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면서 어느덧 글쓰기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이 책은 나에게 다가왔다.
제목이 내 마음을 일단 뺏어버렸다. "마음을 썼다. 내가 좋아졌다" 어떻게 제목을 이렇게도 잘 뽑았는가?
마음에 있는 것을 글로써 유려하게 써내려가는 직업을 가진 자들은 가장 행복한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헤르만 헤세가 좋아졌고, 미우라 아야코가 좋아졌으며, 톨스토이는 물론 셰익스피어의 글을 읽으면서 '글맛'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많은 책들을 읽어 갔으며 또한 특정한 책만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서적을 두루섭렵하고 있는 중이다. 이 가운데 저자의 프롤로그를 보며 이 책을 손에 들고픈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한 줄도 쓰지 못하는 날에는 책 속으로 숨어든다. 어느 밤에 록산 게이의 <헝거>를 읽었다. 쉬지도 못했고 잘 수도 없었다. 그렇게 성난 파도에 밀려서 어디로 가게 되는 느낌은 독서의 기쁨 중 하나다. (...) 한동안은 어딜 가든 그 책을 지니고 다녔다. 어떤 책은 모험을 이끈다. 사람이 더 멀리 가게 한다. 먼 길을 떠날 때 지도를 한 장 챙겨넣듯, 내게는 이 책이 그러했다. (...) 세상에는 집과 학교, 사회에서 가르치는 규범 속에서 도무지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없고, 나의 이야기를 찾기 위해 먼 길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 나의 이야기를 찾기 위해 떠나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따라 이 책을 통해 작가를 볼 뿐 아니라 나를 보고 싶어졌다. 문제집 출판사에 잘 있다가 돌연 퇴사하면서 서울 근교의 시골에서 닭과 고양이와 유기농 채소를 기르던 여성이 어느 날 또 돌연하여 남프랑스로 이주하면서 온라인으로 여성 전용 글쓰기 수업인 소글워크숍을 대뜸 시작한 여성이 궁금해졌다. 작가인 그녀는무엇을 쓰고 싶었고, 나는 무엇을 보아먄 하는지 그 사실을 직면하면서 좀 더 글쓰기에 대한 폭을 넓혀 가려고 이 책을 집어 들게 되었다.
그녀가 말한 이 대목이 확 마음에 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