀라운 것은 현대 신경과학이 밝혀낸 굉장히 인상적인 연구 결과 중 하나는 우리 뇌에 '가소성', 즉 평생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뇌가 변하지 않는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뇌의 다양한 부분을 얼마나 자주 혹은 집중해서 쓰느냐에 따라 커지거나 줄어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마음챙김은 편도체의 활동을 줄여 위협에 좀 덜 민감하게 반응하게 한다. 편도체의 활동이 지나치게 활발해지면 전두엽의 기능이 억제되는데 이 말은 우리의 생각이 덜 명료해지거나 나쁜 결정을 할 가능성이 크게 된다. 그런데 마음챙김을 통해 뇌의 변화가 일어나 정서 조설 기능이 향상됨으로 공황장애나 우울증, 불안, 약물 남용, 만성통증, 식이장애와 같은 다양한 문제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본다는 것이다.

또한 마음챙김은 '단기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친절을 가져오고, 좀 더 연민을 갖게 되면서, 인간관계가 원만해 진다고 말한다.

명상의 효과에 대해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이렇게도 삶의 불행을 행복함으로 바꾸어주는 기술이 존재한다면 바로 이곳으로 달려가서 마음을 챙기고 삶의 불안을 놓아보면 어떨까 싶다.

저자는 마음챙김의 핵심인 스스로를 친절하게 대하는 단계별 기술을 4단계로 소개한다.

이 네 가지는 마음챙김 연민의 핵심 기술이니 반드시 알아두라고 말해준다.

1. 자신이 고통스럽다는 점을 인식한다.

2.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부정적인 이야기는 놓아준다.

3. 어떤 고통스러운 감정이 느껴져도 모두 받아들이고 관찰한다.

4. 고통스로운 마음을 안심시킨다.

이 네 단계 방식은 삶에서 일어나는 어떤 고통에도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는 지침을 주어 삶의 문제를 빨리 벗어나도록 도와주고 있다. 그리고 예시를 통해 실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해주고 있는 부분은 읽고 직접 마음을 챙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한 달 전만 해도 제가 스스로를 가혹하게 대했고, 저에게 더 큰 상처를 주는 내면의 이야기들에 반응했다는 점을 믿기 힘들 정도입니다. (...)

"아, 이건 그저 내 뇌가 고통스럽다고 산호를 보내고 있는 것뿐이야, 그러자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뇌가 고통스럽다고 신호를 보내는 것일 뿐이라는 인식은 우리를 정신적 구석에서 해방시키는 아주 강력한 통찰력이다." p106

이 책의 핵심은 마음챙김 기술에 위한 자기 연민이지만 총제적인 핵심은 "자아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라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자아는 일종의 환상이며, 자기가 만들어낸 개념이다. 자신에 대한 오해의 개념을 잃어버리고, 즉 벗어버리고 삶의 진짜 모습을 만나서 자기연민을 승화시켜나가라고 말해준다. 그러나 "연민은 그냥 생겨나서 인간으로 살아가는 이 힘든 일의 무게를 조금 덜어줄 뿐이다."고 책의 마지막 맺음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 말은 나에게 "삶은 힘겨움의 싸움이기에 스스로 삶을 더 연민 가득한 모습으로 자신에게 더 친절하게 대하라"는 말로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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