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영화 "더 위치 - THE WITCH -"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의 내용은 이러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 1692년 세일럼 마녀재판을 소재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청교도 마을에서 추방당하는 한 가족의 장면으로 시작된다. 신앙심이 강한 가족은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 정착하고 인근 마을과의 교류를 차단한 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막내 사뮤엘이 사라지면서 가족에게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며 무엇보다 가족인데도 서로를 불신하며 주인공인 장녀 '토마신'을 '마녀'로 몰아간다. 결국 서로를 향한 불신과 광기어린 신앙으로 서로를 죽이면서 주인공 토마신만 살아남는다. 토마신은 결말부에서 흑염소의 모습으로 나타난 사단의 손에 이끌려 사망책에 이름을 올리며 영화는 끝나게 된다. 성령이 충만했던 토마신이 악령이 함께하는 주인공이 되었는데 이건 누구 때문일까? 그건 바로 세상을 이원론적으로 나뉘어 보는 극단적 신앙 때문일 것이다. 일종의 영지주의식 사고이다. 즉 물질은 악하고 영은 선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참된)신앙"이 "광신"으로 돌변해 버린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악하다고 단정하고 바라보는 버릇이 있다. 자칫 세상을 바라볼 때에 세상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치관과 신념들, 생각들, 그들이 하는 행동과 말들을 다 "악한 것"으로 규정하며 극단적으로는 "마귀가 하는 짓"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 교회를 가야 하는데 가족 중 하나가 반대하거나 툭하면 교회를 욕하고 믿는 자신을 향하여 좋지 않는 시선을 줄 때에, 저 사람은 오늘도 마귀짓을 하는 구나 생각하며 항상 자신을 선의 입장에 두고 타인을 악의 대상으로 두고 바라 보게 된다. 이 정도면 분명 심한 상태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는 자들은 세상 사람들이 하는 행동과 가치들을 폄하하며, 언제나 한 수 아래의 모습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종교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 없이 상대를 바라볼 때 우리는 상대를 향해 '덧씌우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게 된다. 따라서 서로가 차이나는 생각과 가치관들을 너그롭게 바라보는 모습이 필요하다. 그럴 때 다른 사람들을 '악마시하기'를 피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그들의 시각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종교를 넘어 정치적인 생각, 삶의 가치관도 다르다. 그래서 서로 간에 충분한 의견 또한 달리 낼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런 차이점들 때문에 무조건 등을 돌리거나 반대하거나 내쪽 입장만을 내세우는 것을 지양하며 서로 함께 협력하면서 겸손, 인내, 관용적 정신으로 받아들이는 여유가 기독교인 모두에게 필요할 것이다.